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이 낮으면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라는 공식을 함정으로 만들어버렸다. ‘선재 업고 튀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그 주인공. 돌연변이 같은 두 작품이 시청률을 ‘함정’으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TV 프로그램을 얼마나 많이 시청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를 가리키는 ‘시청률’. 방송 관계자들을 웃고 울리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지만 확실한 지표이기도 하고, 광고도 달라진다. 광고는 방송사의 주요 수입원인 만큼 시청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시청률이 예전과 같은 주요 지표는 아니지만 방송 관계자, 제작사 입장에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 ‘눈물의 여왕’ 등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품들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부 프로그램에 팬층이 생기면서 ‘시청률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시청률 무용론’은 “시청률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라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TV시청이 문화 생활이자 여가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TV 플랫폼이 많아지고, PC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본방사수를 하는 이들이 많이 줄었기에 납득할 수 있는 이론.
여기에 힘을 보태는 게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와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하 히어로)이다.
‘선업튀’와 ‘히어로’의 공통점은 시청률은 4%대에 머물고 있지만 화제성 만큼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월등하다는 부분이다. ‘선업튀’는 최고 시청률 4.8%(14회), ‘히어로’는 4.2%(6회)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화제성에서 ‘선업튀’는 5월 3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결과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출연자 종합 화제성에서도 3주 연속 1위, 2위를 차지했다. ‘히어로’는 전주 대비 화제성 12.8% 상승을 보이며 ‘선업튀’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의 언급량 또한 눈길을 끈다. ‘선업튀’는 방송 2주차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회차별 본방 직후 12시간 기준 SNS 언급량과 유튜브 댓글 수 등이 모두 전주 대비 160% 가량 상승했다. 이는 2023년 하반기 이후 론칭한 tvN 월화드라마 평균 지표와 비교해 2배가 훌쩍 넘는 수치.
‘선업튀’와 ‘히어로’에 앞서 예능 ‘홍김동전’이 시청률 무용론의 한 가지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1~2%대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홍김동전’은 2024년 1월 1일 기준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30주 1위를 달성했다. 2023년 10월 9일 기준 KBS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1위를 기록하고, 예능에서 이례적으로 팬카페가 생기는 등 그 인기를 증명했지만 ‘시청률’이라는 함정으로 인해 종영의 아픔을 맞았다.
예능에선 ‘홍김동전’, 드라마에선 ‘선업튀’, ‘히어로’가 낮은 시청률에도 높은 화제성으로 인기를 증명하며 ‘시청률 무용론’을 증명했다. 높은 시청률이 대박을 증명하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시청률이 모든 것을 나타내는 건 아니라는 것. 이와 같은 돌연변이들의 출현은 시대의 흐름, 인식의 변화를 나타내는 결과가 아닐까.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