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18, 강원)에겐 남다른 경기가 될 토트넘 홋스퍼와 맞대결, 속마음을 밝혔다.
팀 K리그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2년 만에 다시 방한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 2022년에도 손흥민과 함께 방한해 팀 K리그, 세비야와 친선경기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팀 K리그에 이어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는다.
이번 팀 K리그엔 강원의 '초신성' 양민혁이 뽑혔다. 2006년생 공격수 양민혁은 이번 시즌 첫 프로 무대에 데뷔해 놀라운 실력을 뽐내며 단숨에 리그 최고의 스타로 올라섰다.
양민혁은 2024시즌 개막전인 지난 3월 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선발 출격해 경기 시작 1분 만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3월 10일 2라운드 광주FC와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구단 최연소 출전, 승강제 이후 K리그 최연소 득점 등을 모두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양민혁은 올해 강원이 치른 25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10대 신인의 면모를 보였다. 승강제 이후 K리그 최연소 멀티골, 최연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고등학교 재학 선수 최다 라운드 베스트11 선정, 최초 라운드 MVP 선정, K리그 첫 3회 연속 이달의 영플레이어 선정 등 올 시즌 새로 세운 기록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28일 양민혁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양민혁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12월 토트넘으로 향하게 된다.
경기를 앞둔 31일 오전 양민혁은 서울 강서구의 메이필드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다음은 양민혁과 일문일답.
다른 선수들에겐 이벤트지만, 본인에겐 다른 의미를 갖는 경기다.
-프로 첫 시즌에 뽑혀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팬분들께서도 엄청난 환호를 보내주셔서 인기를 실감한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하고 싶어한다. 저는 또 개인적으로 특별하다. 토트넘에서도 저를 유심히 볼 거라 생각한다. 저의 장점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는게 제가 할 일인 것 같다.
다른 팀 제안도 있었다는데, 토트넘을 선택한 이유는.
-토트넘엔 손흥민 선수가 있다. 대한민국, 토트넘의 주장이다. 이런 점에서 같은 한국인으로 의지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손흥민과 만났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 앞에 서니까 긴장이 돼 많은 이야기 하지 못했다. 들은 조언은 영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고 영국에 와서 해야 할 것, 한국 팀에서 해야 할 것이 많다는 점이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다치지 말자고 했다.
영어공부 진행 상황은.
-한 달 전부터 영어 과외를 하고 있었고 확실히 아직은 어렵다. 전에 따로 했던 적은 없다.
이적이 실감나는지.
-런던에 가서 팀에 합류할 때 실감날 것 같다. 감독님 만났을 땐 호텔에 코칭 스태프도 많았고 깜짝 놀랐다.
비밀유지를 잘했다. 주변 반응은.
-당연히 '축하하다 대단하다'는 연락이 많았다. 비밀 아닌 비밀로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배신감을 느낀 친구들도 있어 보였다.
부모님 반응은.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팀에 입단할걸 저도 부모님도 몰랐다. 신기하도고 좋아하신다.
박태하 감독부터 이승우, 손흥민까지 칭찬일색이다.
-감개무량할 정도로 저에 대해 좋게 이야기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번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세리머니) 연습은 아직 하지 않았다. 경기장 가서 짧게나마 호흡을 맞추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준비해야 한다.
평소 춤을 즐기는지.
-친구들앞에선 춰도 골넣고 세리머니는 부끄럽다. 승우형은 스타다.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 흔쾌히 같이 하자고 했다.
본인만의 세리머니는.
-저만의 세리머니가 있음녀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프에 온지도 얼마 안 됐다. 많은 골 넣을거라 생각도 못했다. 미리 세리머니를 준비하면 골이 안 들어간다. 아직은 준비를 못하고 있다.
도와준 사람에게 감사 인사.
-김병지 대표팀 감독님 강원 코칭스태프 선생님들 정말 기회를 주셨기에 제가 거기서 보여줄 수있었다. 그렇기에 팀에 갈 수 있었다. 앞에서는 말씀을 감사하다고 못드려도 감사하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다. 3년간 성장하게 도와준 강릉제일고에도 감사한다.
토트넘 이적한 뒤 소셜 미디어 팔로우 현황은.
-제가 아직 다 걸진 않았지만, 오피셜 후 아치 그래이가 팔로우했다. 바로 와서, 먼저 다가와줘서 맞팔했다. 아직 영어가 좋지 않아서 대화를 주고받진 못했다.
토트넘 공식 SNS에 양민혁 선수 게시물이 올라왔다.
-댓글은 잘 안 본다. 게시물 확인은 안했다. 공식 계정에 올라오는건 다 봤다.
