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이 대한축구협회(KFA에 경기장 컨디션과 관련해 공문을 보냈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0-0으로 종료됐다.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에 경기 결과까지 무승부가 나와 다소 아쉬운 경기였다.
그 원인 중 하나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지적받았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과 팔레스타인의 마크람 다부브 감독까지 이를 언급해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사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투자를 많이 한 '하이브리드 잔디'다. 이 하이브리드 잔디는 지난 2022년 국내 축구 전용구장에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필드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하이브리드잔디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95:5의 비율로 혼합돼 인조잔디의 파일이 천연잔디의 뿌리와 엮여 결속력을 높임으로써 외부 충격으로 인한 잔디 패임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도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현재 서울월드컵경기자의 잔디 상태는 엉망이다. '잼버리 콘서트' 등 스포츠 이외의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경기 소화가 힘들 정도였다.
지난 8월 24일 열린 강원 FC와 FC 서울의 K리그 경기(서울 2-0 승)에서 양 팀 선수들이 잔디로 인해 제 플레이를 못한 바 있다.
실제로 당시 양 팀 감독이 직접 잔디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홈팀 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잔디 상태가 아쉽다. 팬 분들도 좋은 축구를 보기 위해 돈을 내고 오셨는데. 상대 팀 강원에게도 미안했다”라고 말할 정도.
서울-강원전 이후 잔디 상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눈에 보일 정도로 잔디 상태가 더욱 악화가 됐다. 실제로 경기장에서 육안으로 부분마다 잔디 색이 다른 것이 확인될 정도였다.
이런 잔디 상태로 인해서 수차례 선수들이 넘어지거나 제대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장면이 나왔다. 특히 세밀한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한국 선수들이 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팔레스타인과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잔디 컨디션을 언급하며 "선수들 기술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컨트롤, 드리블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팬들의 눈에도 빠른 템포의 경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실텐데 홈에서 할 때만큼은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직접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AFC도 이러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컨디션을 인지한 상태다. KFA 관계자는 13일 OSEN과 통화에서 "AFC에서 최근 공문을 보내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예선을 치르려 한다면 잔디 보수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경기장을 대안으로 제시하라는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잔디 보수 세부 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다른 경기장을 후보군으로 제시하라고 했다. KFA는 서울 경기장 측에도 내용을 전달했다. 계속 소통 중이며 9월 25일까지 KFA 입장을 정리해 AFC에 회신하기로 했다"라고 알렸다.
아무 경기장이나 제시할 수는 없다. AFC 규정상 국제공항에서 150km 이내 거리에 위치해야 하며 차로 이동할 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경기장이어야 한다. 또한 시설과 조명 등 세부 조건도 존재한다.
관계자는 "시설관리공단측에서 개선의 의지를 보이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전해준다면 서울 경기장을 다시 제시하겠지만, 여의치 찮을 경우는 규정과 조건을 고려해 투 트랙으로 경기장을 이용하는 계획도 고려 중이다. 2~3군데 경기장을 후보군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10월 10일 요르단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0월 15일 이라크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