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정은지가 연기자로서 12년을 걸어온 세월을 돌아봤다.
정은지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IST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본 박지하, 연출 이형민 최선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낮과 밤이 다른 여자’(이하 낮밤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X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지난 4일 종영했으며, 최고 시청률 11.7%(16회)를 기록하며 2024년 방영된 JTBC 드라마 중 역대 시청률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정은지는 부캐 이정은과의 '한 몸 케미', 8년 차 장기 취준생의 설움 폭발 연기, 사랑에 솔직한 29년 차 모쏠의 러블리 매력 등 감탄을 부르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매회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극에 흡인력을 더해냈다. 그 결과, 7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위, TV-OTT 출연자 통합 화제성 순위 TOP 1위 등 최정상을 싹쓸이했다.
‘응답하라1997’부터 ‘낮밤녀’까지, 정은지는 배우로서 12년을 걸어왔다. 그는 ‘낮밤녀’ 준비 과정에 대해 “주변 배우들이 연기 레슨을 받는데 나는 성향에 맞지 않아서 해보고 싶어도 ‘이게 맞나’ 싶어서 주저주저 하다가 못 했다. 지금까지 연기 레슨을 한번 받았는데 그게 ‘응답하라 1997’ 오디션 전이었다. 레슨을 받은 뒤에 선생님이 한 말 밖에 생각나지 않더라. 그 말에서 벗어나는 게 어려웠다. 연기 레슨을 받는 것보다는 주변에 많이 물어보면서 대화를 통해 캐릭터를 잡아가고 연기를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받은 연기 레슨이 아닌 독학과 주변에 질문을 던지며 준비한다는 정은지. 그는 ‘낮밤녀’에서 만난 이정은을 통해 또 많은 걸 배우며 성장했다. “이정은 선배를 통해서는 현장과 연기를 대하는 애티튜드와 대본을 보고 가지치기 하는 방식을 많이 배웠다.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후배들과 연기를 하게 될텐데, 이정은 선배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 최진혁 오빠와 이야기할 때도 이정은 선배처럼 현장에서 끌어주면 든든한 선배일 것 같다고 하면서 앞으로를 이렇게 채워가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임한 ‘낮밤녀’는 성공을 거뒀다. 정은지는 “시간이 주제여서 그런 것 같다. 높은 연령층에서는 젊었을 때와 나이가 들었을 때를 보며 자신이 경험했던 시간을 돌아봤다면, 젊은 층에서는 내가 갑자기 늙는다는 소재로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웃을 수 있는 주제 자체가 ‘낮밤녀’의 인기 요인이지 않았나 싶다. 최근에 무거운 장르의 드라마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밝은 드라마라서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진단했다.
12년 동안 달려왔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연기가 많다는 정은지. 그는 “조정석과 남매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더라. 아빠는 성동일 선배, 엄마는 라미란 선배 등으로 설정이 많았는데 코미디가 너무 좋다. 코미디를 하면 얼마나 내려 놓을 수 있냐고들 하시는데 ‘술도녀’를 보면 개집도 들어가고 고성방가도 하고 수풀에서 노상방뇨도 했다. ‘술도녀’로 경험을 다 해보니까 ‘낮밤녀’ 할 때 부끄러운 게 없었다. 상궁으로 등장하는 첫 모습도 주름을 더 깊게 하려고 했는데 다들 ‘그래도 첫 등장인데’라며 걱정을 해주시더라. 그런데 나는 그 분장이 만족스러웠다. 필요한 부분이거나, 웃기다는 확신만 있다면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낮밤녀’를 마친 정은지. 쉬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한데 올 한해 열심히 달리겠다는 각오다. “다음 작품 들어가려고 한다. 올 한해 안 쉬고 일하려고 이야기 나누고 있다. 바쁘게 일하는 건 온전히 내 의사다. 어느 순간부터는 스케줄을 하는 것에 있어서 정리를 하는 건 회사 몫이지만 하고 안 하고 말할 수 있는 연차가 됐다. 서로 조율하면서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꼰대력이 상승하고 있는 거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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