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서는 7천원 쓰는 것도 벌벌 떨지만 가족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좌석도 통쾌하게 끊는 가수 김종국이 정규 편성된 '짠남자'로 더 독해져서 돌아왔다.
MBC는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신규 예능 프로그램 '짠남자'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가수 김종국, 코미디언 장도연, 배우 이준, 코미디언 임우일, 위너의 이승훈, 코미디언 박영진이 참석해 프로그램을 연출한 노승욱 PD와 MBC 서인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짠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짠남자'는 김종국과 절약 DNA를 가진 패널들이 '흥청이 망청이'들의 생활 습관을 뜯어보며 참교육하는 예능이다. 저성장·고물가 시대에도 아직 플렉스의 잔당으로 남은 '흥청이‧망청이'들의 소비 습관을 낱낱이 파헤치는 국내 유일 본격 잔소리 예능으로, 지난 5월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다.
파일럿 방송 당시, '짠남자'에서는 아끼고 절약할 때 행복을 느끼는 소금이들과 거침없이 플렉스하는 '흥청이 망청이'의 극과 극 환장케미가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정규 편성된 '짠남자'에서는 짠돌이계 대체 불가 MC 김종국과 절약의 삶을 꿈꾸는 소금 지망생 '소망이' 장도연을 중심으로 '돌아온 소금이' 이준, '생활밀착형 소금이' 임우일, '스마트 소금이' 이승훈, '네임드 소금이' 박영진까지 절약 DNA 풀 충전한 패널들이 스튜디오에 모인다.
노승욱 PD는 "'짠남자'는 자신에게 쓰는 것은 기이할 정도로 아끼는 '소비 기인'들의 이야기다. 이 '소비 기인'을 '소금이'라고 하는데 쓸 돈을 안 쓸 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남의 돈도 아까워 해서 안타까움에 '짠소리'를 하게 되는데 절약의 기준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짠소리가 웃음을 만들어 내는 웃음 가득한 프로그램이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종국은 정규로 돌아온 '짠남자'에 대해 "짠돌이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살아왔다. 부정적인 단어였다면 저희 프로그램에서는 그 단어가 긍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짠돌이라는 표현이 자랑스러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도연은 "요즘 방송가가 다들 힘들기 때문에 정규 편성이 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고 있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고물가 시대에 최적의 방송이 아닌가 싶다. 저희는 정말 너무 녹화 시간 내내 얻을 것도 많지만 웃을 일도 많다. 재미있게 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봐주실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준은 "'짠남자'를 찍으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너무 재미있고 제가 촬영을 하는 건지 너무 웃다만 가는 것 같아서 그 정도로 저희 프로그램이 굉장히 신선하고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임우일은 "아끼다 보니까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40년 아끼니까 이렇게 왔다. 최근에 몇 년 전에 '욜로(YOLO)'라는 과격한 단어가 대한민국을 지배했다. 그 단어를 물리치고 '짠남자'가 대한민국 소비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형태가 됐으면 좋겠다. 2~3년 뒤에 '짠남자'를 통해 대한민국 전체가 조금 더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위너의 이승훈은 "이번에 '짠남자' 정규에서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아이 러브 더 MBC'다. 좌청룡 우백호에 비해 소금력은 부족하지만 형님들과 대한민국 GDP를 바꿀 수 있게 하겠다. 우리 프로그램이 기회가 돼서 대한민국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하고 한국은행 총재님과 종국 형님이 악수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헀다.
박영진은 "새롭게 합류하게 된 소금이, 소금이 중에서도 간수 뺀 소금이다. 이 분들과 함께 하면서 짠팁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막 쓰고 다니는 베짱이들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김종국은 "세탁소에 옷을 빠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가 안 돼"라고 발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종국은 "아무래도 제가 말씀드리는 게 '예능'이다 보니 조금 저희들이 극단적으로 표현을 하는 건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세탁소에 옷 맡기는 거하고, 잠옷을 따로 구입해서 입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그냥 내가 평소에 입는 옷 중에 내 몸에 잘 감기고 밖에 사람들한테 보이기 부끄러운 옷이 기준이 아니겠나. 잘 때 따로 옷을 갈아입는 게 저는 잘 모르겠다"라고 밝혀 웃음을 더했다.
