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명단 발표를 코앞에 두고 대형 악재에 부딪혔다.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며 차출이 불투명해졌다.
홍명보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을 치를 국가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
3차 예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2연전이 기다리고 있는 이번 10월 A매치다. 대표팀은 내달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한국으로 돌아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맞대결을 펼친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각각 FIFA 랭킹 68위와 55위로 한국(23위)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자랑한다. 3차 예선에서도 세 팀은 나란히 1승 1무를 거두며 선두권을 형성 중이다.
특히 요르단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울린 주인공이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요르단 상대로 고전하며 2-2로 비겼고, 준결승에선 0-2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KFA)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고, 두 차례 임시감독 체제를 거친 끝에야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을 정식 선임했다.
이라크도 전통적인 중동의 강호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16강에서 요르단을 벼랑 끝까지 내몰다가 아이멘 후세인의 황당 퇴장으로 역전패했다. 한국도 이라크를 만나면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친 적이 많다.
최대 고비를 앞둔 홍명보 감독은 타의로 자의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지난 24일 정몽규 KFA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과 함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 선임 절차의 공정성 논란에 관해 질문받았다. 여야가 하나 되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불공정 논란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지금 월드컵 예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일을 해본 경험으로서 불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남은 기간 팀을 강하게 만들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내 임무"라며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린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명보 감독의 발걸음은 이후로도 분주했다. 원래 유럽에서 몇몇 선수를 점검하려 했다는 그는 유럽 대신 K리그 현장을 돌며 국내파 선수들을 체크했다. 28일엔 강릉종합운동장을 찾아 강원과 대구와 맞대결을 관전했고, 다음날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수원FC 경기를 지켜봤다.
새로운 얼굴 발탁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수원FC는 지난달 단 한 명도 홍명보 감독에게 선택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홍명보 감독이 명단 발표 전날 현장에서 점검한 만큼 '깜짝 발탁'을 기대해 볼 법하다.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2000년생 센터백 김주성이나 최준(이상 서울) 정도가 후보로 보인다.
일부 유럽파도 새로 승선할 수 있다. 지난 9월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던 홍현석(마인츠)과 배준호(스토크 시티), 오현규(헹크) 등이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여름 유럽 진출에 성공한 장신 공격수 이영준(그라스호퍼)도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을 노려봄 직하다.
특히 오현규와 이영준이 대표팀의 최전방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다. 오현규는 벨기에 리그 KV 메케렌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는 등 최근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영준 역시 스위스 무대에서 2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9월 발탁됐던 주민규(울산)와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둘 다 합격점을 받기엔 아쉬웠기에 홍명보 감독이 변화를 줄 공산도 충분하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따로 있다. 바로 주장 손흥민의 부상. 그는 지난 27일 카라바흐전에서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30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햄스트링은 민감한 부위인 만큼 금세 낫기 어렵다. 당연히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대표팀 합류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만약 손흥민 차출이 불발된다면 배준호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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