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ML 연봉 70억이었는데…어떻게 이런 투수가 한국에? KIA행 라우어, 5억으로 몸값 낮춰 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8.06 14: 07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을 거둔 좌완 투수 에릭 라우어(29)를 영입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507만5000달러(약 70억원)를 받던 투수가 1년 만에 잔여 시즌 35만 달러(약 5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한국에 왔다. 
KIA는 6일 새 외국인 투수로 좌완 라우어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로 총액 35만 달러. KIA는 지난 5일 기존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 그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캠 알드레드를 동반 방출하면서 라우어 영입을 위한 사전 작업을 끝냈다. 
라우어는 미국 오하이오주 엘리리아 출신으로 190cm, 94kg 큰 체격을 갖춘 좌완 정통파 투수. KIA 구단은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으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0cm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151km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이다’고 소개했다. 

밀워키 시절 에릭 라우어. 2022.06.06 / dreamer@osen.co.kr

KIA와 계약한 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된 라우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뛰어나다.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데뷔한 뒤 2020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팀을 옮겨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120경기(112선발·596⅔이닝) 36승37패2홀드 평균자책점 4.30 탈삼진 567개를 기록했다. 3~5선발급으로 꾸준히 활약한 투수로 근래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거물이라 할 만하다. 
최고 시즌은 2022년 밀워키 시절로 그해 29경기 모두 선발등판, 158⅔이닝을 던지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 탈삼진 157개로 활약했다. 연봉조정자격 첫 해가 된 지난해 밀워키에서 연봉이 507만5000달러로 껑충 뛰었다. 스몰마켓 밀워키 팀 내에서 연봉 6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2022년 9월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몸에 이상을 보였다. 지난해 10경기(9선발·46⅔이닝) 4승6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부진했고, 4개월 재활을 거쳐 지난해 10월1일 시카고 컵스전에 복귀했지만 4이닝 9피안타(3피홈런) 4볼넷 2탈삼진 8실점 패전을 안았다. 커리어 최다 실점으로 무너진 뒤 밀워키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샌디에이고 시절 에릭 라우어. 2018.09.22 /dreamer@osen.co.kr
밀워키 시절 에릭 라우어. 2022.06.06 / dreamer@osen.co.kr
FA로 시장에 나왔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지 못했고, 올해 3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 계약했다. 5월 중순 방출된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 계약하며 팀을 옮겼으나 빅리그 기회를 받지 못했다. 올해 트리플A 19경기(16선발·75⅓이닝) 4승5패 평균자책점 5.26 탈삼진 86개에 그쳤다.
저스틴 벌랜더, 랜드 맥컬러스 주니어,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루이스 가르시아, 호세 우르퀴디 등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휴스턴에서도 기회를 받지 못할 정도로 폼이 떨어진 상황이다. 트리플A에서 시즌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라우어는 한국이란 새로운 무대로 넘어가 반전을 노린다. 
그만큼 KBO리그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크리스 플렉센(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KBO리그 성공을 발판 삼아 메이저 계약을 따내며 선발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투수들이 많다. 벤 라이블리(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알버트 수아레즈(볼티모어 오리올스),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등 KBO리그를 거쳐 마이너 계약 후 빅리그 복귀에 성공한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에릭 페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클리블랜드 벤 라이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리어 저점에 떨어진 라우어 입장에서도 뭔가 강력한 변화가 필요했고, 한국을 터닝 포인트 무대로 결정했다. 잔여 시즌 연봉은 35만 달러로 1년 전 연봉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한국에서 재조정해 폼을 끌어올린다면 메이저리그 복귀 노릴 수 있다. 
KIA 입장에서도 라우어 같은 투수가 필요했다. 어깨 부상 이후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3.3마일(150.2km)에서 90.8마일(146.1km)로 크게 떨어진 게 불안 요소이지만 KBO리그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다. 좌타자에게 강하지만 우타자에 약했던 알드레드에 비해 라우어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유형이라 안정감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61승42패2무(승률 .592)로 2~3위 LG와 삼성에 5.5경기 차이로 넉넉한 1위를 달리고 있는 KIA는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까지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1선발이 필요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분전하고 있지만 또 다른 외인 투수 제임스 네일의 페이스가 떨어진 상황에서 라우어를 영입하며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지난 5일 오후 입국한 라우어는 6일 오후 메디컬 체크를 마무리한 뒤 선수단 합류 예정이다.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실전 투입된다. 
밀워키 시절 에릭 라우어. 2022.06.06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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