평소에 기사를 찾아보는지.
-원래 안 챙겨보다 요즘 챙겨본다.
윤정환 감독이 프로 데뷔 당시보다 지금이 더 성장했다고 한다.
-프로 첫 경기에선 긴장했고 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주시고 경기를 뛰며 여유가 생긴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이 성장한 것 같다.
토트넘 경기 평소에 챙겨 시청하는지.
-PL은 시차가 있어서 라이브로는 가끔만 봤다. 하이라이트로 자주 봤다.
좋아했던 팀이 따로 있는지.
-자주 바뀐다. 당시에 좋아했던 팀은 있었지만, 지금은 딱히 없다. 토트넘을 많이 좋아해야 한다.
닮고싶은 선수, 참고한 선수는.
-양현준 선수, 필 포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대로 유지를 해야 한다. 앞으로 손흥민 선수에게도 많이 배워야 한다.
배우고 싶은 점은.
-손흥민 선수의 양발 슈팅이 대단한 것 같다. 양발 슈팅 배우고 싶다.
스포츠 10대 열풍이 뜨겁다. 올림픽부터 축구까지.
-어린 선수들이 더 활약하는 거에 있어서 다른 친구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는 못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하는 세상이 왔다.
올림픽 챙겨보는지.
-양궁 결승전 봤다.
말 잘한다. 구단에서도 인터뷰를 잘한다고 이야기한다. 비결은.
-원래 잘하는 성격은 아니었는데 프로 와서 워낙 인터뷰를 많이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나다.
강원은 우승 노린다. 마지막 미션, 자신 있나.
-충분히 자신 있고 팀 형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강원이 잘하고 있기에 남은 몇 경기만 승리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가기 전에 우승하고 기분 좋게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다. 지켜봤는지.
-티켓이 없어서 티비로 봤다. 이 경기에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선수로 준비하며 느낀점.
-기분은 지금까지 정말 조다. 좋은 기분을 통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
긴장이 큰가 설렘이 큰가.
-긴장보다 설렘이 크다. 그런데 경기장 가면 긴장감이 찾아올 수도 있다. 지금은 설렘이 크다.
토트넘 소속으로 방문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텐데.
-문뜩 그런 생각을 했다. 내년에 토트넘 소속으로 다시 한국에 온다면 정말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많은 팬분들이 반겨주시면 자부심도 느껴지고 실감날 것 같다.
팬들 사이에서 전반 후반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해당 글 봤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토트넘과 모두 이해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중에 합류해서 그때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시즌 중반에 합류한다.
-시즌을 같이 시작하는 여름에 가는 것이 더 좋겠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겨울에 간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가서 제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일이 있었다. 1년 전엔 어떻게 보냈나.
-1년 전엔 U18 챔피언십을 뛰었다. 당시 부상당해서 준프로 계약이 늦어졌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지금 현재는 이렇게 잘 됐다.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내년에 더 성장해 토트넘 소속으로 한국에 와보고 싶다.
행사가 많다. 지치지 않는지.
-하다보니 참여했을 땐 함께해서 즐겁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팬분들이 즐거운 걸 보면 이게 역할인 것 같다, 행사 많이 하는 형들 대단하다.
남은 기간 어떤 각오로 마무리할지.
-시즌 중이다. 강원에서 많은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시즌 끝난 뒤엔 웨이트, 파워를 운동하고 가야 한다. 영어는꾸준히 해야 햔다.
유로에선 라민 야말 선수가 화제였다.
-야말 선수를 보면서 정말 저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활약이었다. 개인적으로 저보다는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리지만,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보다 큰 선수가 될 자신 있나.
-해봐야 한다.
월드컵 욕심도 있을텐데.
-국가대표에 뽑히는 게 의미가 크다. 하루빨리 국가대표에 선발돼 나라를 위해 뛰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연령별 대표밖에 못해봤다.
강주혁, 윤도영 등 동 나이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그 친구들과 원래 자주 연락한다. 주혁이도 며칠 전에 골 넣어서 축하한다고 대화 주고받았다. 도영이와도 연락하며 서로 축하해주면서 잘 지내고 있다. 토트넘 이적 후 '대단하다 멋있다' 연락 많이 받았다.
그 친구들도 다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자신감 있었다. 잘 유지해서 계속 하다보면 그들에게도 기회가 갈거라 생각한다.
강주혁 더 잘했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 그시절에 느끼는 감정이 있을 것 같다. 물론 저도 그땐 많이 부족했지만, 과거보다는 미래와 현재가 더 중요하다. 주혁이가 더 잘했다고 생각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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