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에게서 정은지가 보인다 [Oh!쎈 레터]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7.09 17: 18

 이토록 20대 사회초년생을 잘 표현해낼 배우가 또 있을까.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정은지와 2인 1역을 맡은 이정은이 캐릭터와 혼연일체한 연기로 찬사를 받고 있다. 단순히 20대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것을 넘어, 정은지를 집어 삼킨듯한 싱크로율로 몰입도를 높였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20대 취준생이던 이미진(정은지 분)이 하루아침에 50대 아줌마(이정은 분)의 모습으로 변하고, 실종된 이모의 신분을 빌려 '임순'이라는 이름으로 시니어 인턴직에 지원했다가 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낮에는 50대 시니어 인턴 임순, 밤에는 20대 취준생 이미진의 모습을 오가는 만큼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주요 포인트는 2인 1역을 맡은 두 배우간의 호흡이다. 자칫하면 허무맹랑하게 느껴지는 판타지 요소를 배우들의 연기로써 시청자들에게 납득 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따를수밖에 없다.

13일 오후 서울 신도림동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JTBC 새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 X 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6월 15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배우 정은지, 이정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2024.06.13 /sunday@osen.co.kr

특히 아무리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야하는 직업이라 할 지라도 자신과 전혀 다른 세대를 연기해내기란 쉽지 않다. 본인이 노력한다 한들 보는 이들이 이질감을 느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터. 하지만 이정은은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으로 'MZ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정은의 '믿보배' 면모는 일찍이 잘 알려져 있던 바다. 브라운관 데뷔 이후 매해 쉴틈 없이 다작 생활을 이어온 이정은은 tvN '오 나의 귀신님' 서빙고 보살, '미스터 션샤인' 함안댁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깊은 연기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2019년 개봉된 영화 '기생충'에서는 국문광 역으로 국내외 관객들의 소름을 유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통해 청룡영화상, 춘사영화제, 부일영화상, 대종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기도.
이후로도 그는 여러 작품 속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뿐만아니라 OCN '타인은 지옥이다'를 시작으로 KBS2 '동백꽃 필 무렵', JTBC '로스쿨', 넷플릭스 '소년심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와요', tvN '우리들의 블루스', '미씽: 그들이 있었다2' 등 조연을 넘어 주연배우로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등골을 싸늘하게 만드는 살인자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판사, 억척스러운 시골여인까지 천의 얼굴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장악한 이정은은 이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통해 세대를 뛰넘은 연기로 스펙트럼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 패션부터 말투, 목소리와 행동까지 '96년생 MZ'로 탈바꿈한 이정은의 모습은 그 어느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움을 선사했다. 더군다나 단순히 20대처럼 어려보이는 연기를 하는 것을 넘어, '본체'인 이미진 역의 정은지와 싱크로율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부산 출신 정은지가 구사하는 사투리는 물론이고 사소한 몸짓 하나까지 세심한 분석을 바탕으로 '2인 1역'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는 정은지와의 꾸준한 소통과 호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이정은은 부산 사투리를 제 것으로 만들어내기위해 정은지의 사투리 녹음본을 생활하는 내내 틀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걸그룹 출신' 정은지에 버금가는 'Mr.Chu' 댄스부터 '26살 연하' 백서후(고원 역)와의 로맨스(?) 호흡까지, 말 그대로 작품 내를 '날아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중 임순이 계지웅(최진혁 분)의 사무실에서 실무관 보조로서 여러 업적을 이루며 에이스로 떠오른 만큼 이정은 역시 매 회 한계를 뛰넘은 연기 차력쇼를 펼치며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없어선 안 될 존재로 '하드캐리' 중이다.
취준생과 시니어 인턴의 현실적인 고초와 설움으로 출발해 스릴러와 로맨스를 오가는 단짠단짠 스토리, 이를 잘 녹여낸 '이정은지'의 열연에 힘입어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나날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첫회부터 4%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방송 2주만에 6%를 넘으며 전작과 전전작의 최고 시청률을 가뿐히 뛰넘는가 하면, 8회에서 8.4%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
화제성 면에서도 선방중이다.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6월 4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정은지와 이정은이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 쌍끌이'를 입증했다.
더군다나 올 한해 JTBC 드라마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월화극으로 편성된 '비밀은 없어'는 최저 시청률 1%, 최고 시청률 2%의 굴욕을 맛봤으며 후속작으로 방송중인 '놀아주는 여자' 역시 중반부를 넘을때까지 2%대를 유지 중이다. 토일극도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닥터슬럼프'는 최고 시청률 8.2%를 기록했지만 후반부에 하락세를 그리며 6.5%로 막을 내렸고, '하이드'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도 각각 6%와 4.9%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8회만에 '닥터슬럼프'의 최고 기록까지 거뜬히 넘으며 2024년 방영된 JTBC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 JTBC 드라마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또 어떤 스토리로 공감과 감동을 안길지, 서로가 서로를 집어삼킨 '이정은지'의 활약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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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삼화네트웍스,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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