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게 '캡틴' 손흥민(32)을 보고 배우라고 조언했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를 치른다.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 2022년에도 손흥민과 함께 방한해 팀 K리그, 세비야와 친선경기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팀 K리그에 이어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는다.
토트넘은 손흥민 효과에 힘입어 국민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도 3년 연속 매진을 달성하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토트넘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6만 명이 넘는 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울 예정이다.
토트넘은 팀 K리그와 맞대결을 하루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프리 매치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오후 6시에는 오픈 트레이닝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손흥민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참석했다.
■ 다음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일문일답.
- 양민혁을 영입했다. 어떻게 보고 있는가.
우리 스카우트 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선수다. 어리지만, 상당한 능력을 갖춘 선수와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다. 미래가 밝다. 아직 원 소속팀과 합의한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하루빨리 팀에 합류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기대된다.
-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직접 한국에 와보니 손흥민 인기가 실감되는가.
첫날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영광이다. 손흥민이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같이 경험하고 체험하는 건 영광이다. 너무나 기뻤다. 손흥민에 대한 한국 팬들의 사랑이 토트넘 구단까지 전달되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잘 보답하는지가 중요하다. 오늘도 많은 팬들 앞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운동장에서 축구로 보여줘야 한다는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손흥민에 대한 사랑은 동료들과 스태프 모두가 느끼고 있다.
- 한국 축구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가. 셀틱 시절 K리그에서 뛰던 오현규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국에 입국하기 전에 호주 아시안컵에 대한 결과를 많은 팬분들이 기억하실 거라 생각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몰라서 최대한 손흥민 옆에 붙어서 입국했다. 한국 축구와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있었다.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K리그 구단도 여러 번 상대했다. 언제나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느꼈다. 또 수준 높은 축구라고 느꼈다.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에서 분명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손흥민을 시작으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해 임팩트를 남겼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많은 기대와 관심이 더 필요하다. 내일 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대표팀에서도 클럽팀에서도 한국 팀들을 많이 상대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들은 많이 이겼다. 내일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 일본 선수,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있다. 두 나라 재능들을 비교하자면.
일단 국가를 이야기하면서 어떤 나라 선수는 어떻다고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 결국 다 같은 축구선수다. 다만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으로 나가는 건 상당히 큰 도전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사실 고국을 떠나 해외로 진출하면 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화 차이가 크다. 국적을 떠나 어느 나라 선수든 마찬가지다. 또 해외에 진출했을 때와 막상 팀에 합류했을 때는 다를 수 있다. 환대받으리라 기대했지만, 아닐 수도 있다. 경쟁이 있는 축구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최근에 느낀 점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면서 잘 준비해온다는 점이다. 정신적으로도 잘 무장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도 열려있다. 노력하고 준비해오는 부분이 많아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감사하게도 난 여러 나라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여러 선수들을 만났다. 내게도 많이 성장하고 배우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이 내게도 많은 걸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결국엔 모두 축구선수고 축구가 가장 중요하다.
- 팀 상황은 어떤가. 히샬리송 등 빠졌던 선수들이 내일 뛸 수 있을까.
벤 데이비스도 훈련을 시작했다. 라두 드라구신도 한국에서 합류했다. 히샬리송은 아직 준비가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지난 경기와 크게 다르진 않다. 비슷하게 경기 운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젊은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으면 하는가. 마이키 무어 등 유망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환경이다. 어떤 선수들과 생활하고 어떤 선배가 있는지. 그런 환경을 준비하는 게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선수들이 훈련장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만족하지 않고 매일 발전하겠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 무엇보다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그 이외에는 선수들의 몫이다. 본인의 한계를 계속 뛰어넘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옆에 있는 손흥민은 32살이다.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계속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지 노력한다. 여전히 발전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해야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 나도 58세지만, 계속 배우려 노력 중이다. 이런 것들이 잘 맞물릴 때 잘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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