또한 그는 "잘못됐다는 기준보다는 제 생각에는 그렇다. 모두를 이해하고 살 수는 없지 않나. 그렇지만 저희가 우리 이야기를 하고 '내가 잘 못됐다' 화가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소금이'들의 기준이다. 어느 정도를 써야 맞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 저도 소득 수준이 좋아지고 재산이 증식하면서 '이 정도는 써야 하지 않나' 생각도 한다. 그렇지만 제가 장난처럼 '많이 버니?'라고 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소득 수준에 맞춰서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과한 '짠내'로 인한 비호감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종국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도 아끼는 걸 많이 숨기고 있다. 사실 지출에 대해 잔소리나 이런 것들이 안 좋게 보일 수도 있고, 있는 사람도 써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어느 정도 공감도 하고 발맞춰 가기 위해 아끼는 부분을 많이 숨겼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저에게 많은 부분을 이야기할 순간이 된 것 같다. 어느 정도 소득 수준에 맞춰서 지출하는 부분을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다. 늘 이야기하지만 우리에게는 인색하고, 자신들에게는 쓰지 않지만, 밖으로는 잘 또 쓰는 그런 모습으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노승욱 PD는 "저희 첫 회식에서 2차 비용을 김종국 씨가 시원하게 써주셨다"라고 헀다. 이에 장도연은 "본인에게는 아끼지만 남들에게 시원하게 쓰신다", 박영진은 "본인 아끼려고 본인은 빠졌다"라고 거들어 웃음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이승훈은 "그 날 2차에 우일이 형이 닭볶음탕을 싸갔다. 다음 끼니도 해결하셨다고 들었다"라고 폭로했다. 임우일은 "새 거 인 것 같아서 싸갔는데 누가 먹던 거라 고기가 많이 들어있지 않더라. 잘못 골랐다. 한 끼 만에 다 소비했다"라며 웃었다.
그 정도로 '짠남자' 멤버들의 절약정신은 투철했다. 특히 임우일은 "최근에 스케줄 때문에 부산 갔다가 서울역에 KTX 타고 왔는데 막차가 끊겨서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안 잡히더라 고민을 하다가 공덕까지 걸어와서 거기서 도저히 못 가겠더라. 그렇게 오래는 안 걸었다. 1시간 정도 혼자 걸으면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했다. 저도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도착했을 때의 뿌듯함, 서울에서 공덕까지 택시비를 아꼈을 때의 뿌듯함이 너무 좋더라"라며 웃었다.
이에 김종국은 "생활화 해야 한다. 잃어버린 관절보다 뿌듯하다"라고 했다. 임우일은 "10만원 번 거보다 1만원 아낄 때 뿌듯하다"라고 거들었다.
박영진 역시 "아끼려고 아낀 건 아닌데 위염이 있어서 병원에 갔는데 야식하지 마시고 술 끊으시고 이런 말을 하시더라. 순간 내가 아픈 거 보다 위염이 있음으로서 내가 돈을 아낄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는 생각에 작은 병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치를 늦출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식대도 아끼고 술자리도 안 나가게 되더라. 위염 때문에 못 나간다고. 명분이 생길 수 있으니까"라고 말해 놀라움을 더했다.
나를 위한 소비에는 인색해도 남을 위한 소비에는 쓸 땐 쓰는 남다른 기준도 있었다. 임우일은 "행복했던 플렉스는 안 맞는 단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최근에 동료들과 호프집을 갔는데 옆에 테이블에서 어떤 신사분 두 분이서 저희 걸 계산을 해주셨더라. 그런데 그걸 종업원 분이 오셔서 계산을 해줬다고 말씀해주셨다. '감사합니다' 하고 앉아있을까 하다가 그럼 제가 선생님들 거를 계산하겠다고 두 분 걸 계산했다. 저희 거보다 더 나왔다. 계산해주는 제 모습이 멋졌다"라고 말해 응원 받았다.
김종국 역시 "저희 같은 소금이들은 그런 일에 행복을 느낀다. 얼마 전에 부모님 비즈니스 항공에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에 이승훈이 절약해 모은 재산의 기부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김종국은 "사회환원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일단 가까운데 어려운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라며 멋쩍어 했다. 이에 임우일이 "한국의 주윤발, 무려 8천억 기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더했다. 실제 주윤발은 막대한 기부금 외에도 유명세와 다른 검소한 소비생활로도 호평받았던 터다.
끝으로 장도연은 "'카메라 너무 많은 데 아깝지 않니'라는 대화를 18년 예능하면서 처음 들었다. 그 정도로 아끼는 프로그램"
이라고 밝혀 '짠남자'의 절약 정신을 강조했다. 이준 역시 "재미도 재미지만 그 안에서 분명히 느끼는 점도 많고 저 또한 나름 아낀다고 생각했는데 그 것도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다. 배우는 점도 많다.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거든 바.
정규 편성된 '짠남자'의 첫 번째 흥청이 망청이로는 가수 최예나, 코미디언 양배차가 출연한다. 이 밖에도 연예계 대표 흥청이 망청이들이 출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늘(25일) 밤 9시에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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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