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퀴 돌면 빼려고" 강철매직은 또 한 번 속아봤는데…조이현 첫 승 화답, "오늘도 잘 버텼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9.06 00: 30

“한바퀴 돌면 빼려고 한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 등판하는 조이현의 활용 계획에 대해 “한바퀴 돌면 빼려고 한다”라고 했다. 롯데 타순을 한 번 정도만 상대하고 바로 두 번째 투수를 붙이려는 오프너 계획을 구상했다.
지난달 28일 LG전에서도 조이현은 2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전형적인 오프너 활용법이다. 이날 역시 이강철 감독은 조이현을 빠르게 교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유는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번 LG전처럼 한 바퀴 돌면 바꾸려고 한다. LG전 어쨌든 2이닝 무실점이었지만 정타가 나오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타순이 한바퀴 돌고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KT 위즈 조이현 /OSEN DB

KT 위즈 이강철 감독 /OSEN DB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조이현이 한 번씩 보여주는 희망적인 모습에 항상 미련을 가졌다. 그리고 후회하곤 했다. “오프너를 정말 오프너로 써야 하는데 미련을 가지고 한 타자만 더 상대하자고 하다가 어려워지고 교체 타이밍도 늦어지곤 했다”라면서 과거의 자신에 대해 자책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강철 감독이 미련을 못 버렸던 이유는 조이현이 롯데전 통산 성적이 좋았기 때문. 조이현은 롯데전 통산 9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2.77(26이닝 8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8월 10일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이강철 감독은 “롯데전이 좋았다. 너무 잘 던졌다. 그래서 투수코치를 불러 세워서 물어봤는데 한 바퀴 정도로 끝내자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날 ‘타순 한바퀴’가 조이현의 임무가 됐다. 
그러나 강철매직은 조이현의 투구에 또 한 번 속아보는 셈 치면서 밀어붙였다. 사실 타선이 일찌감치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4회까지 10점을 뽑았다. 조이현도 난타전 양상으로 경기를 끌고가지 않았고 이닝의 매듭을 잘 끊고 지나갔다. 결국 조이현은 5이닝 6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1실점 역투로 이강철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12-2 대승으로 4위 두산과 승차를 완전히 지웠다.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정현수가 선발 출전하고 KT는 조이현이 선발 출전했다.KT 위즈 선발 투수 조이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09.05 / foto0307@osen.co.kr
경기 후 조이현은 “승리보다는 열심히 던지려고 했다. 오늘도 오프너처럼 짧게 끊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초반에 점수 차이가 많이 나니까 그냥 계속 던졌던 것 같다”라면서 “벤치에서도 아무 말이 없었고 코치님이 한 이닝씩 더 갈테니까 조금만 더 집중해서 던져달라고 얘기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타선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오프너라는 제한적인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조이현의 머릿속은 팀 승리 뿐이다. 그는 “제가 잘 던져야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 욕심을 부를 때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오늘도 뿌듯한 생각보다는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라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KT 위즈 조이현 /OSEN DB
앞으로도 조이현은 지금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팀을 위해 기여할 생각이다. 그는 “항상 잘 던지고 싶지만 매 경기 좋은 느낌과 밸런스로 던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 또 나가게 된다면 2~3이닝 잘 던지고 뒤에 투수에게 부담없이 잘 넘겨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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