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월드컵 우승이지" 투헬 감독, 다시 만난 케인과 일 낼까..."트로피 따는 걸 돕고 싶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0.18 06: 44

"잉글랜드 유니폼에 두 번째 별을 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투헬이 잉글랜드 남자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됐다.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 파리 생제르맹 등을 이끌었던 감독이 삼사자 군단의 새로운 감독이 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FA는 "투헬이 잉글랜드로 돌아온다. 그는 과거 첼시를 유럽 챔피언과 세계 챔피언으로 이끌며 트로피를 가득 채웠고, 활약을 인정받아 2021년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또한 투헬은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엘리트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계약 기간은 1년 6개월로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FA는 "투헬이 합류하면서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광범위한 감독 찾기가 마무리된다. 여러 후보자를 인터뷰한 끝에 18개월 계약을 체결한 투헬이 가장 선호하는 감독으로 확인됐다"라며 "투헬은 캐나다, 멕시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2026 월드컵의 예선 절차를 앞두고 2025년 1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투헬 감독은 첼시와 바이에른에서 함께했던 앤서니 배리 수석코치와 다시 뭉치게 됐다. 배리 수석코치는 리버풀 출신으로 2022 월드컵과 UEFA 유로 2024에서 각각 벨기에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을 떠난 뒤 약 4개월 만에 새 직장을 찾은 투헬 감독. 그는 "잉글랜드를 이끌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 오랫동안 이 나라에서 축구 경기에 대한 개인적인 유대감을 느껴왔고, 이미 놀라운 순간을 맞이했다. 잉글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는 큰 특권이다. 이렇게 특별하고 재능 있는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앤서니 코치와 긴밀히 협력해 잉글랜드를 성공으로 이끌고 팬들을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FA, 특히 마크 불링엄 CEO와 존 맥더못 테크니컬 디렉터의 신뢰에 감사드린다. 함께 여정을 시작하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불링엄 CEO 역시 "세계 최고 수준 코치인 투헬과 그를 지원할 최고의 잉글랜드 코치 배리를 영입하게 돼 매우 기쁘다. 선임 절차는 매우 철저했다"라며 "우리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코칭 팀을 꾸리고 싶었다. 그들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투헬과 팀은 2026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환영했다.
투헬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빠르게 취임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그는 "웸블리 빌딩에서 '웸블리는 축구의 심장이자 수도이자 대성당'이라는 펠레의 명언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라며 "1월부터 세인트 조지 파크(잉글랜드 대표팀 훈련장) 스태프들과 이 여정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 당연히 미국에서 우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특별한 선수단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잉글랜드 대표팀이 감독 커리어상 가장 큰 자리냐는 질문도 나왔다. 투헬 감독은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만, 크게 느껴지며 특권이다. 새롭고 흥미롭다"라며 "1월부터 월드컵까지 기간은 매우 흥미롭고, 이 선수들을 밀어붙이고자 하는 내 추진력에 잘 맞는다. 우리는 토너먼트에서 강력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이젠 셔츠의 두 번째 별(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축구종가'를 자부하는 잉글랜드지만, 1966년 자국 대회에서 우승한 뒤로는 월드컵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최우선 목표는 역시 트로피다. 투헬 감독은 "난 잉글랜드라는 나라와 리그, 선수들과 서포터들의 태도에 대해 최고의 기억을 갖고 있다. 몇 주 만에 우리는 공유할 비전을 찾았다. 내가 이 모험에서 큰 역할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 트로피가 몇 개 빠져 있는데 이를 획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바이에른에서 지도했던 해리 케인과 다시 만나게 됐다. 케인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다. 투헬 감독은 "내가 케인을 얼마나 높이 생각하고 여기고 있는지, 그리고 그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데려오기 위해 얼마나 싸웠는지 알 것이다. 그는 이미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재회를 반겼다. 
한편 영국 내에서는 투헬 감독 선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자리에 최대 라이벌인 독일 국적의 감독을 데려왔기 때문. 'BBC'는 "많은 이들은 투헬을 임명한 FA의 결정을 자국 감독 인재에 대한 모욕이자 정상에 오르는 과정의 배신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전통의 라이벌인 독일 출신 감독을 임명한 것에 대한 구체적 비판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실력만 보면 투헬 감독 선임에 반대하긴 어렵다. 현실적으로 그보다 능력이 뛰어난 감독을 데려오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BBC도 "FA가 성공적인 전력을 입증한 엘리트 감독 중 한 명을 영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FA는 어느 정도 정당화할 수 있는 최고의 감독을 선임했을 뿐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짚었다.
'더 선'은 "투헬은 전형적인 잉글랜드 감독이 되기 위한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다. 바로 전술적 숙련도와 추진력, 에너지, 경험, 복잡한 연애 생활. 잉글랜드 축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폭발적이고 역동적이며 카리스마 넘치고 키가 크고 마른 감독이 다시 돌아온 걸 따뜻하게 환영해야 한다"라며 반겼다.
하지만 '데일리 메일'의 생각은 달랐다. 매체는 "잉글랜드 축구 암흑의 날이다. 이제 감독직이 독일인에게 넘어갔다"라며 "잉글랜드 감독 시스템에 얼마나 모욕적이고 무지하며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근시안적인가? 우리는 세계 축구의 웃음거리"라고 분노했다.
심지어 매체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장비 담당자까지도 영국인이어야 한다. 우리는 투헬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 나라를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로 생각할 애국자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선뜻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하는 감독 자리는 축구종가로서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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