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결정, 후회할 것!" 7만 명 반대에도..."김민재-우파메카노 있잖아" 뮌헨 단장, 더 리흐트 판매 이유 밝혔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9.17 11: 28

막스 에베를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가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민재(28)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에베를 디렉터는 팬들의 반발 이후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매각한 이유를 설명했다"라고 보도했다.
더 리흐트는 지난달 바이에른을 떠나 맨유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료는 옵션 포함 총 5000만 유로(약 73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바이에른에서 더 리흐트와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동시에 영입하며 수비 보강에 성공했다.

맨유가 꿈꾸던 영입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수비 불안에 시달리며 프리미어리그(PL)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유리몸이 된 라파엘 바란을 내보내고 '유망주' 레니 요로를 영입하며 중앙 수비진을 새로 꾸렸다. 다만 요로는 프리시즌에서 3개월짜리 부상을 당하며 쓰러졌다. 
그러자 맨유는 이적시장 초반부터 노려왔던 더 리흐트까지 품었다. 아약스 시절 은사였던 텐 하흐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리흐트는 맨유에 합류하자마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호흡을 맞추며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바이에른도 기꺼이 더 리흐트를 내줬다. 바이에른 역시 센터백 교통 정리를 원했기 때문. 기존 자원으로만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다이어, 더 리흐트가 있는 데다가 지난 6월 이토 히로키를 영입했다. 여기에 '멀티 자원' 요시프 스타니시치까지 임대 복귀했다. 
부상이 잦고 주급이 가장 높은 더 리흐트가 매각 후보 1순위에 올랐다. 바이에른은 이토가 프리시즌 도중 중족골 골절로 쓰러졌지만, 미련 없이 더 리흐트를 놓아줬다.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우파메카노 듀오를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사실 바이에른 팬들은 더 리흐트를 판매한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반대하고 나섰다. 무려 7만 명에 달하는 팬들이 '더 리흐트 이적 반대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은 "더 리흐트가 남길 원한다. 그는 월드클래스 수비수이며, 아마도 우리 팀 최고의 수비수다. 그가 2022-2023시즌 구단 최고의 선수로 뽑힌 이유가 있다. 또한 그는 아직 24살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팬들은 "더 리흐트는 어리지만, 이미 성숙하다. 훌륭한 멘탈을 지니고 있기에 몇 년 안에 팀 수비를 이끌 중요한 인물이 될 것"이라며 "아약스 시절 더 리흐트는 19세의 나이로 팀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를 파는 건 절대적으로 끔찍한 결정이다. 우리는 확실히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에베를 디렉터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들을 달래려 노력했다.
에베를 디렉터는 지난 15일 바이에른이 홀슈타인 킬을 6-1로 꺾은 뒤 더 리흐트를 떠나게 한 이유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청원을 포함해 팬들의 반응을 팔로우했다. 많은 팬들이 그와 일체감을 느낀 걸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에베를 디렉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를 팔기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려야 했다. 우리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더 높은 위치에서 수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적합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더 리흐트에게 제안이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바이에른은 더 리흐트보단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콤파니 감독의 공격 축구에 잘 맞는다고 판단한 것. 더 리흐트는 발이 빠른 수비수는 아닌 만큼 라인을 높이 올리면 위험 부담이 크다. 반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공격적인 수비와 뒷공간 커버에 강점을 지닌 유형이다.
한편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이 치른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볼프스부르크와 개막전에서 범한 치명적인 실수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콤파니 감독도 김민재의 실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길 거부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민재는 2라운드 프라이부르크전부터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는 바이에른의 2-0 무실점 승리를 이끌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바바리안 풋볼 웍스는 경기의 '더 카이저(황제)'로 김민재를 뽑으며 "김민재는 다시 태어난 것처럼 보였다. 힘과 스피드, 패스 능력. 이날 그는 강력한 수비수의 모든 면을 강조했다"라고 극찬했다.
김민재의 철벽 수비는 15일 열린 홀슈타인 킬전에서도 이어졌다. 중앙선 부근까지 올라가 기습적으로 공을 끊어내는 등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그는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92%(112/122), 태클 1회 성공(1회 시도), 걷어내기 2회, 헤더 클리어 1회, 가로채기 2회, 수비적 행동 7회, 공중 볼 경합 성공률 80%(4/5) 등을 기록했다.
이번만큼은 독일 유명지 '키커'와 '빌트'도 김민재의 활약을 외면하지 못했다. 김민재에게 유독 박한 평가를 내리던 두 매체지만, 홀슈타인 킬전에서는 키커가 2.5점, 빌트가 2점을 매겼다. 수비진에서는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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