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회사를 1조원에 산 애들인데 뉴진스를 8천억에 주겠니?", "(쩐주) 입후보 하심", "어도어가 사해행위를 할 순 없어서 (뉴진스) 부모 불만이 확실히 제기된 이후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주장하는 '사담'의 일부가 드러나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27일 티브이데일리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이 모 씨 및 어도어 핵심 경영진이 나눈 문자 내역을 입수했다며 그 중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들에는 어도어와 소속 걸그룹 뉴진스를 모회사 하이브로부터 어떻게 독립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들의 고민이 담겨 이목을 끌었다.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의 경영 방식에 반감을 갖고 있던 점은 그의 기자회견을 통해 익히 드러났던 터다. 더욱이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과 그 이후 공식입장들을 통해서 자신과 부대표 이 씨 등이 나눈 메신저 대화들에 대해서도 '사담'임을 강조해왔다. 하이브가 내부 감사를 통해 문제를 지적한 어도어와 뉴진스 탈취 시도들에 대해 현실성 없는 월급쟁이들의 푸념 정도로 치부해왔던 터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이 씨 사이 메시지의 대화에서는 단순 사담이라 보기엔 구체적인 어도어 독립 시도가 담겨 있었다. 특히 어도어의 핵심 인력이자 자산인 뉴진스의 가치를 두고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다. 이 대표가 월 100억 원씩 60개월(5년)로 6000억 원의 계약해지비용을 거론하고 1000억 원의 신규 계약금과 신규 회사 초기 투자금 성격의 200억 원을 더한 7200억 원에 더한 8000억 원 대를 산정한 것.
이에 민희진 대표는 "미래가치 산정액으로 1조 넘게 부르지"라며 하이브가 이타카 홀딩스를 1조 1860억 원에 인수했던 것을 언급하며 "아무것도 없는 회사도 1조에 산 애들인데 뉴진스를 8천억에 주겠니?"라고 반박했다. 대화 자체가 이 대표의 현실감 없는 것을 지적하며 마무리 되긴 했으나 맥락상 뉴진스의 가치가 어도어의 자산을 확인하기 위한 분석이 아닌 하이브로부터의 독립을 염두에 둔 '협상 카드'로 산정된 내용이었기에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어도어의 새로운 '쩐주'를 물색하는 듯한 대화도 충격을 더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쩐주'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듯한 대화나,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는 비교적 '희망적인 계획'에 대해 논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민희진 대표는 또 다른 어도어 핵심 경영진과 '부모들이 직접 내부 제기'하는 것에 대해 거론했다. 어도어 경영진이 느끼는 하이브의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자신들이 아닌 뉴진스 부모들로 하여금 내부에서 제기하는 방식에 대해 거론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어도어 관계자는 OSEN에 "해당 기사 내용을 확인하고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답변했다. 당장 오는 31일 민희진 대표의 해임안을 다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바. 민희진 대표 측이 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민희진 대표의 해임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이를 두고 민희진 대표 측과 하이브 측의 '탄원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그 만큼 의견 대립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칫 주주총회와 법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보도에 대해 어도어 측도 한층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종일관 어도어와 뉴진스 탈취 시도에 대해서는 '사담'이라고 호소하던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측 주장에 현실적으로 반박하는 대화 부분들이 논란을 더하고 있다. 현실 가능성을 차치하고라도,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회사 탈출을 소망하는 '사담'은 대개 '퇴사', '이직'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드러난 대화 상으로는 민희진 대표나 어도어 경영진 일부의 퇴사나 이직이 아닌 '뉴진스와 함께'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는 방향을 구체적인 금액까지 계산하며 언급하고 '쩐주'를 물색하는 등의 행동까지 보였다. 미수에 그쳤다고 해서 이를 없던 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적어도 단순 월급쟁이의 퇴사 푸념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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