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을 쑥대밭으로 만든 오재원이 불구속 기소됐다. 후배 선수를 통해 의료용 마약류를 수수한 혐의가 추가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15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오재원을 불구속 기소했다"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현역 시절이었던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야구선수 등 14명으로부터 총 86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인 수면제의 일종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오재원은 2021년부터 후배들을 협박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 자진 신고한 8명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오재원이 주로 성품이 순하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1.5~2군급 선수들만 골라 ‘불법 행위’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은 수년간 후배들에게 대리처방을 강요하며 폭행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끊임없이 대리 처방을 강요하면서 “(수면제를 받아오지 않으면) 칼로 찌르겠다”, “을 지져 버리겠다”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위계질서가 강한 야구계 특성 상 힘없는 후배들은 ‘우승 캡틴’이었던 오재원의 협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자진 신고한 두산의 A선수는 “되게 무서운 선배였어요.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여서 괜히 밉보였다가 제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검찰은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이들을 수사한 결과 피의자 14명 중 김모씨와 황모씨를 약식기소했다. 나머지 피의자 중 죄질이 중하지 않은 3명은 보호관찰소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 9명은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각각 내렸다.
오재원은 이에 앞서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 수면제 약 2242개를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지난해 11월 지인 이모씨로부터 필로폰 0.2g을 수수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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