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를 입은 정해인과 캔디를 벗은 박신혜의 선택은 옳았다.
악해진 배우 정해인과 박신혜가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기존에 굳어졌던 엄친아, 캔디 이미지에서 벗어나 180도 다른 새 얼굴을 입고 폭발력을 더한 것. 뻔하지 않아서 좋은 것은 물론, 처음 보는 얼굴까지 완벽하게 ‘제 옷’으로 만들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꼭 필요했던 현명한 정해인과 박신혜의 선택이었다.
정해인은 요즘 두 얼굴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주말 안방극장에서 출중한 능력과 비주얼을 겸비한 ‘엄마친구아들’로 달달한 로맨스를 그렸고, 극장에선 광기로 물든 눈빛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특히 착하고 바른 이미지를 벗은 광기의 정해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정해인은 지난 달 개봉된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에서 광기 어린 사이코패스 박선우로 분해 열연했다. 선한 얼굴 뒤에 감춰진 속을 알 수 없는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정해인표 안정되고 섬세한 연기로 그려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베테랑2’는 개봉 직후 1위를 유지하며 누적관객 700만 명을 향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해인이 ‘베테랑2’를 통해서 기존 이미지를 과감하게 깼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해인은 연예계 ‘엄친아’ 이미지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반듯한 비주얼과 착하고 순수해 보이는 눈빛, 멜로 드라마를 통해 쌓은 연하남 이미지가 정해인을 대표하는 설명이었다. 그런 정해인의 이미지를 잘 살린 캐릭터가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의 최승효였다.
‘베티랑2’는 정해인을 대표하는 ‘엄친아’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리는 선택이었다. 여전히 선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그 뒤에 광기를 감추고 있어 더욱 섬뜩했다. 선하고 맑은 눈에 광기를 더한 정해인은 빌런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내며 새로운 악역의 탄생을 알렸다.
그런가 하면 박신혜는 살벌한 눈빛과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가난하지만 굳세고 꿋꿋한 ‘캔디’ 여자주인공의 전형이었던 과거를 털고 무자비한 악마로 변신했다. 악마 같은 죄인들에게 무자비한 ‘눈눈이이’의 처단을 행하며, 사랑스러운 비주얼과 달리 섬뜩하고 살벌한 모습으로 안티 히어로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박신혜의 변신 역시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연출 박진표)가 첫 방송 후 꾸준히 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것. 자신만만하고 오만한 표정과 보랏빛 눈으로 주저 없이 죄인을 처단하는 박신혜의 매력이 통했다는 의미다. 이전의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리는 파격적인 변신으로 얻은 호평이라 의미도 컸다.
박신혜의 완급 조절 덕도 있다. 박신혜가 연기 중인 강빛나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사랑스러운 비주얼과 달리 서슴없이 독설을 날리고, 살벌한 눈빛과 거침 없는 액션이 더해진 캐릭터. 악마로 돌아가기 위해 물불가리지 않고 잔인하게 죄인을 처단하는 모습이지만 인간 한다온(김재영 분)에게 설렘을 느끼거나 음식에 넘어가는 등 허술하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있다. 적절하게 양쪽을 오가는 박신혜의 유연함 덕분에 더 매력적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는 ‘악마’이자 히어로 강빛나였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SBS 제공, ‘베테랑2’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