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이 말고 '복이나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성공적으로 마친 아역 배우 박소이가 꿈 많은 소녀이자 미래가 기대되는 연기자로서 소망을 밝혔다.
박소이는 1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최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극본 주화미, 연출 조현탁, 약칭 히어로)'와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이 가운데 박소이는 남자 주인공 복귀주(장기용 분)의 딸 복이나로 활약했다.
복이나는 복씨 집안 대대로 유전되는 초능력이 중학생이 되도록 나타날 기미가 없어 할머니 복만흠(고두심 분)을 애태운 인물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상대방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개화한 상태였고, 고도근시로 인해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어 코앞에서 상대방과 눈동자를 맞춰야만 초능력 발휘가 가능했다.
더욱이 극 중 복이나의 친모가 세상을 떠났고, 이로 인해 극도로 우울감에 시달리는 아빠 복귀주의 방치로 인해 방황하는 사춘기 중학생이라 가족들과는 담을 쌓고 있었다. 이에 복이나는 가족들 사이에서도, 학교에서도 '투명인간'을 자처하며 혼자 만의 성에 갇혀 들어갔다.
2012년생 실제 박소이는 달랐다. "원래는 말하는 거 좋아한다"라며 웃은 그는 "아빠랑 이야기 자주 한다"라고 말해 아직 사춘기를 겪지 않은 귀여운 초등학교 6학년 딸임을 짐작하게 했다.
그는 '히어로' 아빠 장기용에 대해서도 "먼저 다가와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실제로 마지막엔 신발도 선물해주셨다"라며 깊은 고마움을 밝혔다. 더불어 "만흠 할머니(고두심 분)는 나오지 않아도 되는 장면에서도 제 앞에서 눈물까지 흘리면서 맞춰주셨다. 현장에서는 '기용 아빠', '귀주 아빠', '우희 이모', '다해 이모'라고 불렀는데 다들 잘 챙겨주시고 먼저 이야기도 많이 걸어주셔서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밝혔다.
어린 박소이에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지난해 8월 촬영을 시작해 8개월 가까이 꼬박 투자한 데다가, 아직 겪어본 적 없는 중학교 생활과 사춘기 감성 또한 복이나의 성장 등을 모두 보여줘야했기 때문. 극 중 준우(문우진 분)와 이나의 사춘기 로맨스도 호평받았는데, 정작 박소이는 "'좋아한다'는 감정은 아직 겪어본 적 없다"라며 수줍게 답했다.
초등학교 6학년으로서 경험한 적 없는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연기들에 박소이는 어떻게 임했을까. 그는 "어렵거나 힘들진 않았다. '기용 아빠'에게도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라고 의견도 조율하면서 했다. 감독님도 항상 '이나가 원하는 대로 해봐'라고 해주셔서 하고 싶은 대로 해볼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 중에서도 박소이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장면은 장기용과의 부녀 관계 그리고 친구 관계에 관한 장면이었다. 박소이는 "아빠랑 눈을 맞추고 마음을 알아가는 씬, 아빠랑 눈빛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이나 이나가 친구와 화해를 하는 장면이 특히 와닿았다"라며 "이나는 아빠와 오해가 많았고 아빠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빠가 진심으로 아니라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줘서 오해를 풀고 아빠를 믿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아빠의 마지막을 알게 되고 그 앞에서 더 이상 자신이 '투명인간'이 아니라고 자기만의 색깔을 찾게 됐다고 말할 때 위로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친구와도 항상 좋은 마음을 갖고 있었을 텐데 친해지는 마음을 모르고 오해가 쌓인 상태에서 풀고 다시 친해질 계기를 찾을 수 있던 게 인상 깊었다"라고 설명했다.
감정적인 성장과 동시에 외적인 도전도 있었다. 바로 극 중 댄스 동아리에 들어간 복이나의 설정에 맞춰 무대에서 춤도 춰야 했던 것. 박소이는 "작년까지도 춤에 대해선 잘 모르고 노래도 클래식만 들었다"라며 "이번에 춤을 추게 돼서 노래를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춤 배경이 된 에픽하이의 '원(ONE)'에 대해 "원래 모르는 곡이었는데 엄마가 '엄청 좋지!'라고 해주셔서 계속 듣다 보니 중독 됐다. 차로 이동할 때도 계속 들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요즘에는 플레이브 노래를 많이 듣는다"라고 밝힌 그는 "원래 클래식을 좋아했는데 피아노를 칠 줄 알아서 그랬다. 여전히 피아노로 한 곡을 외워서 완주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박소이의 실제 학교 생활은 어떨까. 적어도 '투명인간'은 아니었다. 오히려 박소이는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대화도 잘 한다. 다들 응원해 준다. '어떻게 배우가 됐어?'라고 묻는 친구들도 있다"라며 원만한 친구 관계에 대해 밝혔다. 학교에서는 독서 관련 역할을 맡아 도서관에 없는 책들을 신청하는가 하면, 학생 사서처럼 대출 기록도 관리한다고.
박소이는 "원래 이나처럼 휴대폰도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하는데 예전엔 많이 하다가 요즘엔 독서를 많이 한다"라며 "학교 생활도 재미있고, 연기도 재미있다. 친구들도 '히어로' 잘 보고 있다고 말해주고 어떤 친구들은 포털에서 저를 검색해서 보여주기도 했다"라며 웃었다.
역할 놀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엄마 친구들의 추천으로 연기 학원에 다니다 아역 배우의 일을 시작한 상황. 박소이는 어른들로 둘러쌓인 현장에도 잘 적응하고 있었다. 특히 그는 "최희서 엄마, 신현수 배우님이나 '히어로'를 같이 한 분들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악귀'에서도 달기 언니, 김태리 배우님도 많이 뵌 적은 없지만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히어로' 수현 고모는 떡볶이도 같이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희 이모랑도 안부 묻고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배우'에만 꿈을 꾸진 않았다. "의사를 해보고 싶다. 힘들 것 같긴 하다. 99.9% 안 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다"라며 다양한 꿈을 밝혔고, 중학교 진학에 대해서도 "일반 중학교에 가서 조금 더 공부를 많이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박소이는 "수영도 마스터즈를 따고 싶다. 피아노 연주고 한 곡은 제대로 다 외워서 멋있게 치고 싶다"라며 하고 싶은 게 많은 사춘기를 앞둔 초등학교 6학년의 순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박소이이기에 배우로서의 꿈도 여전했다. "'히어로'가 최근에 나왔으니 '박소이다!'가 아니라 '복이나 아냐?'라는 말을 듣는 것처럼 배역으로 봐주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눈으로 마음을 읽는 캐릭터인 복이나로 인해 유독 눈동자 클로즈업샷이 많이 담긴 '히어로'에서 맑은 눈에 대한 호평도 쏟아졌던 상황. "'눈이 예쁘다'는 말에 기분이 참 좋았다"라며 웃는 박소이는 실제로도 거부할 수 없는 맑은 눈을 가진 소녀였다. 호수 같은 그 눈에 담긴 많은 꿈이 대중의 응원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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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G엔터테인먼트,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