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수사반장 1958'에서 열연한 배우 이제훈이 '시그널', '모범택시' 등 유독 시리즈물에서 히어로 같은 정의로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이제훈은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수사반장 1958'은 한국의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 분)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제훈은 타이틀 롤이자 주인공인 '청년 박 반장' 박영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시청률 10% 안팎의 높은 성적으로 종영한 '수사반장 1958', 이제훈이 청년 박영한 뿐만 아니라 그의 손자 박준서 역으로도 등장한 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이제훈은 "저도 기대하는 바가 있다. 그렇지만 결정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저희 드라마가 첫 회 시작하자마자 최불암 선생님이 나오시고 마지막에 나오시면서 귀결시켜주는 이야기를 보여주시니까 하나의 프리퀄이자 완성된 드라마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앞서 활약한 ‘모범택시’도 ‘시그널’도 이제훈의 출연작을 두고 시리즈물 논의가 유독 활발한 실정이다. 이제훈은 그 비결에 대해 "작품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어떻게 귀결되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에 대해 상상을 하면서 매 작품을 보게 되더라. 그런 제 마음이 작품을 연기하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보여졌을 때 전달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저로서는 많은 분들께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이후 이야기를 기대해주시는 게 너무나 영광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도 기대를 하고 또 빨리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연기로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되는 것 같더라"라고 털어놨다.
유독 시대의 정의로운 캐릭터를 자주 맡아온 이제훈은 ‘뻔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음에도 이러한 작품을 해온 이유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관심 있어하고 보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이 것’이라는 생각을 제가 작품을 보면서 본능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사필귀정, 인과응보에 대해서 그 정의를 내가 눈으로 보면서 사회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서 대리만족하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걸 원하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을 좋아해주시고 찾으면서 저도 동시에 그런 작품에 끌리는 게 아닐까 한다. 앞으로도 이런 스토리가 제가 출연했던 작품 말고도 태도와 마음으로 맞닿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제 스스로 조금 더 다양한 모습으로 한 색깔에 그치지 않는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는 모습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스스로 많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추구하는 히어로에 대해 "제가 마블 시리즈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 히어로에 대한 선택이 계속 작품에 이어지는 것 같다. ‘모범택시’ 김도기는 ‘배트맨’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둠의 기사 같다고. 박영한은 실제로는 아니지만 ‘슈퍼맨 같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원하고, 바라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이 많다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거라고. 그런 모습을 대중도 기대하고 바라는 게 아닐까 싶다. 실제 ‘수사반장’이 방송된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시간을 봤을 때 매주 1회 씩 ‘박 반장’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 존재하는 사람일 거라는 인식에 방송에 찾아오거나, 사연을 해결해 달라고 토로하는 시민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와 드라마의 보면서 다들 그런 사람을 너무나 바라고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더 많이 나타나야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답고 우리가 부정적으로 불안해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한 편으로 하게 됐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웃은 그는 "오히려 행동거지가 신중해지고 있다"라며 이제는 정의로운 히어로가 아닌 로맨스에 대한 열망을 밝혔다. 그는 "누구보다 로맨스를 바라고 기다리고 있다. 왜 안 주시는지 모르겠다"라며 "지금의 제 외모가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하루라도 젊을 때 로코나 로맨스를 맡아서 사랑에 대해 표현을 많이 할 수 있는 젊은 모습을 남기고 싶다.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훈은 "솔직히 너무나 감사하게 시리즈들이 연결이 되다 보니까 내년까지도 스케줄에 신작이 들어갈 자리들이 없더라. 그래서 작품 제안을 주시지 않는 게 아닐까 한편으로는 생각했다. 번복할 수 있고, ‘모범택시’ 조금 뒤로 미루고 녹화할게 하는 개인적인 사견이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작 시즌3를 앞두는 SBS '모범택시' 외에도 그가 과거 출연했던 tvN 드라마 '시그널'까지 최근 김은희 작가가 시즌2 대본을 집필 중인 상황이다. 이제훈은 "2부까지 쓰셨다고 하더라. 작가님이 더 많은 회차들을 쓰시면서 이야기를 하실 것 같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다렸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 조진웅, 김혜수 등의 재회에 대해 그는 "다른 선배님들 이야기는 못 들었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다른 선배님들이 하시면 좋겠다"라고 희망을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설마 저 없이 쓰진 않으시지 않겠나"라며 "(대본을) 기다리고 있다. 주신다고 했는데, 기다리고 있다. 빨리 하고 싶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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