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여론 속에서 김호중은 ‘Show Must Go On’을 외치고 있다. 그를 지지하던 팬들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연이란 말인가. 그의 후안무치함은 여러모로 대단할 뿐이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고 후 열흘이 지나서야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한 김호중. 이 열흘 사이에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를 뒤집어쓰고, 뺑소니는 ‘공황’으로 덮으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음주운전만큼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계속된 정황에 결국 인정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 가리기에 급급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려지지 않았다.
그들의 뻔뻔함은 계속됐다. 2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에는 취재진이 있다는 이유로 나오기를 거부, 9시간을 버틴 끝에서야 모습을 드러내더니 “어쨌든 죄송하다”는 성의 없는 사과로 분노를 키웠다. 변호사가 성심성의껏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무엇하나 시원하게 밝힌 점이 없어 화를 돋웠다. 그럼에도 공연을 이어간다는 뻔뻔함은 할 말을 잃게 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영장실질심사가 콘서트 당일인 오는 24일로 잡히자 이를 콘서트 이후로 연기해 달라는 뻔뻔한 요청은 하이라이트. 법원이 기각하면서 김호중은 오는 24일 낮 12시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게 됐다.
낮 12시에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고, 그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 알 수 없다. 이날 공연 시작은 오후 8시로, 영장실질심사 이후 발부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피의자가 구인되는 만큼 김호중이 무대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공연 취소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악화될 대로 악화된 여론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김호중은 공연을 해야 한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출연료를 받지 않고, 공연 예매 티켓 취소 수수수료도 소속사가 내기로 하면서 마치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연을 진행한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지만 이는 또 한 번의 기만일 뿐이다. 김호중의 책임으로 공연이 무산될 경우 주관사에 위약금을 물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온 게 아닌가. 이 공연은 팬들을 위한,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공연이 아닌 오로지 손해 보고 싶지 않은,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김호중을 위한 공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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