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반전' 투헬, 잉글랜드 가긴 가는데...맨유 아닌 대표팀 감독 협상 중 "빠른 합의 가능하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0.12 08: 00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니라 잉글랜드 대표팀 부임에 가까워졌다는 소식이다.
독일 'WELT'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투헬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자리를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파악한 바에 따르면 과거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었던 그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투헬은 여름까지 바이에른을 지휘했다. 이제 51세인 그는 곧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며 "투헬은 FA와 사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 사이에는 빠른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는다면 '삼사자 군단'을 이끄는 역사상 세 번째 외국인 감독이 된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의 자존심 때문에 자국 감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WELT는 "이전에는 스웨덴 출신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이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적 있다. 잉글랜드는 1966 월드컵 우승 이후 큰 성공을 기다려왔다. 최근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대회에서 두 번 연속 결승에서 패했다"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지난여름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작별했다. 그는 지난 7월 UEFA 유로 2024에서 준우승한 뒤 자진 사임했다. 당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랑스러운 잉글랜드인으로서 잉글랜드를 위해 뛰고 감독직을 수행하는 건 내 인생의 영광이었다. 내게 모든 걸 의미했고, 난 모든 걸 바쳤다"라며 "하지만 이젠 변화와 새로운 장이 필요한 때다. 베를린에서 열린 스페인과 결승전은 잉글랜드 감독으로서 내 마지막 경기였다"라고 밝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16년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사임으로 갑작스레 소방수를 맡았고, 곧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난 8년간 성적은 102경기 61승 24무 17패. 주요 성과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 유로 2020 준우승, 유로 2024 준우승 등이 있다.
다만 아쉬움도 컸다. 잉글랜드는 화려한 라인업을 갖추고도 언제나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비판받았다. 유로 2020 결승전에서는 당시 19살이던 부카요 사카를 중요한 5번 키커로 내세우다가 탈락하며 지도력을 의심받기도 했다. 이후로도 2022-2023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강등,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탈락으로 고개를 떨궜다. 
이번 유로 2024가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어김없이 최악의 졸전을 펼쳤고, 비교적 좋은 대진운에도 고전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데클란 라이스, 사카 등 '황금 세대'를 하나로 묶지 못했다. 어찌저찌 선수 개인이 만들어낸 후반 막판 골로 살아남으며 결승까지 올랐지만, 스페인에 패하며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잉글랜드는 아직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후임을 찾지 못했다.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 투헬 감독,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진전은 없었다.
일단 잉글랜드는 아일랜드 출신 리 카즐리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경기력은 기대 이하다. 
잉글랜드는 11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리그 B 3차전에서 그리스에 1-2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 막판 주드 벨링엄의 원더골로 기사회생하나 싶었지만, 반젤리스 파블리디스에게 극장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잉글랜드가 그리스에 패한 건 역사상 최초다.
결국 FA는 투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2년 뒤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하루빨리 정식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게 사실이다. WELT는 "투헬은 지난여름 바이에른을 떠난 이후로 무직이었다. 그는 잉글랜드에서 계속해서 좋은 평판을 누리고 있다. 2021년 첼시를 이끌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투헬 감독은 맨유행 소문이 파다했다. 맨유를 이끌고 있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지난 시즌부터 경질설에 휩싸여 있기 때문. 맨유는 지난여름에도 투헬 감독을 노렸지만, 막판에 텐 하흐 감독 유임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맨유는 여전히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은 '최후 통첩'을 받은 포르투전과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나란히 비기며 위기에 빠졌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개막 후 7경기에서 승점 8점에 그치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맨유 수뇌부는 텐 하흐 감독을 더 믿기로 결정했다. 6시간에 달하는 회의가 진행됐지만, 경질을 준비하는 어떤 움직임도 없다. 영국 'BBC'는 텐 하흐 감독은 여전히 업무를 유지하고 있으며 관례처럼 며칠 간 클럽을 떠나 있다. 따라서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그는 브렌트포드전 준비를 위해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 사이 투헬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을 두고 협상에 돌입했다. 물론 그의 맨유 부임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FA와 협상이 길어지고, 텐 하흐 감독이 또 졸전을 펼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WELT는 "텐 하흐는 보드진이 더 이상 그를 확신하지 않는단 신호를 받지 못했다. 다만 맨유는 여전히 투헬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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