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의 110구 투혼에도 웃지 못했다. 연장 12회 접전 끝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5-5 무승부로 마쳤다.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한화는 16승24패1무(승률 .400)로 공동 8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NC도 시즌 첫 무승부로 23승17패1무(승률 .575)를 마크,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은 6이닝 동안 올 시즌 개인 최다 110구를 던지며 8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LA 다저스 시절인 지난 2019년 5월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116구) 이후 5년 만에 110구 이상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가 날아갔다.
7회 불펜이 3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한 한화는 8회 2사 후 안치홍의 솔로 홈런과 요나단 페라자, 노시환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9회부터 12회까지 4이닝 연속 계속 주자가 나갔지만 끝내기로 연결하지 못했다. 시즌 20번째 매진(1만2000명)을 이룬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지 못했지만 무승부에 만족했다.
경기 초반은 한화 류현진, NC 다니엘 카스타노 양 팀 선발들의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4회까지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진 가운데 NC가 5회초 선취점을 냈다.
선두타자 김주원의 빗맞은 타구가 1루 내야 안타가 되면서 주자가 나간 NC는 도태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손아섭이 3구 삼진을 당했지만 서호철이 류현진에게 중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류현진 앞에서 크게 원바운드된 뒤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간 안타로 코스가 좋았다.
그러자 한화도 5회말 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도윤과 김강민이 연이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최인호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김태연이 좌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카스타노의 2구째 한가운데 몰린 시속 146km 투심을 공략했고, 높이 뜬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5m, 시즌 2호 홈런.
하지만 NC는 곧 이어진 6회 권희동과 김형준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 도태훈이 우중간 적시타를 터뜨려 1점차로 압박했다. 류현진이 내려간 7회에는 스코어를 뒤집었다. 한화 구원 김규연을 상대로 2사 후 데이비슨이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나간 뒤 권희동이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김성욱의 볼넷으로 만루가 되자 한화는 이민우로 투수를 바꿨다. 여기서 NC는 김형준이 이민우의 직구를 공략해 좌측 펜스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한화 좌익수 최인호가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놓쳤고, 주자 3명이 모두 홈에 들어왔다. 5-3 NC 재역전을 이끈 싹쓸이 3타점 2루타.
한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 2사 후 뒷심을 발휘했다. 안치홍이 NC 구원 류진욱에게 시즌 3호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구째 몸쪽 낮은 138km 커터를 잡아당겨 비거리 115m 솔로포로 장식했다. 이어 요나단 페라자가 좌중간 2루타로 단숨에 득점권에 위치하자 NC는 마무리 이용찬을 조기 투입했다.
여기서 노시환이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이용찬의 4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치며 우익선상 2루타로 연결했다. 그 사이 페라나가 홈에 들어오면서 5-5 재동점. 이용찬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한 카스타노의 시즌 4승이 날아갔다.
한화는 9회초 마무리 주현상이 삼자범퇴로 막은 뒤 9회말 이도윤의 볼넷과 이명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문현빈이 헛스윙 삼진, 최인호가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끝내기 기회를 날렸다. 10회말에도 선두타자 김태연이 안타로 나갔지만 후속 3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11회말에도 1사 2루에서 이원석과 문현빈이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또 한 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NC는 12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한화 구원 한승주 상대로 김성욱의 내야 안타, 김형준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바뀐 투수 김기중을 상대로 김주원의 몸에 맞는 볼, 도태훈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손아섭과 서호철이 연이어 1루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한화도 12회말 마지막 공격을 살리지 못했다. NC 필승조 김재열에게 1사 후 김태연이 볼넷으로 걸어나갔지만 불러들이질 못했다. 안치홍이 헛스윙 삼진을 당한 사이 김태연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페라자가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지만 노시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끝내기 기회를 또 날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