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5년? 23년 버틴 故박승일..션 "완공 못 보여줘 미안" [Oh!쎈 레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4.09.26 17: 37

가수 션과 함께 전 세계 최초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에 앞장섰던 농구 선수 출신 박승일 대표가 끝내 하늘의 별이 됐다. 병원 완공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승일희망재단 측은 25일 “대한민국에 루게릭병이라는 희귀질환을 알리고, 루게릭요양병원 건립과 많은 환우와 가족을 위해 애써주신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 박승일님께서 23년간의 긴 투병생활을 뒤로하고 소천하셨습니니다”라고 밝혔다.
박승일 대표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기아자동차 농구단에 입단해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2002년에는 역대 최연소 프로농구 코치로 선임됐으나 부임 직후 루게릭병이 발병, 긴 투병 생황을 시작하게 됐다.

발병 후에는 루게릭병 홍보대사 및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국내에 루게릭병이라는 난치병을 알렸다. 특히 가수 션과 함께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센터 건립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전 세계에서도 최초의 루게릭 전문 병원이다. 
생전 박승일 대표는 “20년 동안 병상에서 그려왔던 루게릭요양센터가 이제 설계에 들어간다는 것이 꿈만 같다”며 “그동안 후원으로 함께해주신 기부자님들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루게릭병 환우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날을 꼭 볼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션도 지난 3월 “2009년 10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박승일 농구 선수를 만나고 그가 꿈꾸던 대한민국 첫 번째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돕겠다고 약속하고 1억 원을 기부한 게 시작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11년 7월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하고 박승일 선수와 함께 재단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박승일 선수의 입이 되어주고 손발이 돼 주어서 하루 빨리 루게릭요양병원을 건립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참 쉽지 않은 길이었다. 루게릭병 환우 박승일 농구코치가 환우와 가족을 위해 2002년부터 꿈을 꾸었던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이 드디어 착공을 하게 됐다. 총 예산 218억 원. 이제 더 이상 박승일 한사람의 꿈이 아닌 우리들의 꿈이 되버린 루개릭요양병원 건립. 착공을 시작으로 완공이라는 현실을 기대하며 벽돌 한장씩 쌓아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에도 JTBC ‘뉴스룸’에 나와 “루게릭요양병원은 전 세계 최초다. 완전 밑바닥에서부터 쌓아올린 거다. 루게릭 환자들 수명을 3~5년 본다. 그런데 박승일 대표는 22년 넘게 버텼다. 박승일 대표가 완공을 보면 얼마나 기뻐할까 생각하면 벅차오른다”며 감격했던 션이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게 11월 완공을 코앞에 두고서 박승일 대표가 하늘로 떠났다. 션은 25일 “승일아 그동안 너무 수고했어. 너가 쏘아 올린 작은 희망의 공이 많은 사람들이 이어가는 희망의 끈이 되었어. 너가 그렇게 꿈꿔오던 루게릭요양병원이 이제 곧 완공 되는데 그걸 못보여 주는게 너무나 아쉽고 미안하다”는 SNS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23년간 많이 답답했지. 이제 천국에서 마음껏 뛰고 자유롭게 움직여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나중에 우리 천국에서 만나서 못다한 이야기 다 하자. 승일아 미안하고 벌써 보고싶다 사랑한다 친구야”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고 박승일 대표의 빈소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층 1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7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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