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라서 이렇게 성장했다".
KIA 타이거즈의 괴물 좌완 곽도규(20)가 179승 대투수를 향해 무한대의 존경심을 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양현종의 존재와 조언이 있어 자신이 성장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작년 무명의 신인투수에서 2년 째 필승조로 승격하더니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자 프리미어12 태극마크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끝난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한국시리즈에서 구원투수로 나서 2승을 따냈다. 이기는 4경기 모두 등판했다. 23일 속행된 1차전 서스펜디드게임에서 0-1로 뒤진 7회 2사2루에서 삼성에가 가장 위협적인 타자 르윈 디아즈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말 대거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고 곽도규는 8회초 강민호 우익수 뜬공, 김영웅 삼진, 박병호 우익수 뜬공을 잡고 1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2차전도 7-2로 앞선 8회초 1사1루에서 구원에 나서 대타 이성규를 3루 땅볼로 유도했고 9번 김현준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승리에 힘을 보탰다. 2-4로 패한 대구 3차전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4차전은 9-2로 크게 앞선 8회말 디아즈를 1루 병살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1이닝을 삭제했다.
5차전도 위력적이었다. 타선이 1-5로 뒤지다 5-5 동점을 만든 가운데 6회초 구원에 나섰다. 연타석 투런포를 터트린 4번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백투백 솔로포를 날린 김영웅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병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이재현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이의리 퍼포먼스까지 했다. 6회말 역전에 성공해 승리까지 안았다.
작년 불과 14경기 평균자책점 8.49의 투수가 한국시리즈 2승까지 올리는 장족의 발전을 했다. 작년 12월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에서 훈련을 받고 투구에 대한 정립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시즌 71경기 4승2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56의 좌완 특급으로 발돋음했다. 최고 구속 153km까지 찍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디아즈와 김영웅 킬러로 위력을 떨쳤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자신의 성장은 선배 양현종의 존재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작년 구속에 세게 나오고 가능성을 보여준게 있어서 '다른 팀 가면 필승조 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마다 "KIA라서 이렇게 성장했다"라고 답을 했었다. 나를 포함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들은 양현종 선배의 조언이 아니었으면 성장하지 못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양현종은 경기 중에도 후배들에게 깨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후배들이 '양현종'이라는 자양분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곽도규가 알려준 것이다. "양현종 선배의 말이 없었다면 못하는 이닝들이 많았을 것이다. 마운드에 있을 때 양현종이라는 슈퍼스타와 함께 해 성장한 부분이 많다. 선배님이 가만히 있더라도 양현종이라는 글자가 더 와닿는다. 영광스럽다"며 재차 감사했다.
마지막으로"좋은 공, 나쁜 공을 던져도 하나씩 분리해서 생각한다. 짧은 시간안에 다음 상황을 준비해야한다. 빠르게 정리하고 공 하나에 집중했다. 안좋은 공이 가면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 좋은 공을 던지면 똑같이 던져도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은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빠르게 분리하려고 한다"며 호투의 비결도 설명했다.
곽도규는 프리미어 12 대회의 대표로 발탁받았다. 중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류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겁없는 투구에 매료됐다.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자 좌완 필승맨으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보였다. 국제무대에서 태국전사로 또 한 번 일을 낼 태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