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는 누군가를 폄하하고 비하해서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닌, 공감대를 기본으로 웃음을 교감하는 것"
'피식대학'측의 무례한 선넘는 발언이 연일 화제인 가운데, 코미디 대부 박명수와 이경규가 후배들에게 날린 일침이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공개된 '메이드 인 경상도, 경북 영양편'에서 '피식대학' 멤버들은 이용주의 친구 고향인 영양을 방문했다. 기차도 고속도로도 없는 영양에서 세 사람은 유독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이 전무한 낙후지인 것처럼 영양을 묘사했다. 특히나 영양군의 촬영 협조까지 받아 방문했을 '피식대학'인데, "특색 없다", "똥 물이네", "내가 할머니의 살을 뜯는 것 같다"와 같은 식의 지역 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게 됐다.
이들은 별 것 아닌 말장난으로 재미를 기대했겠지만, 이들의 판단은 틀렸다. 그 어떤 웃음도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선사하며 웃음거리로 만든다면 이는 진정한 웃음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 설령 그것이 코미디언 스스로를 파괴하는 형태의 자학적인 개그라 할 지라도 마찬가지. 웃음 뿐만 아니라 모든 감정은 공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그는 선을 넘으며 타인, 타지에 대한 비방에 가까운 발언은 쉽게 공감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코미디 대부들의 일침도 눈길을 끈다. 먼저 24일인 오늘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는 키워드로 경상북도 영양군을 언급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영양군을 방문해 촬영한 영상이 공개된 후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언급했다.
박명수는 “모여서 ‘이건 이래서 안되지 않을까’, ‘불편함이 있진 않을까’ 의견을 나눠야 하는데 자기 생각이 옳은 줄 알고 ‘재밌네’하고 내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 같다”며 “후배들이고, 열심히 하고 재밌게 하려고 하다 보니 실수한 거겠지만, 코미디언은 기본적으로 어느 선까지는 꼭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며 일침했다.
그러면서 박명수는 "해서는 안되는 게 있다. 기본적으로 저 같은 경우에도 어느 선은 지키자고 마음을 먹고 있다"며 아무리 금전적 이득이 있어도 거기까지는 가지 않겠나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웃기기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지만 남을 폄하하고 못을 박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예능대부 이경규도 마찬가지. 과거 이경규는 넷플릭스 ‘코미디 로얄’에서 직접적인 성관계를 묘사하는 후배들의 선넘은 꽁트에 한숨을 쉬며 “코미디의 기본은 공감대다. 저런 개그들은 선 넘은 것”이라며 일침을 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러한 이경규의 쓴소리에 누리꾼들은 “예능 오래하시는 이유가 있다, 왜 예능에 이경규 부르는지 알겠다”며 반응하기도 했다.
한편, '피식대학'의 비하발언으로 인해 피해를 본 백반집, 제과점에는 피식대학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가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지만, 오도창 영양군수의 분 역시 풀리지 않았다.
오 군수는 지난 20일 방송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인데, 이번에 영양이 갑자기 사회적 이슈의 한복판에 섰다"며 "저희 지역이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마지막 남은 숨겨진 보물임에도 마치 영양군이 현대문명과 비뚤어진 곳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무리 코미디 프로지만 부정적 이미지로 군민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또 지역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으로 방송 소재를 다룬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라며 "피식대학 측의 사과는 받았지만 정말 상처받은 군민을 달래주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ssu08185@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