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우리가 알던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독일 '아벤트 차이퉁'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벽이다. 둘은 빈센트 콤파니 감독 밑에서 꽃피우며 최고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9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1-1로 비겼다.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바이에른은 승점 13점(4승 1무)으로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바이에른이 전체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레버쿠젠의 수비도 단단했다. 선제골은 레버쿠젠의 몫이었다.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박스 바깥으로 흘렀다.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이를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연결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바이에른이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이번에도 환상적인 중거리 한 방이었다. 전반 39분 마이클 올리세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가 걷어냈고, 이를 박스 바깥에서 잡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공은 바깥으로 휘면서 레버쿠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이에른은 더 적극적으로 레버쿠젠 골문을 두드렸으나 소득을 얻지 못했다. 후반 3분 세르주 그나브리의 두 차례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때리는 불운도 겹쳤다. 결국 양 팀은 더 이상 서로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김민재의 철벽 수비가 빛을 발했다. 그는 높은 위치까지 적극적으로 올라가 압박하며 레버쿠젠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92%(84/91), 가로채기 2회, 볼 리커버리 7회, 지상 볼 경합 승률 75%(3/4), 공중 볼 경합 승리 50%(4/8)를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공식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리기 충분했다.
독일 '키커'의 마음까지 돌릴 정도로 뛰어난 활약이었다. 키커는 그간 김민재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던 매체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이번엔 김민재에게 평점 2점을 주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고, 단호하고 세심한 수비를 펼쳤다. 태클과 공중 볼 경합에서도 강했다. 이번 활약으로 그의 클래스에 대한 의문 부호를 지워냈다"라고 칭찬했다.
'스포르트'와 'TZ'도 마찬가지였다. 스포르트는 "전반엔 자책할 일이 별로 없었다. 집중력을 보여줬고, 큰 실수도 없었다. 우파메카노는 그에게 한두 번 뒷공간을 부탁해야 했다. 상대가 긴 패스를 했을 때 어뢰처럼 앞으로 나아가길 즐겼고, 중앙선에서 상대 패스를 가로챘다. 그게 바로 뱅상 콤파니 감독이 원하는 방식"이라며 김민재에게 평점 1.5점을 부여했다.
TZ는 김민재에게 2점을 매겼다. 매체는 "안정적으로 위치를 잡았으나 레버쿠젠을 상대로 다소 거친 경합을 펼쳐야 했다. 심판의 판정에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레버쿠젠의 공격 시도를 여러 차례 차단하며 팀이 수비에서 필요로 하는 자신감을 경기 내내 발산했다"라고 합격점을 줬다.
콤파니 감독의 지도 아래 '괴물'의 모습을 되찾은 김민재다. 그는 우파메카노와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바이에른의 수비를 훌륭히 이끌고 있다. 둘은 지난 시즌 후반기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서 흔들리며 벤치로 밀려났지만, '월드클래스' 수비수였던 콤파니 감독과 함께 완전히 부활하고 있다.
키커는 "지난 시즌 잦은 실수를 보였던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로 구성된 센터백 듀오는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 모두 매우 안정적이었고, 타이밍 역시 훌륭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패스 퀄리티와 볼 간수 능력이 부족하다"라고 혹평하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아벤트 차이퉁도 "레버쿠젠전은 바이에른이 콤파니 밑에서 올바른 길을 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투헬이 이번 저녁의 패배자처럼 보이게 했다"라며 "콤파니 감독은 시즌 초반 김민재-우파메카노를 기용하고 있다. 마테이스 더 리흐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고, 에릭 다이어는 벤치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지금까지 결과는 콤파니가 옳았다는 걸 입증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바이에른의 성벽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라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직접 결투하며 상대방과 싸울 수 있을 때 가장 강력하다. 따라서 콤파니의 공격적이고 위험성 높은 압박 시스템이 이들에게 적합하다"라고 분석했다.
바이에른 보드진 역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활약에 웃음 짓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름 이적시장에서 팬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더 리흐트를 매각한 선택이 정답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바이에른 CEO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정말 훌륭했다. 우선 둘 다 행복하고, 확실히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엔 비판이 있었고, 확실히 몇몇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김민재가 한국 여행을 마치고 새로운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다. 정말 기쁘다"라고 기뻐했다.
이어 그는 "둘은 콤파니의 신뢰를 얻었다. 감독은 여론과 반대로 둘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듀오로 묶어서 계속 기용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들이 점점 더 즐겁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디렉터도 "(김민재-우파메카노는) 정말, 정말 강하다. 그들은 극도로 타이트하고, 태클에 강하다. 그들을 보면 정말 기쁘다. 게다가 우리는 너무나 공격적으로 나아가는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미리 나가서 일대일로 싸우면서 역습을 막아낸다"라고 말했다.
나폴리 시절 장점이 나오기 시작한 김민재다. 그는 나폴리에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비로 세리에 A를 휩쓸었고,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22-2023시즌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도 당연히 김민재의 몫이었다.
이젠 바이에른에서도 그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 김민재. 그는 콤파니 감독의 세세한 코칭을 비결로 꼽았다. '아벤트 차이퉁' 소속 킬리안 크라이트마이어 기자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번 시즌 상승세에 대해 "감독님은 본인이 원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팀 전체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바이에른 부주장 요주아 키미히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두 사람이 해온 플레이는 잔인하다. 그들은 자기 골문 앞으로 50~60m나 되는 엄청난 공간을 막아야 한다. 그러려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실력이 필요하다. 특히 볼프스부르크전에서 둘이 비판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키히미 역시 콤파니 감독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하지만 콤파니 감독님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강하게 만들었다. 팀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그 모든 걸 갚고 있으며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벤트 차이퉁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며 키미히의 의견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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