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사랑한 상대였지만 종국엔 끔찍한 악연으로 남았다. 심지어 여자로서 끔찍한 리벤지 포르노 협박 피해까지 당하기도. 하지만 마냥 숨어 있을 순 없었다.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폭로한 용기있는 여성들이 여기 있다.
#구하라
리벤지 포르노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성 관련 영상을 뿌리는 일을 가리킨다. 주로 연인사이에서 찍은 성관계 영상을 복수나 협박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는 경우다. 몰래 찍은 경우든 아니든 당사자가 모르게 해당 영상을 퍼뜨리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처벌 받는다.
구하라 역시 이 범죄의 피해자였다. 지난 2018년 9월 구하라 강남구 논현동 집에서 당시 연인이었던 최 씨와 다툰 후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을 당했다. 최 씨는 구하라에게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매체에 제보하겠다며 협박했다. 구하라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최 씨에게 무릎을 꿇으며 동영상을 유포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다.
당시 이 사건은 연인 사이에서 벌어진 새벽의 몸싸움으로 처음 비춰졌다. 하지만 실상은 더욱 끔찍했다. 구하라는 연인과 몸싸움을 벌인 폭행에 대한 죗값을 받을 테니 리벤지 포르노를 예고한 최 씨를 용서하지 않기로 했다. 사랑했던 이에 대한 배신감보다 여자 연예인으로서 남은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더 컸다.
결국 구하라는 자신이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최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 최 씨 측은 성폭력 범죄와 상해 등 다른 모든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하고 손괴 혐의에 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다.
최 씨는 항소심을 통해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지만 이미 구하라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가해자의 실형 선고조차 보지 못한 채 2019년 11월 24일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하지만 고 구하라가 연예계를 발칵 뒤집은 버닝썬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끔 애썼던 조력자로 알려져 최근 다시 한번 온오프라인이 떠들썩해졌다.
2019년 당시 버닝썬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매체 기자는 구하라에게 먼저 연락이 왔고 데뷔 초부터 친구이자 정준영과 단톡방 멤버였던 최종훈을 매개체로 버닝썬 사건 취재에 도움을 줬다며 “구하라는 굉장히 용기있는 여성이었다. 저한테 얘기했을 때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라고 했다”고 밝혔다.
#쯔양
천만 구독자를 거느린 먹방 유튜버 쯔양은 지난 11일 새벽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남자 친구이자 전 소속사 대표였던 A씨에게 4년간 폭행을 당하고 수억 원을 갈취당했다고 폭로했다. “얼굴은 티가 난다며 몸을 때렸다”고 주장했는데 쯔양의 과거 영상에선 폭행과 방어흔으로 보이는 팔뚝의 각종 멍투성이와 대형 밴드를 확인할 수 있다.
쯔양이 2019년 개인 방송을 시작한 직후부터 무려 4년간 수익을 착취를 당했고 심각한 폭행으로 인해 상처와 방어흔이 생긴 걸로 풀이된다.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 김기백 변호사도 A씨의 폭행 증거 사진과 협박 메시지, 폭행 상황이 담긴 녹취록 등 각종 자료들을 공개했고 “쯔양이 못 받았던 정산금은 최소 4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쯔양은 라이브 방송을 인터넷 방송을 하기 전 휴학을 하면서 만난 남자친구 A씨가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 헤어지자고 했지만 오히려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아 A씨가 일하는 업소에서 일하기도 했다면서 당시 번 돈은 A씨가 모두 가져갔다고 밝혔다. 이 일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이버 렉카들은 줄줄이 나락길을 걷고 있다.
쯔양 측은 “A씨를 성폭행, 폭행상습, 상습협박, 상습상해, 공갈(미수죄 포함), 강요(미수죄 포함),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혐의로 형사고소를 진행했지만 사건 진행 중 A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면서 형사 고소는 불송치,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라고 알렸다. 다만 검찰은 쯔양을 협박하거나 협박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 유튜버들에 대한 고발을 받아 심도 깊게 들여가 볼 계획이다.
#낸시랭
구하라가 쏘아올린 리벤지 포르노 협박 피해 폭로는 낸시랭도 용기를 내게 만들었다. 지난 2018년 10월 낸시랭은 "가정폭력으로 이혼까지 결심한 비참한 상황이다. 남편으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까지 받고 있다.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남편에 대한 진실이 점점 밝혀지고 민낯이 드러나게 될 때 마다 폭력성이 강해졌다"고 털어놨다.
앞서 2017년 12월 그는 "위한컬렉션 왕진진 회장과 결혼했다"며 갑작스럽게 결혼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그의 남편인 왕진진이 특수강도강간혐의로 총 12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했으며, 지난 2013년 출소한 뒤 현재까지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고 알려져 팬들의 우려를 샀다.
그저 낸시랭은 "왕진진을 함께하고 싶은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억측들, 과거들 다 알고 있다. 그래도 사랑한다"며 감정에 호소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왕진진과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하는 B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하며 경찰서에 동반 출석했다. 악플러들에 대한 사이버수사를 정식으로 의뢰하겠다며 SNS를 통해 변함없는 부부애를 과시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왕진진은 또 사기죄로 피소됐고 결혼 생활 도중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격하게 부부싸움을 벌인 걸로 알려졌다. 왕진진은 2018년 10월 자해시도를 해 응급실에 실려갔고 결국 낸시랭은 이혼을 선언했다.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 두 사람은 각종 이슈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낸시랭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얻고 말았다.
#서민재
한때 연인 사이였던 남태현과 서민재는 마약 파문에 이어 리벤지 포르노 의혹에도 휩싸였다.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두 사람은 방송 등을 통해 재활센터에서 치료 중인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최근 리벤지 포르노 이슈로 다시 한번 세간의 중심에 섰다.
서민재는 최근 개인 채널을 통해 전 남자 친구에게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전 남자 친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남태현과의 과거가 알려져 있는 만큼 일각에선 전 연인의 정체를 남태현으로 추측했다.
이에 남태현은 데이트 폭력, 리벤지 포르노 협박 의혹에 대해 “현재 올라오고 있는 글의 내용들은 2~3년 전 연인 사이에 있었던 사적인 일들이다. 누가 더 잘못했다 덜 잘못했다 할 것 없이 서로 잦은 싸움들이 있었다. 그중 제가 일방적으로 데이트 폭력을 한 적은 맹세컨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서민재는 “저는 남태현이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하며 보냈던 문자와 영상 캡처본, 폭행했을 당시 목격자와 병원 진단서 모두 가지고 있다”며 “상처를 입힌 상대에게 ‘분노를 없애고 편안해지라’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또한 그간 저에게 해왔던 남태현의 행적을 생각하면 저의 행복을 빈다는 말에 진심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다”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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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NS,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