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고보결 “변요한 납치·강제 키스, 잃을거 없어 이판사판”[인터뷰③]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10.07 13: 08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고보결이 ‘백설공주’를 통해 집착과 광기의 끝판왕 연기를 선보인 소감을 전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주연 배우 고보결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고보결은 어린시절 존재감 없는 학생이었지만 10년이 지나 톱스타가 된 최나겸 역을 맡았다.

최나겸은 고정우(변요한 분)와 고등학생때부터 친구였던 인물. 고등학생 시절 고정우에게 첫눈에 반해 고정우가 살인사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후에도 꾸준히 면회를 다니는 등 10년간 짝사랑을 이어온다. 하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고정우를 향한 최나겸의 비정상적인 집착이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소름을 선사했다.
이같은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매일 일기를 썼다는 고보결은 “나겸의 행동이 객관적으로 이해할수 없는 행동이고 당연히 질타를 받아 마땅한 행동들이라 저 역시도 나겸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나겸으로서 확실히 공감하고 이해하고 퍼포먼스를 해야하기때문에 마음적으로 공감을 하는데 좀 더 도움을 받고자 일기를 썼다. 그러면서 나겸이 친구들에게 느꼈던 열등감이라거나 자격지심이라거나 그런 마음에 집중했다. 왜 정우를 그토록 갈망했나. 정우가 나겸에게 어떤 존재길래 동력이 생겼는지 알기 위해 분석적으로 도움 받고자 했다. 일기에는 그림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겸에게 정우는 어떤 존재냐”는 질문에 고보결은 “정우는 나겸이를 완성시켜주는 존재라 생각했다. 나겸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존재만으로 완성돼있지 않고 항상 열등감, 자격지심이 있고 빈 공간이 있기때문에 빛나는 존재, 선망의 대상이었던 정우가 내 품으로 와야지만 나겸이라는 존재가 살아있고 비로소 완성된다고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을 완성시켜주는 조각을 찾듯이 정우를 갈망한 게 아닌가 싶다. 정말 공허한 목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작품 후반부에서 최나겸은 고정우의 곁에 있는 하설(김보라 분)을 제거하고 그의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리기 위해 고정우를 납치하거나 강제 키스를 하는 등의 행위로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고보결은 “저도 처음 대본을 봤을때 충격 먹었다. ‘여기까지 간다고?’ 싶었지만 갈 데까지 간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나겸의 시점에서는 ‘이제 나는 벼랑끝이야. 이 방법밖에 없어’라고 생각했을 것 같더라. 오로지 목적이 정우였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선택할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본인이 칼을 들었지 않나. 한번도 칼을 들어본적 없었는데 거기까지 내몰린 게 참 안타까웠다. 키스신은 변영주 감독님이 즉석에서 ‘이건 어때?’ 하셨는데, 이미 이판사판이니 (최나겸이라면) 그럴 것 같더라. 이렇게 (고정우가) 예쁘게 잠자고 있는데. 그렇게 함께 리허설때 얘기하고 만들어갔던 장면들이 있는 것 같다. 그당시 나겸에 많이 이입돼 있는 상태였기때문에 그럴수 있다는 타당성으로 정우라는 공허한 목적을 쫓아가는 데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참 안타깝다. 그래서는 안 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엔딩 이후 최나겸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심리 치료 받고 마음적으로 회복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계속 살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고 충분히 사랑 받을수 있는데 마음만 잘 회복되고 고쳐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저의 바람”이라며 고정우를 향한 집착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기도.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악역을 선보인 고보결은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는지 묻자 “악역이라는걸 염두에 두진 않았다. 워낙 우리 드라마가 다 악역이 많기때문에. 악인들이 판치는 동네에서 선한 사람들이 진실을 추구하는 드라마였기때문에 악인이기때문에 오는 걱정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몰입감 있게 재미를 선사하고 보여드릴수있을까 거기에 더 집중했다. 딱 한번 걱정된건 제가 마침 연극을 하고 바로 드라마가 나왔다. ‘꽃, 별이 지나’라는 연극이었는데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그런 꿈많은 소녀 역할을 맡았다. 거기에서 팬들을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나는 기회가 있었는데, 팬분들이 어리고 다들 순수한 말똥말똥한 얼굴로 ‘다음 드라마 너무 기대된다’고 하시더라. 그때 걱정됐다. ‘내가 실제로 그런 사람은 아니고 너무 충격받지 마’라고 했더니 나중에 ‘왜 그런말을 했는지 알것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거 빼고는 재밌게 몰입해서 봐주셨다는거니까 욕을 해주셔도 기분이 좋더라. ‘덕미저리’라는 말도 들었다. ‘무천마을 아니라 미친마을이다’라고도 해주시던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몰입해서 봐주시는구나. 재밌게 봐주시는구나 싶어서 더 신이 났다”고 밝혔다.
한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지난 4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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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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