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랍 드발리쉬빌리(33∙조지아)가 UFC 밴텀급(61.2kg) 챔피언에 등극했다. 발렌티나 셰브첸코(36∙키르기스스탄/페루)는 3차전 끝에 알렉사 그라소(31∙멕시코)를 꺾고 1년 반 만에 UFC 여성 플라이급(56.6kg) 챔피언 벨트를 탈환했다.
드발리쉬빌리(18승 4패)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서 열린 ‘리야드 시즌 노체 UFC 306: 오말리 vs 드발리쉬빌리’ 메인 이벤트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션 오말리(29∙미국)에 만장일치 판정승(49-46, 48-47, 48-47)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점수 차이 이상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드발리쉬빌리는 오말리의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피하고 레슬링 싸움을 걸었다. 6번 테이크다운에 성공했고, 10여 분을 유리한 포지션에서 컨트롤했다.
마지막 역전 기회까지 차단했다. 오말리가 5라운드 프론트 보디킥을 성공시키며 복부에 대미지를 입히며 피니시를 노렸다. 계속 되는 복부 공격에 드발리쉬빌리는 고통스러워했지만, 다시 한번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드발리쉬빌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챔피언이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말리가 뛰어난 선수란 걸 알고 있었지만 난 그를 평범하게 보이게 만들었다”며 “모두가 내가 이 친구를 압도했단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상대로 유력한 랭킹 2위 우마르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대신 전 UFC 플라이급 챔피언이자 밴텀급 랭킹 5위인 데이비슨 피게레도(36∙브라질)를 다음 상대로 원한다고 밝혔다.
드발리쉬빌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누르마고메도프는 톱15 랭커 중 오직 한 명을 이겼을 뿐”이라며 “피게레도가 내가 쓰러뜨릴 다섯 번째 챔피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사람을 잠들게 만드는 강한 KO파워와 주짓수 실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코너 맥그리거(36∙아일랜드)를 뛰어넘는 슈퍼스타가 되길 원했던 오말리는 이번 패배로 날개가 꺾였다. 오말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많은 걸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불렛’ 발렌티나 셰브첸코(24승 1무 4패)가 챔피언 알렉사 그라소(16승 1무 4패)를 만장일치 판정(50-45, 50-45, 50-45)으로 꺾고 UFC 여성 플라이급 왕관을 되찾았다.
9연승으로 철권 통치를 이어나갔던 셰브첸코는 지난해 3월 그라소에게 페이스 크랭크 서브미션을 허용하며 왕좌를 빼앗겼다. 같은 해 9월 그라소에게 다시 도전했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무승부(48-47, 47-48, 47-47)를 기록했다.
이번엔 논란 없이 압도적인 레슬링으로 그라소를 제압했다. 무려 8번의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16분 4초를 유리한 포지션에서 컨트롤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고전했던 타격 영역에서도 더 많은 강타를 집어넣었다.
셰브첸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엄청난 기분이다. 스피어에서 경기했다는 게 마치 꿈만 같다. 챔피언 벨트보다는 이번 경기의 이런 측면들이 더 만족스러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셰브첸코는 그라소와의 4차전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얼굴을 만나고 싶다”며 “그라소 4차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도전자는 랭킹 2위 마농 피오로(34∙프랑스)다. 가라테 파이터 피오로는 3위 에린 블랜치필드와 5위 로즈 나마유나스를 모두 여유롭게 제압하며 타이틀 도전 자격을 입증했다. 현재 11연승(UFC 7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번 ‘리야드 시즌 노체 UFC 306: 오말리 vs 드발리쉬빌리’는 라스베이거스 랜드마크 스피어에서 열린 첫 스포츠 대회다. UFC는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내외부 LED 스크린으로 장관을 연출했다. 그 결과 UFC와 스피어 역사상 가장 높은 2200만 달러(약 290억원)의 입장 수입을 기록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U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