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오마이걸, 몽환=정체성..폭염 길어져도 “오히려 좋아”[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8.27 08: 12

 오마이걸이 ‘몽환’ 치트키를 꺼냈다. 
22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오마이걸 미니 10집 앨범 ‘Dreamy Resonance’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Dreamy Resonance’는 지난해 7월 발매된 미니 9집 ‘Golden Hourglass’ 이후 약 1년 1개월만에 공개하는 앨범. 승희는 “1년 1개월만에 가을을 알리는 앨범으로 나오게 돼서 기분 좋다기보다 ‘빨리 만나고 싶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긴 하다”며 “팬들이 좋아하는 몽환, 서정적인 곡으로 나오게 돼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이틀곡 ‘Classified’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팝 댄스 곡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신스의 신선한 조합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담고 있다. 효정은 “위로를 주는 가사가 특징이다. 멤버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생각하고 불렀다. 영어 가사와 한국어 가사의 뉘앙스 부분에서 녹음할 때 튀지 않도록 포인트를 잡았다. 고음 부분에서 시끄럽지 않고 부드럽게 잘 들릴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대중들이 계속 들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목소리 톤을 잘 잡으려고 노력했고, 들으면서 위로받고 힐링받을 수 있고 계속 듣고 싶은 곡으로 메이킹 하려고 연습하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Dun Dun Dance’, ‘살짝 설렜어’, ‘Dolphin’ 등 여름에 어울리는 청량 콘셉트로 많이 사랑을 받았던 오마이걸은 여름이 아닌 ‘가을’을 타겟으로 잡은 이유로 앨범의 콘셉트를 꼽았다. 유빈은 “전체적 오마이걸이 전하는 위로라는 콘셉트에서 시작했다. 어릴 때 보면 각자 애착하는 물건, 애착하는 인형 같은 상징물들 있지 않냐. 이 존재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 받고 힐링 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콘셉트로 잡게 됐다”며 “가사를 생각하다 보니 어떤 분위기가 어울릴까, 팬들이 어떤걸 좋아할까를 위주로 준비하다 보니 서정적이고 몽환, 아련한 분위가 어울리겠다 생각해서 앨범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효정은 “여름곡을 기대해주셨을 텐데 그동안 시그니처로 많이 들려드렸으니 오마이걸의 정체성이었던 몽환, 아련, 서정 감성으로 다시 인사드리고 싶었다. 이 콘셉트에 맞는 곡을 찾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콘셉트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력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미는 “그래서 여름 막바지와 가을에 잘 걸쳐서 컴백하게 됐다. 환절기 때 싱숭생숭하지 않냐. 위로되고 허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다만 최근 길어지는 폭염탓에 9월이 다가오는 현재까지도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유아는 “(폭염이 길어지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미미는 “날씨는 한순간에 바뀌고 일교차가 심하니까”라며 “에어컨 바람 쐬면서 듣기 좋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전했다.
또 컴백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승희는 “잘 만들고 싶은 욕심도 한몫했다. 개개인 활동이 굉장히 많기도 하니까 이렇게 뭉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도 한다. 여러 요인이 다양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미는 “노래랑 시기랑 잘 맞다. 다 시기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고, 유빈도 “오히려 좋다”고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실제 오마이걸 멤버들은 각자 예능부터 뮤지컬, 드라마까지 왕성한 개인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 컴백을 위한 호흡을 맞추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유빈은 “멤버들이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오히려 이번에 그걸 더 많이 느꼈다. 개인적으로 감동받은 게 아린이가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다. 새벽까지 촬영했는데도 연습에 와서 전혀 티를 안 냈다. 두 시간 뒤에 나가야 하는데도 안무의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한마디 없이 그걸 다 소화했다. 멤버들도 ‘빨리 나갔어야 하는데’, ‘배려 해주자’ 하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서로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걸 느꼈다. 오히려 감사한 부분을 더 많이 느낀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효정도 “개인활동을 하면서 멤버들이 배우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단체로 소통하는 것도 알게 되니까 더 이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려 한다. 단체로 있을 때 더 편하다. 물론 처음하는 것들에 대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안무 합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는 특히 합을 맞추는 동작이 많아서 시간을 많이 소요해야 했다. 그런 부분은 멤버들끼리 붙잡고 많이 연습했다. 그걸 제외하고는 전부 다 좋게 잘 했다”고 멤버간의 깊은 유대를 전했다.
