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 우는데 "(축구 국대)아들 맞아?" 대놓고 험담..스타 2세의 고뇌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10.19 23: 53

 유명인의 자녀라면 으레 세간의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부모와 같은 분야의 길을 걷는다면, 대중은 자연스레 그 능력치를 저울질하고 평가한다. 때문에 스포츠 스타든 연예인이든 2세가 생기면 절대 자신이 하는 일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0일, 전 축구 국가대표선수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 씨는 자신의 소셜 계정에 아들 이시안의 축구 경기 사진을 찍어 올렸다. 이와 함께 그는 "그동안 즐겁게만 했던 취미축구에서 선수팀 입단후 진지하게 축구에 임한지도 벌써 5개월이 됐다. 선수팀 입단후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축구 잘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구나, 한없이 부족하구나 라는걸 느끼고 요즘은 지루한 기본기를 하나하나 해나가고있다"고 프로 선수에 도전하고있는 아들의 근황을 알렸다.
그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나씩 배워가면서 울고웃는 순간들을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데 시안이가 과연 한국에서 이렇게 축구를 할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PK실축 이후 엉엉 울면서 걸어나가는 시안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뒤따라 걸어가고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수근대는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동국 아들 대박이가 못넣었다', '이동국 아들이 맞냐'. 시안 아빠가 썬글라스를 쓰고 후드뒤집어 쓰고 걸어 나가고있는데 대회 관계자중 한 사람이 '아무리 천재성이 있으면 뭐하냐? PK는 넣어야지'라고 말하는걸 듣고 속이 많이 상했던거 같다"고 털어놨다.

2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 호텔에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렸다.선수부문 4세대 헌액된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딸, 아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5.02 /cej@osen.co.kr

이어 "선수일때 온 국민들에게 욕을 먹었을때도 후배들이 아닌 자신이 욕을먹어서 괜찮다고 했던 사람인데 어린 아들이 앞으로 커가면서 이런것들을 어떻게 감당할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지 '이래서 축구 안시키려고 한건데'라고 말하더라"라며 "아직은 너무나도 어린 시안이가 축구를 하려면 엄청난 무게의 부담감을 견뎌내야하고 커다란 아빠의 이름을 뛰어넘어야만 하겠죠. 그 길이 한참 멀고도 험난하다는걸 잘 알기에 시안이부터 우리가족 모두가 더 단단해져야하고 그래야 흔들리지않고 시안이의 꿈을 지지해 줄수있을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누군가에게는 부모와 같은 길을 걷는 스타 2세라는 타이틀이 하나의 특권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뛰어넘어야 할 벽이자 떼어내고 싶은 꼬리표이기도 하다. MBC 에브리원 '다 컸는데 안 나가요'에 출연중인 뮤지컬 배우 겸 연출감독인 박해미의 아들 황성재는 어머니와의 듀엣 제안을 단칼에 거절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방송에서 황성재는 "축제 무대에 서야 하는데 듀엣을 한 번 하자"는 박해미에 "엄마랑 이제 무대에 함께 서고싶지 않다. 같이 하기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해미는 "생에서 하기 싫은 거 안 하려면 혼자 빌어먹고 살아라. 네 나이에는 뭐든지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나는 길바닥에서도 있어봤다"라고 정색했지만, 황성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엄마의 꼬리표가 컸던 것 같다. 무대를 잘하면 '박해미 아들이래'라는 말을 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에 앞서 배우 장광의 아들 장영은 8월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배우 2세로서의 고충을 전했다. 그는 "20대 때는 '너네 아버지가 배우여서 좋겠다', '너희 아버지는 잘 나가는데 너는 언제 활동하냐'고 하더라"라면서 "저한테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아버지한테 누가 되지 말라고 하더라. 선생님한테 누가 되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뭐가 돼야 할지 모르겠더라"라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돼야 하는데 '나는 뭐 하고 있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이 사람들처럼 우리 아버지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면 어떡할까 싶었다. 그래서 존재 자체가 묵살당하는 느낌이었다. 아마 연예인 2세가 갖는 스트레스일 거다. 내가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스트레스인데 어떡하지 싶었다"며 "지금은 대꾸하기도 귀찮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내가 바꿀 수 있는 지점은 아니니까"라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어떤 것이든 쉬운 일은 없다. 다만 스타의 2세라면 더더욱 비교당하고, 부담이 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자신이 겪은 고생과 '2세'라는 무게를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녀에게는 자신과 같은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확언한 스타들도 많다.
반대로, 자녀가 이미 같은 직업에 발을 들인 경우 혹여나 특혜와 같은 의혹을 받지 않도록 철저히 도움을 주지 않고 지켜보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결국 이러한 부담속에서도 누군가의 2세가 아닌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나가야만 하는 것이 그들의 숙명인 셈이다. 부모와는 또 다른, 온전히 자신만의 자리를 다져나갈 2세들의 앞날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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