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단 김서현이 강속구와 제구 되는 변화구로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김서현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프리미어12 대비 1차 평가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홀드를 수확했다.
김서현은 2-0으로 앞선 6회초 마운드에 올라 기베르트-몬카다-아루에바루에나 순의 쿠바 상위 타선을 상대로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기베르트와 몬카다를 연달아 2루수 땅볼 처리한 뒤 아루에바루에나를 3루수 김휘집의 수비 도움을 받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최고 구속 155km의 강속구를 던지며 고척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2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서현은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다행이다. 오랜만에 나갔는데 구속도 잘 나왔고, 변화구도 많이 좋아졌다. 타자를 상대할 대 조금 편한 게 있었다”라고 호투 소감을 전했다.
구속을 특별히 신경 썼냐는 질문에는 “딱히 생각 안 했다. 하체 위주로 쓰라는 투수코치님의 조언이 있었다. 구속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라고 답했다.
현역 최고 잠수함투수로 꼽히는 고영표의 조언도 쿠바전 호투에 한 몫을 했다. 김서현은 “고영표 선배에게 투구폼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팔 앞부분을 잘 잡으면 제구가 편할 거 같다는 말을 해주셨다. 캐치볼 할 때 이를 계속 생각하면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류중일 감독은 전날 경기 후 “김서현은 변화구 제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째 타자를 만나 3B-0S에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3개를 다 잡아냈다. 보통 공이 빠르면 변화구 제구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인상 깊게 봤다. 직구가 빠지니 변화구로 갔다”라고 놀라워했다.
이날은 김서현과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와 선수에게 직접 칭찬의 말을 전했다. 류 감독은 “어제 빠른 볼 3개가 모두 빠져서 또 빠른 볼로 승부할 줄 알았는데 3볼에서 변화구를 던지더라. 그것도 3개 연속 던져서 잡아냈다”라며 “앞으로 대성할 선수다. 빠른 볼에 변화구를 잘착하면 최고의 투수다”라고 극찬했다.
이를 들은 김서현은 “기사로도 봤는데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서 끝까지 살아남고 싶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김서현은 바람대로 28인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옆에 있던 류 감독은 “(프리미어12에) 가서 잘하자”라고 힘차게 외치며 김서현을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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