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했지만 손흥민(31, 토트넘)의 속이 터졌을 경기다. 골을 떠먹여 줘도 동료들이 받아먹질 못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맞대결에 풀타임 출전했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결과로 토트넘(승점 64)은 '4위 진입' 실낱 같은 희망을 살렸다. 나란히 36경기를 소화한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7)의 뒤를 이어 5위를 유지했다. 남은 2경기에서 빌라와 토트넘의 4위 싸움 결과가 나온다. 만약 토트넘이 이날 졌다면, 4위 진입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었다.
반면 이날 반드시 이겨 강등을 막아야 했던 19위 번리(승점 24)는 강등이 확정됐다.
손흥민은 번리전서 커리어 통산 EPL 3번째 ‘10골-10도움’ 기록을 노렸다.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2019-2020시즌 11골 10도움 성적표를 남기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골-10도움'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바로 다음 시즌에도 그는 17골 10도움을 기록해 2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그리고 올 시즌도 같은 기록에 도전 중이다. 번리전이 천금 같은 기회였는데 달성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도움’을 기록할 만한 활약을 했는데, 동료들이 골을 넣지 못했다. 1-1로 맞서던 후반 26분 손흥민이 상대 선수를 개인기로 확실하게 제친 뒤 박스 오른쪽에 있던 포로에게 ‘골 기회’를 선물했다. 그러나 포로의 마무리에 정확도가 전혀 없었다. 공을 골대 옆으로 보내버렸다.
후반 32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여전히 1-1 상황에서 손흥민이 골을 만들어주다시피 했는데 존슨이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번리의 왼쪽을 파고든 손흥민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보고 존슨이 달려들어 발을 갖다댔지만 공은 야속하게 골대 옆으로 향했다.
그래도 손흥민은 웃었다. 개인 기록은 놓쳤지만 팀 승리는 따냈기 때문.
후반 37분 토트넘 수비수 반 더 벤은 아크 부근에서 달려가는 방향의 역방향으로 기습 인사이드 슈팅을 날려 번리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3호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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