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려다 ML 복귀, 그러나 4G 만에 방출 대기라니…前 KBO리거, 기쁨은 잠시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6.04 05: 52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은퇴 위기에서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한 KIA 타이거즈 출신 우완 투수 애런 브룩스(34)가 4경기 만에 방출 대기 신세에 처했다. 
오클랜드는 3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앞두고 선발투수로 내세운 루이스 메디나를 60일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하며 40인 로스터에 복귀시켰다. 메디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브룩스를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 오른쪽 무릎 내측측부인대 염좌를 딛고 돌아온 메디나는 이날 애틀랜타 상대로 5⅔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면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반면 브룩스는 메이저리그 복귀 18일, 4경기 만에 다시 방출 대기 상태에 몰렸다. 브룩스는 지난달 16일 트리플A 라스베가스 에이비터스에서 콜업돼 휴스턴 애스트로스 상대로 2년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7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 호투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로 막았다. 

[사진] 오클랜드 애런 브룩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오클랜드 애런 브룩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시 경기를 마친 뒤 브룩스가 지난겨울 은퇴할 뻔한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에서 44경기(4선발·63⅔이닝) 4승3패 평균자책점 4.95로 눈에 띄는 성적 못 낸 브룩스는 오프시즌 어떤 오퍼도 받지 못했고, 가족들과 은퇴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래도 야구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언제 오퍼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운동을 계속했다. 2월 어느 날 오후 브룩스는 데이비드 포스트 오클랜드 단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포스트 단장은 지난 2015년 7월 트레이드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있던 브룩스를 영입했고, 2018년 9월에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DFA 된 그를 다시 데려온 바 있다. 
브룩스는 “포스트 단장에게 문자를 보낸다고 해서 크게 손해볼 건 없다고 생각했다. 일자리를 알아보려 했다”고 떠올렸다. 이후 마이너리그 계약한 브룩스는 트리플A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빅리그 콜업을 기다렸다. 조 보일(허리), 폴 블랙번(중족골), 알렉스 우드(어깨회전근개) 등 선발투수 3명이 열흘 사이 차례로 줄부상을 당하면서 브룩스에게 기회가 왔다. 
첫 등판에 이어 두 번째 등판인 5월2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도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그러나 27일 휴스턴전에서 4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1자책) 패전으로 무너졌고, 2일 애틀랜타전은 4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5.82. 평균 시속 91.7마일(147.6km) 포심 패스트볼로는 버티기 어려웠고, 탈삼진 능력도 극히 떨어졌다. 21⅔이닝 10탈삼진으로 9이닝당 4.2개. 
[사진] 오클랜드 애런 브룩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오클랜드 애런 브룩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룩스는 앞으로 일주일 내로 원하는 팀이 있으면 트레이드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이관되거나 완전한 방출로 FA가 될 수 있다. 미국 MLB트레이드루머스에선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 브룩스에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 동안 56경기 중 32경기를 선발등판한 베테랑으로 2020~2021년 한국에서도 선발로 활약하며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는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지난 2020~2021년 KIA 유니폼을 입고 2년간 36경기(229⅓이닝) 14승9패 평균자책점 2.79 탈삼진 185개를 기록했다. 2020년 첫 해 23경기(151⅓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130개로 KIA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해 9월 미국에 있던 아들의 교통 사고로 긴급 출국해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1년 13경기(78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3.35 탈삼진 55개로 성적이 다소 떨어졌고, 8월초 대마초 반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KIA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당시 브룩스는 미국에 온라인 주문한 전자담배에서 대마도 성분이 검출됐다. KIA에서 방출된 뒤에도 한국에 5개월 더 남아 재판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흡연 사실까지 드러나 2022년 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를 받고 한국을 떠났다.
KIA 시절 애런 브룩스. 2021.05.13  /sunday@osen.co.kr
샌디에이고 시절 애런 브룩스. 2023.02.25 /jpnews@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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