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더 있었다면.
이강인은 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 후반 30분 교체 투입 돼 경기 끝까지 뛰었다. 팀은 0-1로 패했다.
1차전에서 0-1로 졌던 PSG는 1,2차전 합계 0-2로 뒤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강인의 UCL 우승 목표는 실패로 돌아갔다. 바르셀로나를 8강에서 물리치는 데 일조한 이강인은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의 계보를 이으며 UCL 준결승에 진출한 4번째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이영표는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번에서 박지성과 함께 4강 무대를 누볐다. 박지성은 이후로도 맨유에서 꾸준히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인 선수가 UCL 4강에 오른 건 지난 2018-2019시즌 손흥민(토트넘) 이후 처음이다. 당시 손흥민은 결승에서 리버풀에 트로피를 내줬다.
이강인이 손흥민 다음으로 5년 만에 UCL 결승을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지만, 준결승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더 나아가 이강인은 박지성에 이어 16년 만에 한국인 선수로서 UCL 우승에 도전했지만, 이 역시 좌절됐다. 역대 한국인 선수가 UCL에서 우승한 건 2007-2008시즌 맨유 시절의 박지성이 마지막이다.
이날 벤치에서 출격대기하던 이강인은 도르트문트의 홈멜스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자이르 에메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후반 35분 코너킥 키커로 나서 기회를 창출하고자 했지만, 그가 올려준 공을 슈팅으로 가져간 선수는 없었다.
후반 36분 이강인이 '택배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하나 했다. 그는 먼거리 프리킥 키커로 나서 킥을 올렸다. 마르퀴뇨스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종이 한 장 차이로 골대 옆으로 빠졌다. 남은 시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짐나 시간이 부족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14분을 소화하면서 볼 터치 29회, 패스 성공률 84%(19회 중 16회 성공), 키패스 1회, 크로스 2회(2회 시도), 롱볼 1회(2회 시도), 결정적 기회 창출 1회, 벗어난 슈팅 1회, 지상 경합 3회(3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PSG는 도르트문트의 밀집 수비에 점유율 70%로 무려 30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실제로 맹공을 퍼부은 PSG의 기대득점(xG) 값은 3.22골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패배하게 된 것이다.
반대로 실제로 한 골을 넣은 도르트문트의 경우 점유을 30%에 7개의 슈팅을 날려 xG값이 0.77골에 그쳤으나 한 골을 기록하면서 UCL 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러모로 PSG와 도르트문트의 효율이 극명하게 갈렸던 경기. 이는 2차전 뿐만 아니라 1차전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 도르트문트 원정서도 PSG는 14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단 하나의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1,2차전 합계 44개의 슈팅을 날려서 단 하나의 골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그 와중에 골대는 무려 6번이나 강타했기에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했던 패배라고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엔리케 감독의 교체 카드와 전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부진한 우스만 뎀벨레에 대한 무한 신뢰와 교체 카드로 마르코 아센시오를 선호한 것이 패인이라는 지적. 실제로 뒤늦게 교체로 들어온 이강인이 다른 공격 자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골닷컴은 "이강인은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너무 늦게 투입됐다"라고 아쉬운 점을 지적당하기도 했다. 이날 PSG가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이강인의 투입이 너무 늦었던 것이 패인으로 평가될만 하다.
여러모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짧은 출전 시간으로 인해 UCL 4강서 탈락하면서 고배를 마신 이강인. 여러모로 시즌 내내 다양한 포지션으로 기용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상황서 다시 한 번 감독의 외면으로 인해 쓸쓸하게 유럽 무대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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