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더 험난해질 24G, '안면 강타' 에이스 없이 어떻게 헤쳐나가나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8.25 01: 30

이런 페이스면 괜찮을 것 같았다. 선두를 질주하고 또 수성하면서 마지막에 웃을 일만 남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특급 에이스 제임스 네일에게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의 얘기다. KIA 타이거즈의 남은 정규시즌 레이스, 초대형 악재와 함께해야 한다.
KIA는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신승을 거뒀다. 전날(23일)의 대패를 완전히 설욕했다. 하지만 KIA는 2-0의 짜릿한 승리를 만끽할 수 없었다. 접전 끝의 승리에도 KIA는 침통했다.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상황은 6회에 발생했다. 1-0으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 데이비슨을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4구째 타격이 이뤄졌다. 그런데 이 타구가 네일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 네일은 급히 글러브로 얼굴을 가렸지만 타구가 워낙 빠르게 네일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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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은 곧바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고통을 호소하며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누가 봐도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창원 NC파크는 충격으로 고요해졌다. 타구를 친 데이비슨도 충격으로 주저 앉았고 대주자 최정원으로 교체됐다. 일단 네일을 대신해 KIA는 곽도규를 긴급히 투입했고 이후 전상현 정해영 등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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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관계자는 “네일 선수는 턱 쪽에 타구를 맞았다. 출혈도 있다. 일단 병원으로 이동해 치아 등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근의 창원삼성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고 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정규시즌 내 복귀는 힘들 수 있다.
당장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투수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얼굴에 그늘이 졌고 수심이 가득했다. 앞으로 남을 잔여 24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험난한 미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듯 했다. 
선수들도 네일의 부상에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내야수 박찬호는 “승리가 값지긴 한데 빼앗긴게 너무 크다.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당장 경기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도 이는 안 다쳤다고 하니까 엄청 큰 부상은 피했다고 생각했다. 뼈가 이상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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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올해 KIA는 선발진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며 악재 속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낙마했고 이의리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여기에 윤영철도 허리 부상으로 복귀까지 기약이 없다. 당장 시즌 내내 완주하고 있는 선발 투수는 최고참 양현종 뿐이다. 대체 선발들로 꾸리면서 황동하라는 영건을 발견했지만 안정감은 다른 투수들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리그를 압도하고 있는 에이스 네일의 부상은 청천벽력과도 같다. 지금까지 잘 버텨온 정규시즌 레이스와는 차원이 다를 앞으로의 정규시즌 막판 레이스다.
당장 2위와는 6.5경기 차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은 맞지만 선발진이 궤멸된 상황에서 이범호 감독은 선발진을 앞으로 어떻게 꾸리고 또 선두 레이스를 버텨나갈지를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 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박찬호가 공격을 잘 이끌어줬고, 9회초 최원준의 희생타점도 의미가 있었다. 투수쪽에서는 전상현이 멀티이닝을 책임지면서 팀에 힘을 보태줬다”라고 했지만 “네일의 부상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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