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작가가 시즌2를 소망했다.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작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라마 ‘크래시’는 교통범죄 일망타진을 목표로 칼 대신 운전대를 쥔 도로 위 빌런들을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으로, 지난 13일 첫 방송했다. ‘크래시’는 1회 2.2%의 시청률로 시작한 뒤 2회 3%, 3회 3.8%, 4회 4.1%, 5회 4.1%까지 시청률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크래시’는 드라마 최초로 교통사고 범죄를 다루는 작품이다. 여기에 중고차 사기, 교통 보험 사기, 렉카-공업사-렌터카 업체의 카르텔, 킥보드 뺑소니, 역과 사고 등이 소재로 등장했다. 그리고 교통범죄수사팀(TCI, Traffic Crime Investigation)이 수사하고 범인을 쫓는 전개를 그렸다.
이날 ‘크래시’를 집필한 오수진 작가는 실제 사건을 드라마로 옮기게 된 이유에 대해 “일단 소재를 잡고, 교통범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인 연쇄 사고를 알게 됐다.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서 첫 사건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구체적으로 사건이 반영된 건 노인 범죄 사건이다. 다른 사건들은 종합된 사건이다. 후반부 반전 제외하고는 사건의 팩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실화 소재가 흥미로워서 첫 번째 사건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준우 감독은 “부연 설명을 드리면, 형사 합의 보험제도에 한동안 빈틈이 있었다. 실제로 작가님이 찾으시고 개발한 아이템 외에도 비슷한 사건이 많았다. 제가 ‘그알’을 했던 2010년 전후에도 김명철 사건이라고 쌍둥이 형제들도 노인 상대로 같은 범죄를 했다. 그 케이스를 작가님이 잘 잡아낸 것 같고, 한국 사회에서 악용됐던 제도적 허점이라 저희가 다루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사건 선정 기준은 어떻게 정했을까. 박 감독은 “제가 2년 전 작가님을 뵀을 때 절반 정도 대본이 나왔다. 후반부에 저희가 어떤 식으로 다른 색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아이템을 정했다”면서 “7~8부는 카 캐리어 사건이 나오는데, 저는 오수진 작가님의 장점이자 저희 작품의 장점이 단순히 에피소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획의도대로 사건을 확대하고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5회까지 보시면 노인 보험 사기로 인한 연쇄 살인 사건, 킥보드, 카르텔 등이 나왔다. 4회는 연쇄 성폭행범이 차량 절도범이라는 중복된 범죄, 7~8부는 화물차 진입제 등을 건드린다”며 “다른 차원의 범죄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르게 가려고 했다. 저나 작가님이나 이 소재가 교통범죄라는 처음 다루는 소재다 보니까 그런 결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작가님도 실화 베이스를 좋아하셨고, 이왕 하는 김에 좋은 소재를 주자. 그래서 에필로그나 경찰 수사관들을 통해 직접적으로 배우들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또 오수진 작가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어차피 대중 드라마다 보니까. 흥미 요소가 있는지, 유익한 제보를 제공하는지였다. 초반 작업할 때는 이게 교통범죄라고 했을 때 다양한 범죄가 있을 때 다양한 게 있을 것 같지만, 다양하진 않다”며 “어떤 사건들을 흥미 요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고, 큰 의도는 이야기가 생활밀착형이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코패스나 정신이상자가 아니라 우리가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건을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의도였다”고 밝혔다.
