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선배 박지성에 존경을 표했고 후배 양민혁(강원)에게는 냉정한 조언을 건넸다.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양민혁과 6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민혁은 올 시즌까지 강원에서 활약한 뒤 내년 1월부터 토트넘에 합류한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자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1992년생 손흥민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2006년생 양민혁이 한 팀에서 뛰게 된 것이다.
양민혁의 토트넘 이적은 한국 축구사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K리그에서 불과 반 시즌 활약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양민혁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프리미어리그의 홈그로운 제도다. 21세 이전에 잉글랜드 또는 웨일스 구단에서 최소 3년간 훈련을 받은 선수는 홈그로운으로 분류되는데, 프리미어리그는 1군 선수단의 25명 중 8명을 홈그로운 선수로 채워야 한다. 해외 출신 유망주들에게 더욱 눈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흥민은 미국 매체 맨인블레이저스와 인터뷰를 통해 양민혁에게 충고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는 쉽지 않으며 순순히 자신의 자리를 내줄 생각은 없다고 했다. 손흥민은 경고(warning)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했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힘들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축구 외에도 언어, 문화, 피지컬,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겁주려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프리미어리그에는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과 포지션을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양민혁을 비롯해 새로운 선수들의 도전을 피할 수 없다.
손흥민은 "난 아직 여기에 있다. 양민혁이 새로운 팀에서 적응하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물려줄 생각은 없다"며 "어린 선수들의 체력이 더 좋지만, 축구는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좋은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자신은 물론 양민혁도 주전 경쟁을 통해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16시즌 토트넘에 입단, 어느덧 10번째 시즌을 앞둔 손흥민은 캡틴으로 2년 차를 맞이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부터 토트넘 주장을 맡았으며 한국 대표팀에서는 2018년부터 8년 동안 주장 역할을 하고 있다.
손흥민은 "박지성처럼 솔선수범하는 주장들을 많이 봤다"면서 "박지성을 선수, 인간으로서 존경한다. 그는 모든 선수를 항상 챙겼다"면서 "박지성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평소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모범을 보인다면 동료들이 잘 따를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통해 동료들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