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4년 장학금 받은 선수” 191cm 1순위 장신 공격수 광주 입성…창단 첫 꼴찌 탈출 가능할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5.11 07: 40

아시아쿼터에 이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최대어를 품은 페퍼저축은행이 3년 연속 최하위 충격을 딛고 비상할 수 있을까.
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지난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 파크에서 열렸다. 7일부터 시작된 공식 일정은 9일 오전 최종 평가 훈련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9일 현지시간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8시) 열린 드래프트 첫 순서는 확률 추첨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초청 선수 37명, 기존 선수 4명 등 총 41명이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그 중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31·카메룬)와 지젤 실바(31·쿠바)는 원소속팀인 현대건설, GS칼텍스가 전날 재계약을 신청함에 따라 한국 무대를 밟게 됐다.

페퍼저축은행 새 외국인선수 바르바라 자비치 / 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 새 외국인선수 바르바라 자비치 / KOVO 제공

우선계약을 마친 구단까지 포함해 지난 시즌 성적 역순으로 7위 페퍼저축은행(35개), 6위 한국도로공사(30개), 5위 IBK기업은행(25개), 4위 GS칼텍스(20개), 3위 정관장(15개), 2위 흥국생명(10개), 1위 현대건설(5개)의 구슬이 배분됐다.
가장 먼저 나온 건 페퍼저축은행의 흰색구슬이었다. 이어 정관장,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GS칼텍스, 흥국생명, 현대건설 순으로 지명 순서가 결정됐다.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은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신임 감독은 바르바라 자비치(29·크로아티아·1m91㎝)를 지명했다. 자비치는 아포짓 선수 중 높이와 공격력이 뛰어나 여러 구단의 레이더망에 잡혔다.
페퍼저축은행 새 외국인선수 바르바라 자비치 / KOVO 제공
장소연 감독은 "내가 원하는 선수를 뽑아서 좋다. 한국에서 올 때부터 몇 명의 선수를 정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선수였다. 신장이나 파워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미국에서 4년 동안 장학금을 받을 만큼 생활 면도 훌륭했다"라며 "현장에 왔을 때 눈에 띈 게 코치진이 연습에 대해 설명했을 때 다른 선수들에게 설명할 만큼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앞서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미들블로커 장위(중국·1m97㎝)를 선발한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최고 수준의 높이를 구축하게 됐다. 
장 감독은 "높이에서 밀리면 경기하기가 어렵다. 아시아쿼터 장위를 영입하면서 잘 구축됐고, 외국인선수까지 이어졌다. 그 높이를 잘 살릴 수 있는 훈련이 진행돼야 할 것 같다. 아포짓 스파이커에 포커스를 두긴 했지만, 너무 좁혀질 수 있어서 광범위한 선수를 봤다"라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 새 외국인선수 바르바라 자비치 / KOVO 제공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행이 확정된 바르바라 자비치는 "(1순위 지명) 순간에는 큰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는데 가족과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을 받으니 실감이 난다"라며 "한국리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왔고, 도전하고 싶었다. 충분히 성장하고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했다. 리그가 잘 조직돼 있고, 배구 수준이 높은 거 같아서 지원하게 됐다. 선수로서도 성장하고, 팀이 성장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 한국에 언젠가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게 돼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 4년 장학금 수령에 대한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자비치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학교에 다닐 땐 공부벌레였다. 높은 성적을 받아서 교수들이 왜 공부를 그만두는지 이해를 못하셨다. 1년만 더 하면 자격증을 얻을 수 있었는데 미국에 간 것 자체가 배구를 하고 싶어서였다.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고, 부상을 당해서 커리어가 끝나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비해 대학에 갔다"라고 전했다.
이어 "크로아티아에서는 운동과 공부를 높은 수준에서 하기 어려워 미국으로 갔다. 교수님들은 공부를 더 하라고 했지만, 선수 생활하고 싶을 땐 하고 공부를 하고 싶을 땐 나중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페퍼저축은행에서 뛴 야스민은 같은 대학은 아니지만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5승 31패(승점 17) 최악의 부진 속 V리그 여자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인 23연패 불명예를 안았고, 선수단 내홍 사태까지 휘말리며 창단 후 가장 우울한 시즌을 보냈다. 다가오는 새 시즌 장소연 신임 감독 선임에 이어 장위, 자비치 트윈타워 구축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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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새 외국인선수 바르바라 자비치 /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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