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두면 된다."
'프랑스 캡틴' 킬리안 음바페(26, 레알 마드리드)가 정치적 의견을 내놨다가 한소리를 들었다.
영국 '포포투'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국가대표 골키퍼 우나이 시몬(아틀레틱 빌바오)이 프랑스 슈퍼스타 음바페를 겨냥해 '정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라'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프랑스 정치에서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힘을 얻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패한 뒤 전격적으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합이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는 중이다. 심지어는 극우 정치인이 차기 대권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자 축구선수들도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프랑스 대표팀에 승선한 마르쿠스 튀랑(인터 밀란)은 공개적으로 국민연합의 집권을 막기 위해 하나로 뭉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음바페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그는 오스트리아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튀랑은 선을 넘지 않았다며 "난 프랑스 국민 전체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세대다. 우리는 극단이 권력의 문을 두드리는 걸 보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형성할 기회를 갖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음바페는 "유로 대회는 우리 커리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축구선수이기 전에 시민이며 우리 주변 세계와 단절될 수 없다. 국가는 다양성과 관용의 가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정치적 이야기는 스페인까지 번져나갔다. 스페인 수문장 시몬은 음바페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음바페는 세계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다. 결국은 정치적인 주제다. 난 우리가 가끔 특정 주제에 대해 의견을 너무 많이 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한 시몬은 축구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 축구선수다. 축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 여러분과 이야기해야 할 건 스포츠뿐이다. 정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 조직에 맡기면 된다"라고 음바페와는 다른 태도를 취했다.
한편 음바페는 18일 열린 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프랑스는 전반 38분 나온 상대 수비수 막시밀리안 뵈버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지만, 음바페는 마냥 웃지 못했다.
이날 음바페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슈팅 4개를 기록했으나 득점포를 가동하진 못했다. 게다가 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케빈 단소와 공중볼을 놓고 다투다가 강하게 충돌했다. 단소 어깨에 코를 부딪힌 음바페는 하얀 유니폼이 붉게 얼룩질 정도로 피를 흘렸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음바페의 코뼈가 부러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음바페의 상태는 좋지 않다. 더 이상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의 코는 현재 좋지 못하다. 상황이 복잡하다. 이번 경기의 유일한 오점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음바페가 이대로 유로 대회를 마감하는 게 아니냔 우려도 나왔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음바페는 검진 결과 수술할 필요까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음바페는 소셜 미디어에 "마스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가?"라는 글을 올리며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농담조로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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