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배우 함소원과 그의 남편 진화가 뒤늦게 이혼을 밝힌 뒤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아내의 맛' 조작 논란으로 프로그램에서 가족이 모두 하차하고 폐지 후폭풍까지 야기한 게 3년 전이다. 그러나 반성은 없었다. 오히려 방송의 절제를 벗어나 과감하게 2년 동안 쇼윈도 부부 행세를 한 모양새다.
함소원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50 이후의 삶은 이렇게 살려고 한다. 놀려고"라며 직접 쓴 인생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인생 계획표에서 딸과의 시간을 강조하며 가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단, 이혼한 전 남편 진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이혼 발표 후 재결합 가능성을 운운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함소원과 진화의 이혼은 지난 16일 알려졌다. 함소원은 이날 개인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희가 사실 2022년 12월 정도에 이혼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지난해 3월에도 이를 공개한 적 있다던 그는 하나 뿐인 딸로 인해 이혼 후 2년 동안 완전한 결별은 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남편과 완전히 헤어졌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진화와 실제로도 함께 지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함소원과 진화의 고백은 얼핏 듣기엔 딸을 위해 부부나 남녀가 아닌 부모로서 결단을 내린 듯 했다. 그러나 소수의 '인친'들을 제외하고는 공감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2년 동안 쇼윈도', '비즈니스 관계를 돌려 말한다'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실제 함소원과 진화가 이혼했다는 2022년 이후에도 SNS로 딸 뿐만 아니라 부부, 가족 동반 일상을 공개하며 인플루언서 행보로 이익을 거둔 바. 여기에 거듭된 사생활 논란과 그로 인한 관심끌기가 '이혼 팔이'로 전락한 여파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들 가족의 사생활을 둘러싼 진정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점이다. 함소원과 진화는 이미 지난 2021년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서 하차할 당시에도 방송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사과했다.
당시 함소원은 직접 밝힌 사과문에서, 방송 조작에 대해 사과하는 '아내의 맛' 제작진의 기사를 인용하며 "맞다. 모두 사실이다.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 잘못했다"라고 밝혔다. 당시에도 그는 거듭 사과하면서도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 잘못했다. 여러분 제가 잘못했다. 변명하지 않겠다"라며 '아내의 맛' 제작진의 연출로 잘못을 몰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실상 '아내의 맛' 제작진은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폐지를 받아들였던 터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함소원, 진화의 대중 기만엔 변화가 없던 실정이다. 이혼 사실을 숨기고 비즈니스 활동을 이어온 점이 특히 비판을 자아낸다. 소도둑된 바늘도둑의 전형일까.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혼 발표 이후에 대한 관심을 오히려 즐기려는 듯한 행보다. 실상 최우선은 논란에 대한 관심 이를 통한 현실적인 이익이면서도 이들의 욕망을 딸을 위한 결단으로 포장하고 있기 때문.
물론 현실에는 대가족, 핵가족, 딩크족, 1인 가구는 물론 심지어 거주 형태에 따른 쉐어 하우스 등 다양한 가구와 가족의 형태가 존재하고 이들 모두 하나의 가족으로 존중받을 수 있다. 사실혼과 동거 같은 이혼, 혼인신고와 같은 법적인 관계로 정의할 수 없는 부부의 형태도 있을 터다. 자연히 다정한 부부와 화목한 가정이 반드시 정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표본처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응원과 관심을 경제적 이익으로 취급한 뒤 사실은 아니었다고 기만하는 것은 별개다.
방송 조작이라는 전례가 있는 경우엔 더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 조작을 사과하고 시인했던 것처럼 오히려 솔직하게 이혼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정면돌파했다면 어땠을까.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방송기간 3년 동안 함소원과 가족들은 '아내의 맛' 원년 멤버로 자리를 지켜왔다. 대중을 속였던 조작 방송 3년, 이에 대한 사과 이후 3년 사이 쇼윈도 부부임을 속였던 2년. 시간은 이들에게 반성이 없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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