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삼식이 삼촌'에서 열연한 배우 이규형이 '금쪽이'로 불릴 정도로 예민한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부분들을 밝혔다.
이규형은 2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과 근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규형은 이 가운데 극 초반 빌런 강성민 역으로 열연했다.
이규형은 강성민을 위해 외적인 준비까지 신경썼다. 그는 "의상팀과 각이 잡힌 옷을 입으려 했다. 쓰리피스 수트 같은 것들로 색감도 어둡게 잡아갔다. 헤어스타일도 딱 세팅된 겉으로 봤을 때 외면적으로는 세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물의 내면이 유약하다는 걸 표현할 때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갭 차이'가 두드러질 때. 겉으로는 완벽하게 세팅된 강성민을 감독님도 원하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체중 감량은 기본적으로 했지만 그날그날 붓기에 따라 내 체중은 똑같은데 '왜 이 날은 이렇게 나오지?' 싶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제가 잘 붓는 편이다. 제가 늘 운동을 하는 편이라 이번 작품에서 엄청난 감량을 하진 않았다. 3~4kg 정도 뺐다"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나른한 톤, 예민한 인물을 만들기 위해 송강호의 대사도 적극적으로 참고했다. 이규형은 "선배님 대사에 '다음은 내 차례다. 저 놈 눈빛이 있다'라는 게 있었다. 선배님 대사에서 강성민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 누구보다 옆에서 객관적으로 강성민을 지켜봐온 인물이다. 어떤 분들은 '금쪽이'라고 하시던데 그런 모먼트를 다 담아주고 해결해주신 분이지 않나. 그런 눈빛이 저 사람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제일 중요한데 이 사람의 말투와 대화법을 어떻게 해야 '눈'을 부각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 적이 있다. 그랬을 때 여러가지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을 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더 강성민 답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에 톤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그 덕분일까. 이규형이 연기한 강성민을 두고 '금쪽이'라는 반응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호응이 있었다. 이에 이규형은 "주변에서 모니터링도 해주고 소속사에서도 모니터링을 해주는데 처음엔 '금쪽이가 뭐지?'라고 검색을 해봤다"라며 웃었다. 그는 "제가 내무부 장관에게 '징징거리지 말라'고 하는데 축약하면 강성민이 삼식이 삼촌에게 징징거리면서 살아왔겠구나 싶었다. 뒤로 갈수록 직접적인 죽음에 대한 공포를 맞닥뜨리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약한 면이 저도 있다. 그 인물만큼 강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움직임이나 말투 또한 어떤 포인트에서는 저한테 있는 부분들이기도 하다. 제가 뭔가에 집중했을 때 나오는 예민함도 묻어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수틀리면 죽여달라고 하는 잔혹함은 저랑은 거리가 멀긴 한데 어쨌든 그런 포인트들이 조금씩 묻어있는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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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즈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