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개막전인데 "오만하다", "선발 자격 없다"...토트넘 에이스? 누가 뭐래도 '캡틴 손흥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8.23 16: 52

누가 뭐래도 토트넘 홋스퍼 최고의 선수는 여전히 '캡틴' 손흥민(32)이다.
축구 콘텐츠 미디어 '스코어 90'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PL) 빅6 구단별로 최고의 선수 TOP 5를 선정해 공개했다. 단순한 성적순이 아니라 구단 규모까지 고려해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6개 구단을 골랐다. 그중에서 토트넘 1위는 바로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 2024-2025시즌 PL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격팀을 상대로 거둔 결과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내내 레스터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일찍이 대량득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29분 페드로 포로의 헤더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12분 제이미 바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 완전히 레스터에 분위기를 내줬고,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할 수도 있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새로 영입한 솔란케가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아주면서 손흥민은 다시 왼쪽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2분까지 경기장을 누빈 손흥민. 그는 63회의 볼터치와 패스 성공률 87%(41/47), 슈팅 1회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특히 후반 막판 박스 안에서 부정확한 터치로 공을 뺏기며 기회를 놓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흥민은 직접 골문을 노리기보다는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했다. 각을 만들어 슈팅을 때리기보다 컷백을 내주거나 연계 플레이에 힘썼다. 그 결과 상대 박스 내 터치 10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3회, 기회 창출 2회를 기록한 손흥민이다. 드리블 7회 시도 중 4회를 성공하긴 했으나 슈팅 상황을 자주 만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토트넘으로선 전반을 압도하고도 1골밖에 얻지 못한 게 뼈아팠다. 심지어 유일한 골도 수비수 포로의 공격 가담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주도권에 비해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스러운 밤이다. 전반은 훌륭했고, 우리는 경기를 통제했다. 하지만 골문 앞에서 기회를 낭비했다. 후반전도 마찬가지였다. 출발은 좋아지만, 실점 후 레스터 관중들이 열광하면서 평정심을 잃었다"라며 "작년에도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 하고, 더 무자비해야 한다. 때때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주장 손흥민을 향한 혹평이 쏟아졌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주며 "경기 초반 솔란케를 향해 멋진 크로스를 올렸지만, 그의 다이빙 헤더는 막혔다. 몇 번의 번뜩이는 순간이 있었지만, 주장으로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라고 평가했다.
첼시 출신 크레이그 벌리는 손흥민과 토트넘 공격수들이 너무 오만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토트넘은 레스터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패스와 마무리를 보면서 그렇게 느꼈다"라며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이 그랬다. 공격수들은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쉽게 여겼다. 두 번째 골이 따라올 정도로 우리가 이 팀을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에 가깝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심지어 '풋볼 365'는 손흥민을 벤치로 내리고 2004년생 신입생 윌손 오도베르를 선발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제는 손흥민이 모든 팀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자격이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빼고 오도베르를 대신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는 문장은 일주일 전만 해도 미친 것처럼 들렸을 것이다.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작 한 경기로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빼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 최다 도움을 책임진 에이스다.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보다 많이 증명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아직 보여준 게 없는 오도베르나 한계가 확실한 데얀 쿨루셉스키가 그를 대체할 수 있으리란 주장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주장으로서 존재감까지 고려하면 손흥민이 빨리 살아나길 기대하는 게 합당하다.
스코어 90이 흔들리지 않고 손흥민을 토트넘 최고의 선수로 뽑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매체는 태극기와 함께 손흥민을 명단 최상단에 올려두며 그를 명실상부한 토트넘 에이스로 뽑았다. 그 뒤로는 부주장단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 포로, 미키 반 더 벤이 이름을 올렸다. 팬들도 손흥민의 순위엔 아무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
과거의 영광이 영향을 끼친 순위도 아니다. 스코어 90은 "랭킹은 과거 활약이나 기록보다는 현재 실력을 기록으로 선정했다"라고 강조했다. 맨시티에서는 로드리, 아스날은 마르틴 외데고르,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 첼시는 콜 파머, 맨유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각 팀 에이스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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