미미는 이번 신곡과 지금까지의 몽환과의 차이에 대해 “뮤직 비디오를 촬영할 때 멤버들의 표정을 많이 봤다. ‘CLOSER’나 ‘비밀정원’ 때는 어릴 때였지 않냐. 그때는 감정에 집중하려는 모습이 컸다면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 무대에서도 어떤 식으로 감정과 표정을 컨트롤 할지 생각한다. 좀더 성숙하고, 앳된 모습에서 벗어난 모습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효정 역시 “몽환, 아련 콘셉트에 얽매이기보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포인트를 뒀다. 많은 분들이 가사를 진정으로 느낄수 있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이번 무대를 보고 노래를 들으면 오마이걸의 성장된 표현을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Classified’ 작사에는 작사가 김이나와 미미가 함께했다. 유빈은 “오마이걸의 음악을 들으면서 힘이 됐다. 위로를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수로서 행복하고 가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말들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다. 항상 이 자리에 있을테니 언제나 듣고싶을 때 저희 음악을 찾아주면 위로가 돼드리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데 김이나 작사가님과 미미 언니가 저희 마음을 예쁜 가사로 잘 담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미미는 “팬들이 기대하시는 오마이걸의 모습은 몽환이지 않나. 가사를 쓸 때 서정적인 느낌 안에 몽환적인 느낌을 줄 수 있고, 랩이 튀지 않게 묻어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브릿지 랩에 ‘심해를 항해중’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오마이걸 수록곡 제목이기도 하다. 심해를 항해 중인 게 모두의 모습일 수 있지 않나. 누구나 헤멜 때가 있으니까 그런 걸 공감할 수 있게끔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노래 뿐 아니라 퍼포먼스 부분에도 포인트를 뒀다. 효정은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들을 때 가수의 목소리만 듣는 경우가 있지 않냐. 그게 아니라 전체적인 음악을 다 들을 수 있는 노래라 생각한다. 그 노래 하나하나로 만든 안무가 예쁘다. 피아노 반주에 맞춘 안무도 있고, 그런 보는 재미를 살려서 안무 만들어주셨다. 좀 더 예술적인 부분이 많이 산 느낌”이라고 자신했다.
멤버들의 유닛곡도 눈에 띈다. 이번 앨범에는 미미·승희의 ‘La La La La’, 유빈·아린의 ‘Sway (YOU & I)’, 효정·유아의 ‘Love Me Like You Do’도 수록됐다. 유아는 유닛을 나눈 기준을 묻자 “효정 언니와 제가 먼저 결정했다. 곡을 듣고 멤버들이 효정언이와 제가 부르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 저희 둘이 먼저 짝을 맺고 승희는 미미랑 힙한 곡을 소화하고 싶어서 짝지어지게 됐고, 자연스럽게 아린이와 유빈이가 짝이 지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빈은 “오히려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아는 “막내 라인이라 팬들이 들을 때도 다른 느낌으로 들을 수 있을것 같다. 승희, 미미도 95라인이 함께 하는 것이고. 효정 언니와 저는 보컬 합을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서 잘 섞인 것 같다”고 만족했다.
