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감독이 문제(?)가 된 목걸이 장면을 사과했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 이하 선업튀)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선업튀’는 솔선커플의 애틋한 15년 로맨스와 쌍방 구원 서사, 캐릭터와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월요병 치료제’라고 불리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1회 시청률 3.1%로 시작해 최종회 시청률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7.2%, 최고 8.7%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으며,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 디지털 조회수는 8억 5천만 뷰를 돌파해 역대급 화제성을 기록했다. 또한 티빙이 서비스된 이래 tvN 드라마 중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2위를 기록, 15화 공개까지 누적된 유료가입기여자수는 공개 첫 주 대비 약 2100% 증가했다. 4주 연속 주간 방송 VOD와 실시간 채널을 합산한 시청UV(순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방송 VOD와 실시간 채널 합산 시청 시간만 16억분(2,720만 시간)을 돌파해 그 위상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기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플랫폼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5월 4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 변우석과 김혜윤은 TV-OTT 출연자 종합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첫 번째 OST 이클립스의 ‘소나기’는 멜론 일간차트 305위에서 시작해 TOP100 5위까지 오르는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윤종호 감독, 김태엽 감독, 이시은 작가는 ‘선업튀’에서 화제가 된 장면들을 이야기하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먼저 고구마 엔딩이다. 이시은 작가는 “솔·선재의 사랑 방해는 운명적인 서사 빼고는 없었으면 했는데 큰 고구마가 13화 엔딩에 한번 온다. 시청자 분들이 고구마를 싫어하고, 나도 고구마를 싫어하기에 그런 부분이 될 수 있는 건 일부러 홀수 회차에 배치하면서 예고편은 사이다로 달라고 많이 요청했다. 짝수 회차에 배치하면 일주일을 답답해하실 것 같아서 최대한 홀수 회차에 배치, ‘하루만 마음 아파 하세요’라는 심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영하 10도에서의 촬영. 윤종호 감독은 “배우들이 우리의 진정한 마음을 잘 알아줘서 힘듦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우리도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게 속상하고 힘들었다. 1회에 시계가 떨어져서 호숫가를 기어가는 촬영은 영하 10도에서 진행됐다. 배우가 그 공간에 들어가서 기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자로서 마음 아팠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촬영 시간을 최소화하자 싶어서 배우가 없는 상황을 미리 다 찍어두고 한번에 빨리 끝내자는 마음에 리허설도 많이 하며 준비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김혜윤의 얼굴이 하얘지면서 아무 연기를 못하더라. 다시 이야기를 해보니 ‘이렇게 차가울 줄 몰랐다’고 하더라. 재정비를 하고 다시 촬영에 임하는데 내 욕심에 이걸 시켜야 하나 싶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이시은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 “내가 왜 이렇게 썼을까 많이 미안했다. 김혜윤을 안아주는데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글의 무게를 많이 느낀 작품이었다. 배우들을 사랑할수록 고생하는 걸 보면 마음 아팠다”고 덧붙였고, 김태엽 감독은 “딱 봐도 어려운 장면도 있지만 겨울에 반팔을 입어야 하고 그런 부분은 시청자 분들이 잘 모르시는 어려운 장면이다. 입김도 나고 그러는데 배우들이 오히려 ‘얼음을 먹어볼까요’라고 할 때가 있다. 너무 감동이다. 글에 대한 애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할 진정성이다”고 말했다.
설렘을 자아냈던 우산씬은 어땠을까. 김태엽 감독은 “‘선업튀’는 솔이가 톱스타인 선재를 구하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 초반의 가장 큰 반전 포인트는 선재가 솔이를 먼저 좋아하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설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포인트를 솔이의 미소로 잡았다. 우산을 들고 달려오는 이미지도 중요했지만 사탕 주면서 선재를 사랑스럽게 보는 김혜윤의 미소를 보며 ‘이 미소면 납득이 되겠다’ 싶었다. 시청자 분들에게도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 김혜윤은 기본적으로 사랑스러운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비판과 옹호가 오갔던 목걸이. 윤종호 감독은 먼저 “공식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고 말한 뒤 “모든 게 완벽할 순 없다. 조금의 옥의 티가 있어줘야 다음 작품 하는 데 있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감독은 “작가님과 중요한 소품들은 시안을 받아서 공유를 한다. 우산, 이니셜 2개가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고민했다. 결정을 못하겠어서 작가님에게 여성의 관점으로 봐달라고 했는데 이니셜로 말씀을 주셨다. 그래서 시안을 또 여러 개 받았는데 보기에 괜찮았다. 하지만 작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클 줄은 몰랐다. 그러다보니 인식표, 군번줄 이야기가 나오더라. 게다가 후반부라서 다시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다보니 나 스스로를 설득하며 촬영을 했는데 이슈가 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류선재의 고백 장면을 쓸 때 작가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시은 작가는 “선재 첫 고백 장면이 소나기를 빗대어서 쓸 때 꾸며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 로코인 만큼 ‘어떻게 더 멋지게 대사를 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 순수한 19살, 짝사랑한 남자애가 어떻게 하면 담백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면서 평범하게 쓰려고 했다. 감정은 전해야 하니 오히려 내가 멋을 부렸나 싶은 건 썼다가도 다 지웠다. 소나기가 가장 큰 서사니까 대사를 써야겠다 싶었다. 그 의도를 했는대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일상적인 대사로 울림을 주고 싶어서 썼다. 선재가 솔이에게 고백할 때는 꾸며진 말이 아니었으면 했다. 작가는 어떻게하면 멋지게 쓸까 하는 마음이 있는데 진심만이 묻어났으면 했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