공개 열애를 시작한 이미주의 고백과 그를 향한 '몰이'가 '놀면 뭐하니?' 애청자들의 소소한 호평을 자아냈다. 반면 배우 김승수와 양정아의 소개팅을 선보인 '미우새'를 두고 '또개팅'이라는 비판을 자아낸다. 조금의 가식도 참지 않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리얼 열애'에 열광하고 '가짜 감성'에 반발하게 만들고 있다.
# '놀뭐' 막내딸 이미주, 드디어 말할 수 있다 "송범근♥"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 이미주가 축구선수 송범근과 열애 중이다. 송범근은 일본 프로축구팀 쇼난 벨마레에서 골키퍼로 활약 중인 바. 남다른 수문장을 사랑의 파수꾼으로 세운 이미주의 공개 열애사 대중의 환호와 응원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미주는 소속사 안테나를 통해 열애설을 조심스러우면서도 빠르게 인정했다. 이미 두 사람이 각자의 SNS를 통해 소위 '럽스타그램'으로 불릴 만한 게시물들을 올리며 사랑을 티내온 바. 감기처럼 감출 수 없는 핑크빛 분위기가 보는 이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약칭 놀뭐)' 고정 출연자 가운데 막내인 이미주. 그의 공개 열애는 공교롭게도 '놀뭐' 녹화가 임박한 가운데 기사화됐다. '놀뭐'를 통해 공개된 열애설 당시 미주의 녹화 현장 분위기는 설렘과 놀림 그 자체였다. 잔뜩 긴장한 이미주를 유재석과 하하, 주우재, 이이경, 박진주가 놀리듯 분위기를 풀어주려 감쌌다. 머리를 자른 주우재를 보고 이미주가 "여자친구가 그렇게 자르라고 했나?"라고 놀리자, 주우재가 골기퍼 자세를 취하며 "난 다 막을 수 있어"라고 받아쳐 웃음을 더하기까지 했다.
여름에 가까운 봄날에도 핫팩까지 쥐며 긴장한 이미주를 위해 유재석이 경험이 담긴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어찌 됐든 신경 쓰이지, 한 5일 지나잖아? 괜찮아~"라고. 실제 유재석은 아내인 전 아나운서 나경은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계기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고 방송 도중 열애설이 불거지자 이에 대해 기자간담회 하듯 방송에서 언급하기도 했던 터다. 그의 진심 어린 조언에 공개 열애로 잔뜩 긴장한 이미주를 향한 출연진과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의 시선도 더욱 온화해졌다.
# '미우새' 김승수X양정아, 절친 남사친 여사친 만남 주선 "또 소개팅이야?"
비슷한 시기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핑크빛 분위기가 조성됐다. '미우새' 멤버 중 배우 김승수가 평소 절친한 관계였던 연기자 양정아와 소개팅 같은 만남을 가진 것. 배우 부부인 손지창, 오연수가 이들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주선했다. 익히 알고 있던 김승수와 양정아인 만큼 엄밀히 말해 첫 대면의 소개팅은 아니었다. 그러나 남사친 여사친에서 친구가 아닌 남녀 관계의 가능성을 갖고 조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잔뜩 소개팅 분위기를 자아냈다.
방송에서 김승수, 양정아의 분위기는 자못 설렘을 선사하기도 했다. 친구로만 만나는 듯 했던 두 사람이 새롭게 관계를 정립할 수 있으리라는 변수가 예측 불가능성을 더했고, 동시에 관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 덕분이다. 자식들에게 사랑의 결실을 염원하는 '모벤져스'의 반응은 오죽했을까. 열띤 응원이 부푼 기대감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카메라 프레임 안에 그쳤을 뿐,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까지 이들의 설렘은 큰 감흥을 남기진 못했다. 오히려 "또 소개팅이야?"라는 의미로 '또개팅'이라는 비판을 야기하기도 했다. 김승수와 양정아의 언행에 실수는 없었다. 양정아는 이혼의 아픔을 고백하며 조심스럽고 신중했고, 김승수 역시 그를 배려하며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우새'에서 반복 사용된 소개팅 아이템에 질린 시청자들의 반발은 무관심한 반응까지 낳았다.
# '진짜 연애' 미주는 응원, '가짜 감성팔이'는 사양
'놀면 뭐하니?'의 이미주와 '미운 우리 새끼'의 김승수, 양정아를 향한 시청자 반응의 근본적인 차이는 연애의 사실 여부다. 조심스럽게 만남을 이어가는 단계일지라도 이미주와 송범근의 열애는 사실이고, 김승수와 양정아의 소개팅은 인위적으로 조성됐다. 현실에서도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표방하는 분위기가 트렌드였던 시청자들에게 방송을 위해 억지로 소개팅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한 느낌은 거북한 것이었다. 아무리 김승수와 양정아가 진심 어린 연기를 보여준들 이들의 소개팅이 현실은 아니다.
'도파민', '날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유독 강한 지금 대중에게 가짜는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다. '진정성 논란'이 과거엔 도덕성과 직결된 것이었다면 이제는 실재하는지, 현실적인지와 더욱 관련이 깊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현실과 일치할 때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만들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ENA, SBS플러스 예능 '나는 솔로(SOLO)' 16기의 경우 방송이 현실인 것을 넘어 현실을 방송에서 보여주는 듯 했기에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다.
'놀면 뭐하니?' 이미주와 '미운 우리 새끼' 김승수를 향한 시청자들의 상반된 반응은 이 같은 자극에 대한 지향점을 정반대에 둔 방송 구성에서 기인한다. 역설적이게도 '미우새'가 시청률은 10%를 상회하고 있지만 시청자 민심에서는 호평을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프로그램 성적의 트렌드 역시 전통적인 시청률 지표와 동시에 화제성과 긍, 부정 평가를 반영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 대중이 원하는 '진짜'를 통한 재미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방송이 살아남을 수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