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 가까스로 얻어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 자격을 잃지 않게 됐다.
영국 'BBC'는 3일(한국시간) "UEFA는 멀티 클럽 소유 규정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맨체스터 시티와 맨유 모두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결승전에서 맨시티를 2-1로 꺾고 통산 13번째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023-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그 덕분에 어려워 보였던 유럽대항전 티켓도 거머쥐었다. 맨유는 리그에서 8위에 그쳤지만, FA컵 정상에 오르며 다음 시즌 UEL에 진출할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예상치도 못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맨유 지분을 27.7% 소유하고 있는 짐 랫클리프 경의 이네오스 그룹(INEOS)이 UEFA의 다중 클럽권(MCO) 소유 규칙을 어기게 될 수도 있다는 것. 랫클리프 경은 프랑스 리그 1 OGC 니스(리그 5위)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문제는 맨유뿐만 아니라 니스 역시 다음 시즌 UEL 진출권을 얻었다는 점. 그러나 UEFA 규정은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동일한 대회에서 두 개 이상의 클럽 운영에 '결정적 영향력'을 갖는 걸 금지한다. 맨유나 니스 둘 중 한 팀만 UEL에 출전할 수 있다면 리그 순위가 더 낮은 맨유가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로 강등당하게 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네오스 그룹의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맨유가 UECL 강등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랫클리프 경은 맨유의 대주주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2월 글레이저가로부터 감독과 최고 경영자, 보드진, 선수 고용 및 해고 권한을 포함해 구단 운영에 대한 모든 통제권을 갖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랫클리프 경은 맨유 축구 운영으로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이네오스 그룹은 니스까지 UEL 출전 자격을 갖춘 두 팀을 소유하고 있다"라며 "7월 중순 UEL 예선 라운드가 시작되기 전에 독립 패널이 이 문제에 대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맨유가 UECL로 강등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이웃' 맨시티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시티 풋볼 그룹 산하에 있는 맨시티와 지로나도 동시에 UCL 진출 자격을 획득했기에 소유 구조가 발목을 잡을 수 있었다. 다만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1위이기에 맨유와 달리 직접 UEL로 강등될 위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네오스 그룹 측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텥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들은 UEFA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맨유가 UECL로 강등당하는 시나리오를 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UEFA는 자매 클럽이 동일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을 임시로 손봤다. 알렉산더 체페린 회장은 이미 점점 증가하는 멀티 클럽 소유 개념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BBC에 따르면 UEFA는 2024-2025시즌 현행 규정을 어길 위험이 있는 모든 구단들에게 '임시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예외적인 근거'에 따라 이뤄졌으며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2024-2025시즌이 규정을 바꿔나가는 과도기인 셈이다.
특정 조건도 내걸었다. 니스와 지로나는 '블라인드 트러스트' 등을 통해 제3자에게 양도 또는 배정돼야 한다. 랫클리프 경이나 시티 풋볼 그룹이 구단 운영에 직접 개입하지 말고 제3자를 통해 신탁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BBC는 "UEFA는 이를 통해 관련 클럽 이익을 위해 행동할 의무를 가진 제3자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맨유로서는 천만다행이다. UEL과 UECL은 총 상금 규모에서도 4억 8100만 파운드(약 8490억 원)와 2억 4300만 파운드(약 4300억 원)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UEL 출전 시에는 1280만 파운드(약 226억 원)를 보장받고, UECL 출전 시에는 최소 530만 파운드(약 93억 원)를 받게 된다. 재정적으로도 큰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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