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운전해서 오라고 할 수도 없고"...왜 6억 투자한 '우승 청부사'는 아직도 못 오는걸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7.24 10: 40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LG 트윈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우승 청부사’다. 하루 빨리 한국으로 들어와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언제 입국할지 기약이 없다. 
LG는 지난 20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영입을 발표했다. 총액 44만 달러(6억 원)에 계약했다. LG가 줄 수 있는 최대 한도의 금액을 투자했다. 그러면서 올해까지 6년 동안 함께했던 장수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와 결별을 선택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대권을 노리는 LG 입장에서는 더 이상 켈리의 구위로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디트릭 엔스와 켈리를 놓고 저울질 했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 

LG 트윈스 제공

프로야구 LG 외국인 투수 켈리의 고별 경기가 우천 노게임이 됐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LG가 6-0으로 앞선, 3회초 두산 공격 때 먹구름이 몰려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서쪽에서 이동한 비구름은 인천 키움-SSG전을 1회초 우천 노게임으로 만들었다. 노게임 선언 후 열린 고별식에서 LG 켈리가 선수단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7.20 /cej@osen.co.kr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고별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고 고별행사에서 켈리를 비롯한 김현수 임찬규 등 동료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켈리는 눈물의 고별행사를 뒤로하고 잠실구장 LG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다 뺐다.그런데 켈리의 자리를 채워야 할 에르난데스는 아직 한국에 입국도 못 했다.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강타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먹통 사태 여파가 LG와 에르난데스에 미쳤다. 항공권 발권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국내선으로 이동을 못하고 있던 상황.
차명석 LG 단장과 함께 귀국하려고 했던 에르난데스였지만 항공권이 구해지지 않으면서 차명석 단장만 귀국했다. 당장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한국행 직항 노선이 있는 조지아주 애틀랜타까지 와야 하지만 이 과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이애미에서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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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담당자가 함께 있었다면 마이애미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애틀랜타로 이동해 한국으로 올 수 있었을텐데 혼자 운전하기는 힘들지 않나”라면서 빨리 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었다. 에르난데스를 픽업 해야 하는 외국인 담당자는 애틀랜타에 머물고 있다. 서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입국 시점이 늦어질수록 에르난데스가 적응해야 하는 시간도 줄어든다. 취업비자 등의 절차 등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입국하는 게 답이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들어오면 연습경기나 잔류군 경기 일정을 잡아서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래야 1군에서 던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었고 2017년 연말 룰5 드래프트를 통해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워스 등에서 99경기(49선발) 10승22패 평균자책점 5.10의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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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빅리그 레벨에서도 선발 등판 경험이 있다.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5월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빅리그 레벨은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트리플A에서는 통산 6시즌 동안 35경기 등판했고 선발로만 31경기 나섰다. 트리플A 성적은 159⅔이닝 11승7패 평균자책점 2.87의 성적을 남겼다. 207개의 탈삼진을 뽑았고 45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9이닝 당 탈삼진 11.7개에 9이닝 당 볼넷은 2.5개에 불과하다. 
불펜 등판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올해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9마일(151.1km), 평균 구속은 91.8마일(147.7km)을 기록했다. 포심(43.4%) 다음으로 커터(28.3%), 체인지업(18.3%) 싱커(6.8%), 슬라이더(3.2%)의 구종을 차례대로 구사했다.
눈물을 머금고 퇴출한 가족 같았던 장수 외국인 선수를 내보내고 데려온 우승청부사. LG는 어떻게든 하루 빨리 모습을 보기를 원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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