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3’에서 30대 여성이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사건 전말이 공개되었다.
8월 2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 시즌3’(연출 이지선) 50회에 이상봉 형사가 출연해 70대 할머니 살인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사건이 발생된 수원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쪽지문이 발견되었다. 쪽지문의 주인은 경기도 오산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이었다. 형사는 인적사항이 뜬 주소지로 달려가 초인종만 눌렀는데도, 이 여성이 범인이라는 예감이 확 끼쳤다고 했다.
“누구세요”라고 하실래 수원 중부경찰서에서 왔다고 하니, 범인 최씨는 "아 그러세요 들어오세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맞이하는 느낌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최씨는 왜소하고 마른 체형에, 오른손을 다친 상태였다. 경찰은 정황을 다 알고 온 것처럼 강하게 치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뜸 “왜 왔는지 알죠?”라고 물었다. 이에 최씨는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를 푹 떨궜다.
이어서 경찰이 "할머니 돌아가셨다. 거짓말 할 생각말고 경찰서가서 얘기하고 사건 마무리 하자"라고 말하자 체념한 듯 여성이 입을 뗐다. 그 때 갑자기 현관 문 비밀 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초등학생 아들이 집으로 들어왔다. 아들을 본 순간 여성의 눈이 변하면서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수하려 했던 여성은 "할머니는 모르는 일이라며, 손을 다친 건 화분이 깨져서였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진정시킨 뒤 서로 가서 이야기하자며 타일렀다.
경찰은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집안을 빠르게 둘러보았다. 작은 방을 보니 홍삼이나 영양제 같은 건강음식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최씨는 전에 사무실을 차려 다단계로 건강 식품을 팔았는데, 망하고 남은 제품들이라며 지금은 간간히 집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혹시 할머니 집에도 건강 식품을 팔러 간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최씨가 순순히 갔다고 얘기했다. 여성에게 손을 치료한 병원에 들렀다 가보자고 했더니, 순순히 병원이 어디인지도 알려주고, 진단서도 떼주었다. 환자 주장대로 작성된 거긴 하지만, 여성의 말대로 기록되어 있었다.
순순히 응하는 최씨의 반응에 경찰은 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가 사망한 채 발견된 아파트로 향한 경찰은 최씨에게 "이 아파트에 와본 적 있냐"라고 물었고,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할머니가 사는 라인만 빼놓고 다 갔었다고 대답한 여성은 아파트가 두 동밖에 없어서 다 가봤다고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다. 이미 할머니가 사는 아파트 동에서 쪽지문을 발견한 경찰은, 최씨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경찰서로 데려갔다.
조사 직전, 한 가지 사실이 더 확인됐다. 할머니 상가의 전 세입자 목록에 이 여성의 이름이 있었다. 할머니 상가에서 2년동안 다단계로 건강식품을 팔았었던 것이었다.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여성이 세입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은 숨긴 채로 할머니 사진을 보여주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딱 잡아뗀 여성에게 경찰은 “건물주 할머니를 몰라보는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최씨의 범행동기는 우발적 살인이었다. 할머니 상가에서 건강식품을 팔 때, 장사가 잘 안돼 월세가 밀려 결국 쫓겨나게 됐고, 1년이 지나 우연이 물건을 팔러 갔다가 할머니를 마주쳐서 반가운 마음에 인사 드리고 건강식품을 팔려고 했더니, 할머니가 아직도 이딴 걸 파냐고 하면서 화를 내고 갔다고 말했다.
그리곤 그 라인을 걸어 올라가면서 물건을 팔아보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아무도 사지 않았고, 그래서 수첩에 적어놨던 할머니 집에 찾아갔는데, 모욕적인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화가 나 현관에 있던 과도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강도사건으로 위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라인에 건강식품 판매원을 만난 이는 아무도 없었고, 사건이 30분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패널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chaeyoon1@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