지난 2015년 4월 데뷔한 오마이걸은 현재 햇수로 10년차에 접어들었다. 유아는 “처음에는 시아라는 아이가 있고 유아라는 아이가 따로 존재하는 것 같았다. 두 개의 자아가 잘 융화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느끼고 때로는 그걸 통해서 많이 배우기도 했었다. 지금 이 생활을 10년 동안 하면서 느낀 건 유아와 시아는 하나구나. 우리는 붙어 있는 거고 나다운 모습이 곧 유아로서 나오고 유아로서 받은 긍정적 에너지도 시아로서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그런 부분이 성장하게 된 것 같다. 사람으로서도 안정적이게 만들고 저와 같은 마음을 느낄 친구들이 있으니 어려움이 느껴지더라도 웃으면서 내 편인 느낌, 든든한 느낌을 받으면서 잘 이겨나갈 수 있었다”고 끈끈함을 전했다.
10년사이 ‘예능 블루칩’으로 등극한 미미는 “상상도 못했다. 세상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흐름에 맡겨서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의 제가 될 거라 생각 못 했고, 연습생 때는 오마이걸이 될 거라고도 생각 못 했다. 뭐든지 예측할 수 없는 와중에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어서 그렇게 살아왔다”며 “데뷔 때 생각하면 여러모로 성장해 온 것 같다. 데뷔 때는 핑크 치마 입는다고 울었다. 입기 싫다고 대기실에서 혼자 울었는데 지금은 핑크 치마 없으면 못산다. 오마이걸 자체가 내가 돼버렸다. 몸 어딘가, 피 안에 오마이걸이 있는 거다. 그런 존재”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도 미미는 “늘 힘든 상황이 있어도 다 같이 힘들었다가 다 같이 웃으면서 극복했다. 정말 힘든 상황이 있으면 함께 엄청 힘들어하고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다가 라면 볶아먹으면서 풀린다. 그렇게 해쳐나갔다”고 전했다. 효정 역시 “멤버들이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퍼트리려 노력하고, 어렵고 나쁜 기분은 퍼트리지 않으려 했다. 정말 힘들 때 다 같이 얘기하고 풀려고 했지만 그걸 늪까지 빠질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고 다음 발자국으로 나가기 위한 방법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힘든 순간보다 오히려 영광스럽고 감사한 순간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고 돌이켜 봤다.
미미는 오마이걸의 ‘최고의 순간’에 대해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가 누릴 영광은 조금 더 남아있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전했다. 효정은 누리고 싶은 ‘영광’에 대해 “모두의 추억 속에 오마이걸이라는 그룹이 ‘내가 힘들 때 이런 음악으로 힘을 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런 음악을 선물로 줬다’와 같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영광이지 않나. 지금도 많은 분들에게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그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 1막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2막, 3막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1막은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 스텝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유아는 “멤버들과 앨범 얘기를 많이 한다. 어떤 방향성으로 나갈지, 우리가 잘하는 건 뭐고 대중이 원하는 게 뭔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제가 느꼈던 넥스트 스텝은 저희 우정이라 생각했다. 오마이걸로서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10년차에 동고동락하면서 이제는 어떤 누구와도 바꾸고 싶지 않고, 이번 앨범을 통해 개성 뚜렷한 멤버들을 사랑하게 됐다. 준비하고 녹음하고 연습할때 힘들고 지쳐도 멤버들이 있어서 웃으며 준비할 수 있다. 저희만의 우정과 아름다운 스토리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그게 우리의 넥스트 스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효정은 “‘살짝 설렜어’, ‘DUN DUN DANCE’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19로 공연을 못했다. 전성기라 해주시는 시기에 공연이나 팬들을 많이 못 만나서 그때 소중함을 느꼈다. 그때를 계기로 공연이나 팬들과 만나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우리의 넥스트 스텝은 멤버들과 팬들과 교류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많이 만들어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빈은 “저는 멤버들을 표현할 때 착한 욕심쟁이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정말 선한 사람들이라서 팀적으로 앨범과 무대를 만들 때 본인이 해야 할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욕심을 최대한 내면서 실력이나 보여지는 것에 많은 것들을 하려고 한다. 그게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 더 시너지를 내기 위한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은 그런 부분이 보여지는 앨범 같다. 음악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고 퍼포먼스 적으로도 우정, 케미가 보이는 퍼포먼스가 많다. 그런 부분도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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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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