오늘(28일) 월화극 강자였던 ‘선재 업고 튀어’가 종영하면서, ‘크래시’가 새로운 월화극 강자 후보로 올랐다. ‘크래시’ 후반부의 강점을 묻자, 박 감독은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고, 작가님이랑 이런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있다. 우리가 교통범죄수사팀이니 카액션을 제대로 해보자. 지금까지 방송된 회차에서 10~20% 정도를 보여드렸다면, 6~10부까지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못보셨던 스펙타클하고 스케일있는 카액션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반부는 흥미요소로는 카액션을 방점을 찍고 설명을 드리고 싶다. 내용상으로는 선배로서 소희가 연호를 성장시킨다면, 6회에는 연호의 각성과 경찰로서 성장을 보여드리고 싶다. 소희와 연호의 공조에 대해. 어떻게 난관을 풀어가는지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오수진 작가와 박준우 감독이 보는 배우들의 연기는 어떨까. 오 작가는 “저야 뭐 너무 훌륭한 배우분들이 너무 잘 살려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배우분들 연기 찰떡이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제가 더 뿌듯하고, 곽선영 배우님은 제가 생각했던 소희 역을 가장 흡사하게 표현해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고맙고. 연호 역의 민기 씨는 제가 쓰면서 남자 주인공으로서 약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영리하게 캐릭터를 만들어서 너무 만족하고 있다. 팀 자체 성태 배우님이나 이호철, 문희 배우 모두 팀워크를 중심으로 연기를 해주셔서 너무 만족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준우 감독 역시 “캐스팅할 때 배우분들한테 새로운 거, 안 해본 걸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악역을 했던 분이 경찰로 많이 나오고, 선역으로 했던 분들이 악역으로 나온다. 그런 커뮤니케이션이나 새로운 열망은 같았다. 허성태 배우에게도 이런 역할들, 어른이나 팀장 역을 너무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면서 “이호철 배우나 백현진 배우도 자기도 멀쩡하게 나오고 싶고, 경찰을 하고 싶은데 조폭이나 악역만 들어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배우들이 캐릭터를 너무 좋아했다. 10을 주면 100을 가져오더라”고 표현했다.
또 박 감독은 “저는 편하게 일을 했는데, 첫방 나오고 곽선영 배우가 TCI 팀을 집에 초대했다. 남편도 보고 아이도 보고 그랬다. 누구 하나 돋보이려고 하기보다 팀워크를 중요시하려고 하는 배우들이었다. 오늘 기자간담회를 간다고 하니, 배우들이 어제 시청률 잘 안 올랐으니 잘 얘기하라고 말해주더라”고 배우들과 친근한 관계를 전했다.
그렇다면 드라마 ‘크래시’를 통해 시청자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오수진 작가는 “저는 작업하면서 개인적으로 운전하는 게 두려워졌다. 한문철 씨 나오는 방송을 보면 고통스러운데, ‘크래시’는 제가 벗어나게 된다. 저 화면 속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실 저는 운전하다 보면 노란 실선을 보면서 누가 핸들만 꺾어도 큰 사건이 벌어질 텐데 ,이런 약속을 믿고 운전하지만 무감각한 거 아닌가. 운전이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경각심을 갖고 해야 하는 건지 그런 게 시청자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박준우 감독는 자신의 차기작을 ‘크래시2’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시즌2 논의가 되고 있을까. 박 감독은 “구체적으로 채널과 제작사와 논의를 하진 않았다. 이 드라마가 사랑을 받는다면 그런 가능성이나 여지가 있다고. 배우와 스태프들은 너무 하고 싶어 한다”라면서 “그리고 벌써 6개월 지났지만, 작년 촬영이 좋은 추억이 돼서 시즌2를 하면 좋겠다는 소망 정도가 있다. 내용상으로는 작가님과 잠깐 이야기가 있었는데, 작가님이 못 다룬 아이템이나 심도깊게 다룰 수 있는 아이템으로 기획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수진 작가도 “당연히 시즌2가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다. 배우들이랑 얘기했던 건 ‘현장이 재밌고, 팀워크가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시청률이 조금 더 도움이 된다면 시즌2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또한 박준우 감독은 “우스갯소리로 스태프들이 지금 시즌에 카액션을 할 수 있는 만큼 끌어올렸다. 무술감독이 그만하자고 할 정도로. 그래서 걱정이 시즌2에서 무슨 카액션을 해야 하나라는 걱정이 있다. 우리가 뭘 더 해야 하나”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크래시’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에서도 동시 공개된다. /cykim@osen.co.kr
[사진] 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