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찬이가 혹시 미안해 할까봐…” ‘부친상’ 후배를 위해, 39세 맏형은 이를 더 악물었다 [준PO2]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10.06 14: 30

“(유)영찬이가 혹시 미안해 할까봐 더 열심히 던졌어요.”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진의 맏형 김진성(39)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진성은 1-3으로 뒤진 6회초 1사 1, 3루 위기에서 선발 디트릭 엔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LG는 엔스, KT는 고영표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6회초 1사 1, 3루 LG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4.10.05 / ksl0919@osen.co.kr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LG 유영찬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24.10.06 /sunday@osen.co.kr

투수교체는 적중했다. 김진성은 앞서 투런포를 터트린 문상철을 만나 볼카운트 1B-1S에서 포크볼로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 오윤석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황재균을 사구로 내보냈지만, 황재균의 2루 도루 실패와 함께 배정대를 7구 끝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김진성은 2-3으로 뒤진 8회초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팀은 2-3으로 패하며 1차전을 내줬지만, 가을 경험이 풍부한 관록의 김진성은 자신에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6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만난 김진성은 “사실 지금 감이 좋은 상태가 아니다. 어제도 나가기 전까지 계속 걱정했다. 그래도 늘 있는 일이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던졌다”라며 “아마 주자 없는 상황이었으면 오히려 실점했을 것이다. 근데 주자가 있어서 ‘땡큐’였다. 막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운이 좋았다”라고  전날 호투 소감을 전했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LG는 엔스, KT는 고영표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6회초 2사 주자 1,3루 LG 선발 엔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4.10.05 / rumi@osen.co.kr
김진성이 이날 더욱 이를 악 문 이유는 마무리 유영찬이 지난 3일 부친상을 당해 1차전 등판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후배의 공백을 메운다는 각오와 더불어 최대한 후배가 마음을 추스르는 데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김진성은 “사실 (유)영찬이가 1차전에 나오지 못해서 혹시나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가질까봐 신경 쓰고 던졌다”라며 “나도 상을 치러봐서 알지만 정말 힘들다. 오늘 (유영찬이) 된다고 하지만 몸이 많이 힘들 것이다. 어제 영찬이한테 ‘여기 신경 쓰지 말고 어머님 잘 신경 써 드려라’라고 했다. 오늘은 일부러 장난을 많이 쳤다”라고 후배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유)영찬이가 힘들어도 괜찮다. 팀에서 나가라고 하면 내가 나가면 된다”라고 맏형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LG는 전날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2-3 패배를 당하며 KT에 플레이오프 1차전 진출 확률 87.9%를 내줬다. 
김진성은 “어제 졌다고 분위기가 처지는 건 없었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우리가 1차전을 지고 이겼기 때문에 동요하지 않는다”라며 “어제는 고영표 선수 공이 워낙 좋았다. 칠 수 없는 공이었다. 그러니 오늘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이기겠다”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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