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쿠바의 평가전. 이날 고척돔은 마치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였다. 1만 5783명의 관중이 찾아 빈 자리가 거의 없었다. 매진(1만 6100명)에 300여명이 부족했다.
10개 구단에서 모인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려고, 10개 구단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 유니폼을 입고 어울려 모였다. 국가 대항전, 팬들은 대동단결해서 홈팀을 향해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며 즐겼다.
대표팀 투수들이 교체돼 마운드에 올라올 때마다 함성과 박수 소리가 고척돔을 울려 퍼졌다. 타자들에게는 응원가를 합창으로 부르며 힘을 북돋워줬다. 안타나 출루를 할 때면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5회 클리닝 타임 때는 1루와 3루 응원단상에서 쿠바 전통춤 공연과 특별 치어리딩 공연이 진행되며 고척돔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6회초 김서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다른 투수 때보다 확실히 더 컸다.
경기 후 김서현에게 마운드 올라갈 때 함성 소리가 들렸는지 묻자, 김서현은 “네, 저 올라갈 때가 제일 컸던 것 같아요”라고 환한 얼굴로 말했다.
‘팬들 함성을 의식을 하고 있었나 보다’고 말하자, 김서현은 웃으며 “의식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함성이 너무 커서 좋았죠”라고 말하며 “(한화에서) 저 혼자인데 그냥 팬분들이 그거 알고 그렇게 해주신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라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는 10개 구단 선수들이 고루 소집돼 있다. 그런데 한화 소속 선수는 김서현이 혼자다. 10개 구단 중 1명만 뽑힌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김서현의 투구에 팬들의 환호성은 더 커졌다. 이날 김서현은 최고 155km 강속구를 던졌다. 첫 타자 기베르트 상대로 초구가 152km 직구였다. 2구째 154km. 4구째 154km 직구로 2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았다.
이어 몬카다 상대로 3구째까지 모두 볼이 됐다. 3볼에서 흔들리지 않고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5구째(슬라이더)는 파울이 됐다. 풀카운트에서 136km 슬라이더로 2루수 땅볼로 2아웃을 잡았다. 아루에바루에나는 슬라이더 2개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3구째 153km 직구로 3루수 땅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직구 구속에 대해 김서현은 “(155km) 구속은 그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어요”라고 자신도 깜짝 놀랐다. 이어 “이제 최일언 코치님을 만나면서 약간 로케이션이 바뀌긴 했는데, 이렇게 구속도 잘 나오니까 좋은 것 같고, 또 슬라이더는 원래 자주 던지는 거여서 자신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김서현이 인상 깊었던 게 변화구 제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타자에게 3볼에서 변화구 3개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직구가 다 볼로 빠지니 변화구로 잡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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