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테스트 보려고…’ 1년 만에 돌아온 前 키움 56승 외인, 두산은 왜 항공권+숙박 제공했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7.03 12: 40

부상 낙마 이후 1년 만에 한국땅을 밟은 에릭 요키시(35)가 다시 한 번 코리안드림을 이룰 수 있을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요키시의 1차 입단테스트 결과를 공유했다. 
이승엽 감독은 “나쁘지 않았다고 들었다. 작년 6월 키움에서 떠나 소속팀 없이 혼자 센터에서 운동했다고 하는데 문제가 된다면 실전 감각이 문제가 될 거 같다. 그래도 어깨, 팔꿈치가 아닌 허벅지 근육을 다쳐서 공 던지는 데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시라카와도 나온 상태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전 키움을 떠나는 요키시의 감사패 및 꽃다발 전달식때 요키시가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6.24 /rumi@osen.co.kr

2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SSG는 시라카와, NC는 하트를 선발로 내세웠다.1회초 무사에서 SSG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역투하고 있다. 2024.06.21 /sunday@osen.co.kr

두산이 지속적으로 요키시와 시라카와를 언급하는 이유는 기존 외국인선수 브랜든 와델이 다쳐 단기 외국인투수를 구해야하기 때문이다. 
브랜든은 지난달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두 차례의 병원 검진을 통해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고, 3주 후 재검진 일정이 잡혔다. 3주 이후가 복귀가 아닌 재검진이 결정되면서 두산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올해부터 도입한 단기 외국인투수 영입 제도로 시선을 돌렸다. 
KBO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장기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대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끔 제도를 손봤다. 소속 외국인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할 경우 기존과 같이 계약해지 후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등록하거나 해당 선수를 재활 선수명단에 등재하고,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대체 외국인선수와 계약해 경기에 출장시킬 수 있다.
두산 브랜든 와델 / OSEN DB
두산은 해외 독립구단, 미국 마이너리그 투수들을 포함, 브랜든 대체자 리스트업에 나섰는데 예상치 못한 리스트에서 리스크가 적은 후보 2명이 레이더에 포착됐다.  
한 명은 SSG 랜더스의 단기 외국인투수로 활약했던 일본 독립리그 에이스 출신 시라카와 케이쇼. SSG는 기존 외인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옆구리 부상을 당해 시라카와와 6주 단기 계약했는데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SSG가 2일 오후 시라카와와의 계약 종료를 공식 발표하면서 두산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추가됐다. 
시라카와가 웨이버 공시되면 공시 시점의 순위 역순으로 시라카와 선택권이 주어진다. 두산의 3일 기준 순위는 4위로, 10위 키움, 9위 한화, 8위 KT, 7위 롯데, 6위 NC, 5위 SSG의 선택을 기다려야하는데 SSG를 제외한 6개 구단 가운데 단기 외국인선수가 필요한 구단은 사실상 두산 뿐이다. 
2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선발로 SSG는 시라카와, KT는 벤자민을 내세웠다.5회초를 마친 SSG 선발 시라카와가 큰 숨을 내쉬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4.06.27 / rumi@osen.co.kr
이승엽 감독은 “시라카와는 비자가 필요 없다. 실전 감각 측면에서 문제가 없고, 한국프로야구에서 한 달 넘게 뛰었기 때문에 적응도 이미 된 상태다”라며 “다만 우리에게 우선권이 있는 건 아니다. 일주일 웨이버 기간 동안 혹시 다른 팀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일주일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바라봤다. 
다른 한 명은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에릭 요키시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요키시는 최근 두산 구단에 ‘몸 상태가 괜찮다’며 먼저 연락을 취했고, 두산은 항공권, 숙박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입단테스트를 제의했다. 
요키시는 지난 2019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2023년까지 5시즌 통산 130경기 56승 36패 평균자책점 2.85를 남긴 KBO리그 특급 용병. 첫해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10승(13승-12승-16승-10승)을 거뒀고, 2020년부터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2.14-2.93-2.57)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요키시는 불운하게도 작년 6월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며 키움에서 방출됐다. 
키움 히어로즈 요키시 099 2023.03.21 / foto0307@osen.co.kr
요키시는 지난 주말 국내로 들어와 두산 2군 베이스캠프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1차 입단테스트를 실시했다. 시차 적응 및 장시간 비행 이슈에도 최고 구속 143km를 마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베어스파크에서 숙박 중인 요키시의 2차 입단테스트는 3일로 예정돼 있다. KBO리그에서 무려 5시즌을 꾸준히 활약한 요키시는 이른바 6주 단기 알바로 제격인 후보다. 
두산은 요키시의 2차 입단테스트를 보고 단기 외국인투수를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둘 중) 누가 좋을까요”라고 웃으며 “이제 카드는 2개다. 6주 단기 대체선수라서 우리가 모든 걸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생각해서 좋은 판단을 해야 한다”라고 프런트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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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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