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너무 재밌어" 임시직 외인 아내도 반했다…155km 대전 예수 호투, 정규직도 긴장해야겠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7.03 14: 37

“한국 야구 경기는 미쳤다. 너무 재미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우완 투수 라이언 와이스(28)는 지난달 18일 아내와 함께 입국했다. 그의 아내 헤일리 브룩 와이스는 SNS 팔로워만 8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로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뒤 다양한 관찰기를 쓰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와이스의 KBO리그 데뷔전을 영상에 담으며 한국 야구 관찰기도 적었다. “한국 야구 경기는 미쳤다. 너무 재미있다. 경기장은 정말 아름답고, 미국과 달리 경기 내내 팬들이 서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전율을 일으킬 정도”라며 KBO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에 놀라워했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부부. /헤일리 브룩 와이스 SNS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4.06.25 / rumi@osen.co.kr

이어 “한화 팀은 대전에 있는데 팬들은 와이스의 머리카락 때문에 대전 예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온 긴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와이스는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LG),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롯데)과 함께 KBO리그의 ‘3대 예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5일 대전 두산전에 6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와이스는 2일 대전 KT전에도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는 놓쳤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였다. 
4회 1사까지 43개의 공으로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4회 1사 후 강백호의 높게 뜬 타구가 수비 위치를 깊게 잡은 좌익수 요나단 페라자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돼 퍼펙트가 깨지긴 했지만 다음 타자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6-4-3 병살타 유도하며 4이닝을 12명의 타자로 끝냈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4.06.25 / rumi@osen.co.kr
그러나 5회가 아쉬웠다. 오재일에게 우전 안타, 김상수에게 볼넷을 주며 1사 1,2루 위기를 초래했는데 여기서 강현우에게 일격을 당했다. 1B-2S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5구째 스위퍼가 바깥쪽 높게 들어가면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이 된 것이다. 2-0 리드를 날린 실투 하나가 너무 아쉬웠다.
이어 오윤석과 정준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멜 로하스 주니어와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 자초했다. 홈런 이후 완전히 무너질 수 있었지만 와이스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강백호를 초구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아 1루 땅볼로 3루 주자 홈에서 잡아냈다. 이어 배정대도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1루측 익사이팅존으로 향하는 파울 타구였지만 1루수 김태연이 몸을 날려 점프 캐치했다. 관중석 앞 그물망에 온몸이 기울 만큼 허슬 플레이를 펼쳤고, 와이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6회에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잡는 등 삼자범퇴로 막고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총 투구수 97개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5km, 평균 151km 직구(61개) 중심으로 스위퍼(23개), 커브(8개), 체인지업(5개)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4.06.25 / rumi@osen.co.kr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4.06.25 / rumi@osen.co.kr
불의의 스리런 홈런을 맞은 5회를 빼면 흠 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193cm 장신에 스리쿼터에서 나오는 볼의 각도가 처음 보는 타자들이 쉽게 타이밍 맞추기 어려웠다. 데뷔전에선 직구, 스위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날 두 번째 등판에선 너클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 비율도 늘리며 구종 다양화를 가져갔다.
4가지 구종의 전반적인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없었다. 빠른 투구 템포로 흐름을 주도하면서 위기 상황에선 표정 변화 없이 침착하게 극복한 경기 운영 능력도 눈여겨볼 만했다. 2경기 연속 100구 미만으로 6이닝을 채우며 김경문 감독이 가장 바랐던 이닝 소화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 고무적이다. 
기존 외국인 투수 산체스는 11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진 게 2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4km를 뿌리는 좌완 강속구 투수라는 메리트가 있지만 이닝 소화력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와이스가 단 2경기이지만 6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연이어 보여줬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서산에서 재활 중인 산체스도 긴장해야 할 상황이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가 김경문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06.25 / rumi@osen.co.kr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2024.03.09 / dreamer@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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